2007년 8월호

“3종 뉴트리노 관계식, 질량 밝혀 … 노벨상 0순위”

  • 방건웅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 gwbahng@kriss.re.kr

    입력2007-08-11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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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 입자물리학자들도 못 푼 난제 중 난제
    • 통상 심사기간(2개월) 넘겨 13개월째 ‘리뷰 중’
    • 논문 발표되는 순간 인류 역사에 빅뱅 초래
    • 과학기술계에서 우수한 이론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논리적 배경뿐 아니라 어떤 현상에 대해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양동봉 원장은 제로존 이론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논문 2편을 유럽 물리학회지(‘The European Physical Journal’)의 입자물리학(C, Particle Physics) 저널에 보냈다.
    • 이 논문은 실험 물리학자들이 지금껏 측정하지 못한 3종류의 중성미자(뉴트리노) 질량과 이들 간의 관계식도 밝혀놓았다. 이는 세계 최초이며 논문이 출간될 경우 이것이 학계에 미칠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이 때문인지 투고한 지 1년이 넘도록 심사 중에 있다.
    입자물리학계의 ‘빅뱅’

    “3종 뉴트리노 관계식, 질량 밝혀 … 노벨상 0순위”

    중성미자(뉴트리노)를 관측하는 일본의 실험장치. 지하 1000m 에 있다

    통상적으로 논문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2개월이고, 길어야 3개월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유수한 실험물리학자가 전세계에 몇 개밖에 없는 입자가속기를 총동원해 연구해도 3종류의 중성미자 질량을 어림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일이다.

    현재 이 논문은 고(故) 이휘소 박사의 제자들 중 하나인 일본의 하기와라(Hagiwara K) 박사가 심사하고 있다. 하기와라 박사는 입자물리학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학자다. 그가 이 논문을 거절하지 않고 계속 붙들고 있다는 사실은 논문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아울러 입자물리학계에 미칠 영향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엄청난 자금을 들여야 건설할 수 있는 입자가속기가 없어도 이론적으로 질량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은 입자물리학계의 ‘빅뱅’이 아닐 수 없다.

    양동봉 원장은 올해 초 네덜란드의 트후프트(199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설립한 권위 있는 전문지(‘Foundation’)에 투고한 적이 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제로존 이론을 바탕으로 전자의 질량과 전하가 등가(等價)임을 학계 최초로 밝혔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E=mc2 이라는 방정식으로 에너지와 질량이 등가임을 밝힌 것에 비견할 만한 발견이다. 학계는 아직도 전하와 전자 질량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소위 전하와 질량의 재규격화 문제 때문이다.



    전자가 음(陰)의 전하를 가진 입자임은 현상론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이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신비에 싸여 있다. 이 논문은 불행하게도 채택되지 않았으나 놀랍게도 통상적인 관례와 달리 트후프트가 다음과 같은 답신을 직접 보내왔다.

    “2007년 2월에 받은 논문이 잘못됐다거나 가치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논문에서 전자의 질량과 전자의 전하가 등가라는 점을 주장한 근거로 제시한 다양한 현상론적 증거와 이론적 계산 결과에 대해 이들 물리량 간의 관계식이 빠져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미안하다.”

    그는 ‘거절(Reject)’ 대신에 겸손하게 ‘반송(Return)’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양 원장은 이 관계식을 이미 다른 물리학 저널인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에 투고한 논문에서 밝혔기 때문에 중복 투고를 피하기 위해 이 논문에서는 관계식을 밝히지 않았던 것이다.

    공간은 곧 에너지

    그래도 트후프트의 회신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3년 동안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던(1991년 3월~1994년 12월) 고에너지 물리학자 김상철 박사는 “세계적으로 직관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 소립자 물리학의 석학인 트후프트가 직접 회신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통상적인 예를 벗어나는 일”이라며 “저널의 관련 심사자들이 논문의 내용이 매우 중차대하며 심각한 것으로 판단해 트후프트에게 직접 심사를 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회신의 내용이 심사 거절이 아니라 친절하게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양 원장은 추후 트후프트에게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귀추가 주목된다.

    유럽 물리학회지에 보낸 또 다른 논문은 제로존 이론을 이용해 전자의 전하량(me), 전하량(C)에 대응해 전위(V), 길이(m) 간에 새로운 게이지 대칭성과 보존 원리가 존재함을 증명한 것이다. 이것도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전자기 이론으로 유명한 맥스웰은 전장과 자장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을 각기 스칼라 퍼텐셜 V와 벡터 퍼텐셜 A에 대응해 하나의 방정식으로 통합했다. 이것이 맥스웰 방정식이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국소 게이지 대칭성을 얻었다’고 한다.

    이 논문에서는 기존 전하량과 전하량에 대응해 전위와 길이 간에 국소대칭성이 성립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관계식을 밝혔다. 이 결론은 전위와 공간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3종 뉴트리노 관계식, 질량 밝혀 … 노벨상 0순위”

    미국 시카고 근교에 있는 페르미 국립가속기 연구소. 이곳에서도 중성미자 질량을 어림짐직할 뿐이다.

    다시 말해 에너지와 공간이 등가(等價)임을 의미한다. 공간이 에너지로 가득 차 있고 공간의 형상이 국소적으로 뒤틀릴 때 전하가 발생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여기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깊게 하는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 공간 그 자체가 에너지이며, 이것이 국소적으로 불균일하게 되면 전하가 발생하고 질량도 공간이 뒤틀린 것에 다름 아니라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더 나아가면 공간이란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일 뿐 실제로는 에너지만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결국 우주에 남는 것은 에너지로 가득 찬, 혹은 에너지 그 자체인 공간과 이 공간이 불균일하게 되면서 드러나는 갖가지 형상으로 구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초끈 이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우주는 단순히 파동으로 구성돼 있을 뿐(진동하는 끈)이라는 결론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제로존 이론의 출발점은 광속과 플랑크 상수를 1로 두고 여기에 시간의 단위인 초(秒)도 같은 값으로 둔 것에서 비롯한다. 광속은 항상 일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따라서 시간이 일정하다면 거리는 항상 일정하다.

    달리 말해 초를 1로 둔다면 광속은 공간의 기본단위가 될 수 있다. 플랑크 상수는 인간이 측정할 수 있는 에너지의 한계이며 따라서 양자역학적으로 에너지의 최소 기본 단위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소립자 물리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광속과 플랑크 상수를 자연단위계에서도 1로 두고 출발한다.

    새로운 우주의 모습

    제로존 이론이 자연단위계와 다른 점은 시간의 단위인 초(s)도 1로 둔 것이다. 여기서부터 최적화 과정을 거치고 여러 자연상수와 정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모든 단위를 통합할 수 있는 숫자단위계를 구축했다. 시간과 공간이 광속을 매개로 하여 서로 연결돼 있으므로, 시간이 정해지면 공간이 그에 따라 동시에 정해진다는 이론이다. 달리 말해 시간과 공간은 본디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상상을 돕기 위해 달리 설명하자면 결국 우주는 액체 같은 에너지가 갖가지 형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 형상은 파동에 의해 결정될 뿐이다. 제로존 이론에 의해 도출된 숫자체계는 이러한 설명을 뒷받침한다. 이 파동들은 일정한 형태로 요동치고 있는데 그 일정한 패턴이 결국에는 자연상수라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인간을 포함한 자연은 이러한 현상의 일부다. ‘잣대가 스스로를 잴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은 이러한 파동의 근원이 어디인지를 알 도리가 없다. 이것이 상대적인 관점에서 잣대를 들고 측정하는 관찰 행위에 의존하는 과학의 한계다.

    다만 우리가 우주의 모습을 짐작하는 최상의 방법, 달리 말해서 가장 해상도가 높은 방법은 잣대를 통해 드러나는 자연상수들 간의 관계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 관계식이 간단하면 간단할수록, 그리고 출발 기준이 되는 기본 단위가 작으면 작을수록 그만큼 해상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제로존 이론은 이와 같이 간단한 관계식의 일부를 처음으로 찾아낸 것이다. 이것으로 각종 입자의 질량과 관계식을 알아냈으며, 전자의 질량과 전하량이 등가라는 것도 제시할 수 있었다.

    앞으로 제로존 이론의 결과인 숫자 단위계를 널리 활용하게 될 때 공학적인 측면에서, 특히 컴퓨터 공학에서 일어날 변화는 예상하기조차 어렵다. 마치 레이저가 처음 발견됐을 때 그 누구도 이것이 어느 정도까지 활용될지 짐작하지 못했던 것과 유사하다.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출발점은 물리 상수로 알려진 자연상수다. 자연상수는 기초과학의 꽃으로서 그 중요성은 이들과 연관된 분야에 노벨상이 여럿 수여된 것만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한 시대를 구분하는…

    예를 들어 양자역학과 관련이 깊은 플랑크 상수, 조지프슨 상수를 비롯해 폰 클리칭 상수와 관련된 분야에 노벨상이 주어졌다. 자연의 모습은 궁극적으로 자연상수들 간의 관계식으로 표현된다.

    제로존 이론에 의해 새로이 밝혀진 관계식은 자연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수단으로서, 그리고 단위들 간의 총체적 상호 관계를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관계식과 이를 바탕으로 도출된 숫자단위계를 적극 활용한다면 단위 간의 새로운 상수뿐 아니라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물리상수를 발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것은 기초과학의 획기적인 발전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연구 방법론에 있어서도 과학사의 한 시대를 구분하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 논문 제출처 :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 (Review of Particle Physics)

    ▼ 논문 제목 : 1. Equation on 3 Types of Neutrino based on Relations among Major Particles (Date Submitted, 26-May-2006)

    2. New Gauge Symmetry and Conservation Principle (Date Submitted, 21-Dec-2006)

    ▼ 현재 상태 : Under Review

    ▼ 최종 심사자 : Hagiwara,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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