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성미자(뉴트리노)를 관측하는 일본의 실험장치. 지하 1000m 에 있다
현재 이 논문은 고(故) 이휘소 박사의 제자들 중 하나인 일본의 하기와라(Hagiwara K) 박사가 심사하고 있다. 하기와라 박사는 입자물리학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학자다. 그가 이 논문을 거절하지 않고 계속 붙들고 있다는 사실은 논문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아울러 입자물리학계에 미칠 영향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엄청난 자금을 들여야 건설할 수 있는 입자가속기가 없어도 이론적으로 질량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은 입자물리학계의 ‘빅뱅’이 아닐 수 없다.
양동봉 원장은 올해 초 네덜란드의 트후프트(199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설립한 권위 있는 전문지(‘Foundation’)에 투고한 적이 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제로존 이론을 바탕으로 전자의 질량과 전하가 등가(等價)임을 학계 최초로 밝혔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E=mc2 이라는 방정식으로 에너지와 질량이 등가임을 밝힌 것에 비견할 만한 발견이다. 학계는 아직도 전하와 전자 질량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소위 전하와 질량의 재규격화 문제 때문이다.
전자가 음(陰)의 전하를 가진 입자임은 현상론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이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신비에 싸여 있다. 이 논문은 불행하게도 채택되지 않았으나 놀랍게도 통상적인 관례와 달리 트후프트가 다음과 같은 답신을 직접 보내왔다.
“2007년 2월에 받은 논문이 잘못됐다거나 가치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논문에서 전자의 질량과 전자의 전하가 등가라는 점을 주장한 근거로 제시한 다양한 현상론적 증거와 이론적 계산 결과에 대해 이들 물리량 간의 관계식이 빠져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미안하다.”
그는 ‘거절(Reject)’ 대신에 겸손하게 ‘반송(Return)’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양 원장은 이 관계식을 이미 다른 물리학 저널인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에 투고한 논문에서 밝혔기 때문에 중복 투고를 피하기 위해 이 논문에서는 관계식을 밝히지 않았던 것이다.
공간은 곧 에너지
그래도 트후프트의 회신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3년 동안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던(1991년 3월~1994년 12월) 고에너지 물리학자 김상철 박사는 “세계적으로 직관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 소립자 물리학의 석학인 트후프트가 직접 회신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통상적인 예를 벗어나는 일”이라며 “저널의 관련 심사자들이 논문의 내용이 매우 중차대하며 심각한 것으로 판단해 트후프트에게 직접 심사를 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회신의 내용이 심사 거절이 아니라 친절하게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양 원장은 추후 트후프트에게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귀추가 주목된다.
유럽 물리학회지에 보낸 또 다른 논문은 제로존 이론을 이용해 전자의 전하량(me), 전하량(C)에 대응해 전위(V), 길이(m) 간에 새로운 게이지 대칭성과 보존 원리가 존재함을 증명한 것이다. 이것도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전자기 이론으로 유명한 맥스웰은 전장과 자장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을 각기 스칼라 퍼텐셜 V와 벡터 퍼텐셜 A에 대응해 하나의 방정식으로 통합했다. 이것이 맥스웰 방정식이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국소 게이지 대칭성을 얻었다’고 한다.
이 논문에서는 기존 전하량과 전하량에 대응해 전위와 길이 간에 국소대칭성이 성립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관계식을 밝혔다. 이 결론은 전위와 공간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