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동봉 원장의 스승은 세계적 선대 과학자들. 이들의 초상화 중간에 ‘?’라고 표시한 부분이 눈에 띈다.
양 원장이 그의 이론을 제로존이라고 한 이유는 그가 자연 상태의 존재를 파악하는 방법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측정 전의 상태, 오염되지 않은 상태는 빛의 속도로 측정한 상태다. 그것이 숫자 1의 의미이고, 가장 작은 에너지 단위(플랑크 상수)이기도 하다. 그는 c=h=s=1이란 공준(公準)을 정한 뒤, 물리학에 등장하는 방정식을 해체하고 다시 조립했다.
그 결과, 모든 물리량(단위)은 전하(C)와 전위(V), 길이(m)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중성미자의 질량까지 계산했던 것이다.
양 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질문하는 기자에게 질문하는 법이 틀렸다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기자에게 질문이 틀렸다는 건 ‘옷 벗으라’는 말과 같다. 질문을 업(業)으로 삼는 기자가 틀린 질문을 하고 있다는 건,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니까.
그는 “있냐? 없냐?”라는 이분법적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매우 난감한 요청이었다. 있느냐, 없느냐는 질문은 ‘기자인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냐, 아니냐’의 질문이고, 그것은 기자의 기본적인 질문이다. 확인할 수 없는 기사는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원장의 지적은 수학과 물리학의 세계, 자연의 상태와 그걸 벗어난 상태를 분리해서 질문해달라는 주문이었다. 그건 질문을 명확하게 해달라는 요청이기도 했다. 예컨대 ‘이건 빨간색이냐’고 묻지 말고, ‘섭씨 40℃, 1기압 상태에서 오후 4시에 인간의 눈으로 볼 때 이건 빨간색이냐’고 물어달라는 것이다.
‘1999년 7월1일에’
그가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은 또 있었다. 존재가 무엇인지 묻지 말고, 존재와 존재의 관계에 대해 질문해달라는 것이었다. 시간이 뭐냐, 거리가 뭐냐는 질문보다 시간과 거리는 어떤 관계냐는 질문을 해달라고 했다. 그는 “인간은 존재 자체를 간단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관계를 파악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존재 자체보다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고 깨달은 것은 기하학의 원리를 터득하면서부터다. 그에 따르면 기하학은 관계학이다. 변과 변 사이의 관계, 각도와 각도 사이의 관계를 깨닫는 학문. 이것이 그에게 다가온 두 번째 울림이었다.
고대 그리스인이 황금비율로 구성된 직사각형을 가장 아름다운 도형으로 봤듯 세상의 모든 존재는 특정한 비율로 조합돼 있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은 존재의 황금비를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양 원장은 “자연에 존재하는 숫자들의 놀이터를 복소수라고 한다면, 그 숫자들이 현실에선 기하학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숫자 자체가 뭔지는 모르지만, 그것들이 만들어낸 관계, 자연의 동력학(動力學)을 표현하는 황금비(ø), 자연로그(e), 원주율(π), 허수(i) 간의 관계는 인간인 우리가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가 컴퓨터에 입력해놓은 9억개 이상의 숫자는 관계 파악을 기다리는 자연의 모습이다. 이미 양 원장은 소립자들을 여러 방법으로 조합해 특정한 숫자를 찾아내거나, 역으로 숫자를 놓고 조합비율을 찾고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우주의 생성 원리를 찾는 작업이다.
양 원장이 발견한 것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지금 여기서 밝히는 건, 기자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다. 수차례 그를 만나 밤이 깊어질 때까지 그의 ‘강연’을 듣고 토론했지만, 그가 15년 이상 공부하면서 밝혀놓은 것들을 며칠 만에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가슴으로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를 오랫동안 만난 전문가들을 통해서 이론의 의미를 살짝 엿볼 수는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통일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방건웅 박사는 “양 원장은 상대성이론을 재해석하고, 양자역학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차이는 ‘실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렸다. 아인슈타인은 신(神)이 이미 실재의 구성 원리를 만들어놨다고 보았다. 반면 양자역학의 학자들은 ‘실재란 확률적으로 존재한다’며 불변의 원리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양 원장은 모든 실재의 관계를 숫자를 통한 연속성과 비연속성의 개념을 적절히 활용해 현상론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일정한 속도’와 ‘힘’의 개념을 연결하는, 시간의 개념이 불분명한 상대성이론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해석한다. 존재 자체보다 실험적으로 드러난 실재, 측정 문제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빅뱅의 의미와 빅뱅 이전에 대한 의문, 이와 관련한 양자중력화의 언어학적 이해를 돕는다.
또 양자역학의 표준모델이 중성미자의 경우 질량을 ‘0’이라고 가정하고 있지만, 양 원장은 중성미자의 질량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로 판결이 날 경우, 양자역학의 표준모델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