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지식인들이 공개하는‘나만의 즐겨찾기 秘급’

“인터넷 잘한다고 떵떵 거리려면 이 주소만 누르면 되는 거지?”

  • 이혜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ehappy@donga.com

지식인들이 공개하는‘나만의 즐겨찾기 秘급’

2/5
▼ 이외수 _ 소설가의 ‘지구촌 이웃’ 방랑기

“사람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지식인들이 공개하는‘나만의 즐겨찾기 秘급’

사진제공 스포츠동아

나는 이외수(62)라는 작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왠지 산신령 같아 쳐다보기도 좀 민망했다. 나이는 나랑 비슷하다는데, 긴 머리 늘어뜨리고 얼음밥 3년 먹으며 글 썼다는 사람을 어떻게 평범하다 할 수 있겠나. 목소리는 걸걸한데다 얼굴은 또 왜 그리 말랐는지…. 그래도 딸아이가 전해준 그의 말을 들으니 조금은 호감이 생길 것도 같았다. “생긴 건 별로지만 늘 움직이면서 남을 이롭게 하는 지렁이를 닮고 싶다”고 했다는 게다.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에 사는 그는 원래 춘천에서 살았단다. 호수, 막국수, 이외수를 가리켜 춘천의 삼수라 할 정도로 그 동네에서는 유명인사였다고. 집 주변이 시끄러워지자 이사를 결심했고, 마침 화천군수가 문학관을 지어줄 테니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는데, 나 같아도 당장 이사했을 성싶은 좋은 집이다.

이외수 작가도 사람을 자주 만나고 사는 스타일은 아닌 듯했다. 그가 쓴 수필을 읽어보니 방을 감옥처럼 만들어놓고 외부와 단절한 채 소설을 썼다는 대목이 나온다. 알 만하다. 그런데도 군부대밖에 없는 화천에서 살려니 고립감이 심했단다.



“여긴 신문도 안 와요. 세상과 소통하려면 인터넷을 부여잡을 수밖에 없죠. 저거 아님 세상 몰라.”

그러고 보니 그를 만나러 가기 전 챙겨 읽은 그의 요 근래 수필집의 여러 대목이 떠오른다. 어느 작가보다도 ‘요즘 보통사람들’의 생각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글들이었다. 이 많은 사람의 속내를 어떻게 끄집어냈을까. 그게 또한 인터넷이라는 게다.

그는 주로 자유분방한 대화가 오가는 사이트를 간단다. 누군가 “외수야, 나 여자친구랑 자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겠니?” 하고 익살스러운 질문을 하면 “그렇게 말하는 용기는 어느 슈퍼에서 샀니?”라고 되받아칠 수 있는 유머가 있는 공간을 좋아한단다. 그런 곳에서만이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과 고뇌가 여과 없이 드러난다는 게다. 그럼 어떤 인터넷 사이트를? 그가 줄줄이 답한다.

“패러디로 유명해진 디시인사이드(www.gall.dcinside.com)를 가는데 그중에서 이외수갤러리를 갑니다. 이외수 홈페이지(www. oisoo.co.kr) 부채질닷컴(www.pulug.com)도 제가 상주하는 곳이죠. 젊은 세대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 하루에 다섯 번 이상 들어가 ‘눈팅’합니다. 허허.”

특히 그가 좋아하는 사이트는 개소문닷컴(www.gesomoon. com)이라는 곳이라는데, 흡사 쓰레기 속에서 진주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곳이란다.

“유럽, 일본, 대만 등 도처에서 올라오는 쟁점들에 관해 사람들이 생각을 올리는 곳이에요. 욕지거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요. 각국 언어가 실시간으로 번역됩니다. 스포츠·연예·정치·사회 상관없이 화제의 대상이라면 뭐든 다룹니다. 나라별로 주된 관심이 뭔지, 한국에 대해서는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고요.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걸러지지 않은 이런 의견들을 자꾸 접하다 보면 어느 정도 쌓이는 것들이 생겨나요.”

역시 대중과 함께 하는 소설가이다 보니 많은 사람이 보는 다음, 엠파스, 네이버와 같은 포털에 들어가서 첫 화면에 설정돼 있는 정보도 섭렵하려고 노력한다는데, 사실 나는 포털이란 게 이렇게 다양한지도 이번에 알았다. 엉뚱한 얘기도 많고 야한 얘기도 많다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진실한 고백을 들을 수 있다는데 가보지 못할 이유가 뭐 있나. 나도 이참에 신령 흉내를 내봐야겠다.

2/5
이혜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ehappy@donga.com
목록 닫기

지식인들이 공개하는‘나만의 즐겨찾기 秘급’

댓글 창 닫기

2020/04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