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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아들은 안중근, 조국 딸은 유관순, 윤미향은 독립군?”

秋장관 아들 ‘安의사’ 빗댄 민주당 논평에 네티즌 ‘폭풍 비판’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秋아들은 안중근, 조국 딸은 유관순, 윤미향은 독립군?”

  • ● 순국 직전 명주천에 쓴 安의사 유묵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
    ● 민주당 “秋장관 아들 서씨는 안 의사 말을 몸소 실천”
    ● “다음엔 文을 단군이라고 하겠구나”…조롱과 비난 댓글
    ● 비난 거세지자 ‘安의사’ 비유 삭제…‘후폭풍’ 여전
    ● 순흥 안씨 참판공파 대책회의…대변인 사퇴, 대표 사과 요구 성명서 낼 것
On종일: Online에서 종일 화제가 된 사건에 대해 의견을 듣습니다.

1910년 3월 순국 직전 안중근 의사가 일본 헌병 간수에게 써 준 유묵 ‘위국헌신군인본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제공]

1910년 3월 순국 직전 안중근 의사가 일본 헌병 간수에게 써 준 유묵 ‘위국헌신군인본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제공]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爲國獻身軍人本分).” 

세로 137㎝, 가로 32.8㎝의 명주천에 쓰인 이 유묵(遺墨‧살았을 때 써 둔 필적‧보물 제569-23호)은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26일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 직전 공판정 왕래 경호를 맡았던 일본 헌병 지바 도시치 간수에게 써준 것이다. 8자를 중앙에 행서체로 내려쓰고, 오른쪽 아래에 ‘경술삼월(庚戌三月) 여순옥중에서(於旅順獄中) 대한국인(大韓國人) 안중근 삼가 경의를 표하다(安重根謹拜)’ 18자와 그 아래에 찍힌 안 의사 수장인(手掌印‧손바닥으로 찍은 도장)은 보는 이들을 숙연케 한다. 국가에 대한 충성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글귀에 일본인들조차 탄복했을 정도다. 

9월 16일 더불어민주당이 안 의사의 이 글귀를 인용하며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대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이날 박성준 원내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추 장관 아들 서씨에 대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서씨가 다리가 아픈데도 군 복무를 위해 병가를 얻어 수술을 받았다는 취지였다. 그는 “명확한 사실 관계는 추 장관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야당은 가짜 뉴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군 장병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한 당시 당직병 현모 씨에 대해서는 “허위 주장을 한다”며 공격하고 있다.

“서씨 탄신일을 국가 공휴일 지정하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박 대변인의 논평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안 의사가 독립운동을 하면서 특혜성 병가를 갔느냐, 휴가에서 미복귀했느냐” “안 의사 어머니는 안 의사를 엄히 훈육시켰고 아들의 목숨을 국가에 바치고도 초연했는데, 오늘날 민주당의 안중근과 안중근 어머니는 그때와 너무 달라 좀 이상하다”는 등의 비판과 조롱의 댓글이 온라인상에 올라오고 있다. 



박 대변인 논평 관련 기사에는 “변명이 하다하다 못해 궁색하여 불쌍하다”(연합뉴스) “다음엔 문재인(대통령)을 단군이라고 하겠구나. 최소한의 상식과 체면은 있어야지”(조선일보) “이런 훌륭한 인물(서씨)이라면 탄신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해야”(동아일보) “추미애 아들이 안중근 의사급 이라면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은 김구 선생급 되겠다” “윤미향(의원이) 위안부 할머니 이용해 먹듯 안 의사를 추미애 소설에 써먹는 구나”(이상 MBC) “추미애 아들은 안중근, 조국 딸은 유관순인가, 윤미향은 도둑×이 아닌 독립군. 세상에 웃을 일 없더니 웃을 일이 생기네”(한겨레) “이제는 순국선열까지 팔아먹는 인간들, 이 집단들은 자기반성은 없고 오직 남탓만 하는지”(중앙일보)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추 장관 아들 서씨의 오랜 동료들의 증언대로라면 현대판 ‘안중근 의사급’은 맞다. X언론들의 언론플레이에 진실이 가려진 거다”(MBC) “논란은 무슨 맞는 말 했구만”(SBS) 등 논평을 옹호하는 댓글도 올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추 장관 아들인) 서○○ 의사에 대한 국가 서훈을 추진하자. 위국헌신했으니 안중근 의사처럼 ‘대한민국장’으로 기려야죠. 아니면 군인 본분을 다하셨으니 최소한 화랑무공훈장을 드리거나”라고 비꼬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하에 계신 순국선열이 통탄할 일이다. 정말 막 나가도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닙니까”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순흥 안씨 한 사람으로서 분명하게 말한다. 망언을 당장 거두어들이고, 안중근 의사를 욕되게 한 것에 대해 사죄하라”고 했다. 안중근 의사는 순흥 안씨 참판공파 30세손이다.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너무나 참담하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안 의사의 말을 들으려면 더 낮은 자세로 군 복무를 해 공정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민 단국대 교수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어쩌면 이건 현 정부의 업적일 수 있다. 조국 같은 초엘리트야 예외겠지만, 그를 제외한 모든 이의 특권을 박탈해 ‘누구나 위인이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게 이 정부의 목표였으니 말이다”라고 반어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세종은 우리 백성들을 괴롭히던 왜구를 토벌하는 데 그쳤지만, ‘문통’께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암약하던 토착왜구들까지 모조리 적발해냄으로써 우리 민족의 긍지를 드높였다”며 “유관순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다 감옥에 간 것처럼, 윤미향도 일본군에게 피해를 입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돈을 벌다가 친일세력의 준동 때문에 감옥에 갈 위기에 놓였다”고 표현했다. 이와 함께 “​정청래·김남국 의원은 계백장군이다. 계백은 신라의 수만 대군에 맞서고자 5000 결사대를 이끌고 나섰다 장렬히 전사했고, 정청래와 김남국은 수천만 적폐들에 맞서 추 장관을 신박한 논리로 옹호하다 장렬히 웃음거리가 됐다”고 썼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은 안 의사 관련 부분을 삭제한 수정 논평을 다시 배포했다. 박 대변인도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모습으로 논평하겠다”고 사과했다. 

박 대변인의 사과에도 “오버했다”는 반응이 민주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강창일 민주당 전 의원은 1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한민국 군대를 갔다 온 사람 전부 안중근 의사라는 얘기인가”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갔으니 말은 될 수 있겠지만, 안중근 의사의 위대함이 줄어드는 거 아니겠나. 지나쳤다”고 했다. 

한편 안호택 순흥안씨 참판공파 종중회장 등 종친회 관계자 10여 명은 17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해당 논평을 낸 박성준 대변인의 사퇴와 이낙연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다음주 초 내기로 했다. 안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논평은 안중근 의사를 깎아내리는 모욕이었으며, 최소한의 역사관과 생각이 있으면 할 수 없었을 발언”이라며 “안 의사가 묘에서 벌떡 일어나실 이야기로 정권 유지를 위해 안 의사를 파는 파렴치한 인간들이 어디 있는가”라고 밝혔다.

<민주당 서면브리핑 전문> 

서욱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 악의적인 정치공세보다는 생산적인 정책역량 검증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오로지 민생을 위해야 할 대정부질문이 연이어 추미애 장관 아들 청문회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오늘 열리는 서욱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추 장관 아들에 대한 실체 없는 정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명확한 사실관계는 추 장관의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입니다. 국방부도 "휴가 연장에 특혜는 없었고 구두승인도 가능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추 장관 아들과 함께 카투사에 복무했던 동료도 "서씨에게 어떠한 특혜도 없었고 오히려 모범적인 군 생활을 했다"라고 증명했습니다. 

결국,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 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입니다. 그리고 야당은 ‘가짜 뉴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군 장병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최근 대외적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세계 질서는 제2의 신냉전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코로나 19라는 비전통적 안보위협이 새롭게 부상했습니다. 이런 엄중한 대내외 상황에서 국방‧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국방부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장으로 악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습니다. 

국민의힘은 우리 군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마십시오. 무리한 의혹제기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국가 안보 정책 검증에 열중하기 바랍니다.




신동아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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