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호

윤석열·이준석·김종인 묘한 삼각관계의 전말

‘尹 X파일’ 장성철 “李, 金 벤치마킹”…차르에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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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1-08-2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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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과 金, 7월 중순에도 이미 만나

    • 김종인계 캠프 합류, 尹이 직접 양해 구해

    • 金, 간접적으로 尹에게 늦은 입당 조언

    • 7월 말 전격 입당, 金 대신 중진 입김說

    • “캠프 직함 없는 권성동, 尹에게 조언”

    • “이준석, 주도권 확보 강박관념 있는 듯”

    • “돌고래” VS “하이에나”…이준석·정진석 감정싸움

    • 계파에서 자유로운 원로 역할론…결국 김종인?

    야권 대선의 키맨 ‘빅3’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동아DB]

    야권 대선의 키맨 ‘빅3’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동아DB]

    바둑에는 무승부가 없다. 프로기사는 상대를 무너뜨려야 사는 냉혹한 사냥꾼이다. 발군의 고수도 순간의 패착으로 고꾸라진다. 패배를 예방하기 위한 도구가 복기(復棋)다. 대국(對局)을 짚어보면서 무얼 잘했고, 어디서 실수했는지, 상대의 수(手)는 어땠는지 곱씹는 거다. 요사이 윤석열(61)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36)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을 보면 복기의 필요성이 새삼 부각된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은 묘수였을까, 악수였을까. 김종인(81)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런 미래까지 내다보고 훈수를 뒀을까. 묘한 삼각관계의 출발점은 7월 8일이었다.

    이날 공개된 ‘신동아’ 인터뷰의 파장은 컸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굳이 지금 당에 들어가 다른 후보들과 옥신각신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11월에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기자는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 들으면서 윤 전 총장에게 건네고 싶은 조언으로 이해했다. 같은 날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과 그 부분(11월 후보 단일화)에 있어선 뜻을 달리한다”고 말해 뾰족한 대립각을 세웠다.

    7월 중 尹과 金, 직·간접 소통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찾았다.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찾았다.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세간에는 윤 전 총장이 입당 이튿날(7월 31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 50분가량 대화했다고 알려져 있다. 7월 4일 두 사람이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이 보도된 적도 있다. 8월 17일에는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주선으로 오찬을 했다.

    그런데 ‘신동아’ 취재를 종합하면 7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도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 간에는 직·간접적인 소통이 있었다. 윤 전 총장 캠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7월 중순에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갔고, 이 자리에서 ‘김종인 비대위’에서 활동한 인사들을 캠프에 영입하고 싶다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 뒤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등이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했다. 이 중 윤 전 대변인의 경우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 측에 직접 천거했다고 한다.

    물론 이때까지도 입당 여부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 윤 전 총장 캠프 내에서도 입당파와 단일화파가 공존했다. 시간이 갈수록 ‘8월 입당’에 무게가 실리긴 했지만, 외곽의 중도·진보 성향 지지 그룹에서는 입당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다. 이즈음 윤 전 총장의 고민이 깊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7월 24일 윤 전 총장을 만난 신평 변호사(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 의사를 묻기에 ‘조금 밖에 있다가 통합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내 의견을 말했고, 윤 전 총장은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7월 말까지도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늦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야권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윤 전 총장이 바깥에서 좀 더 버텨줘야 한다고 본 것이다. 직접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윤 전 총장의 주변 사람을 통해 ‘지금 입당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건넸다고 안다”고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은 7월 30일 윤 전 총장이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그러고 나서 윤 전 총장이 뒷날 김 전 위원장을 찾은 셈인데,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해 양해를 구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최소한의 예우를 갖춘 모습이다.

    즉 윤 전 총장에게는 김 전 위원장과 척을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윤 전 총장은 7월 중순 이후 느슨하게나마 연결된 김 전 위원장과의 끈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김 전 위원장이 “나 스스로 확신 없는 사람에 대해 더 이상 이러고저러고 하지 않는다”(6월 10일, 광주MBC)며 또 견제구를 날려버리면 국민의힘 경선에 나서는 처지에서도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이준석, ‘리틀 김종인’ 같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7월 29일 서울 시내의 한 한식당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7월 29일 서울 시내의 한 한식당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윤 전 총장의 입당에는 중진들의 입김이 강하게 묻어 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직함은 없지만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당내 인사들이 캠프에 합류하는 과정에도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입당 전에도 윤 전 총장이 권 의원에게 여러 차례 조언을 구했다고 들었다. 7월 26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윤 전 총장 입당 촉구 성명서가 나오는 과정에도 권 의원이 (다른 의원들에게) 서명을 설득했다”고 했다. 성명서에는 현역의원 40명이 이름을 올렸다.

    성명서에서 주목할 또 다른 인물은 정진석(5선·충남 공주·부여·청양), 장제원(3선·부산 사상) 의원이다. 캠프 총괄실장을 맡은 장 의원은 김종인 전 위원장과 악연이 있다. 그는 4월 15일 페이스북에 김 전 위원장을 두고 “노욕에 찬 정치기술자, 희대의 거간꾼”이라고 비난하며 윤 전 총장을 향해 “김종인 덫에 걸려, 야권을 분열시킨다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 될 것”이라고도 썼다. 모양새를 보면 윤 전 총장이 입당 과정에서 ‘반(反)김종인 측’의 손을 잡은 셈이다.

    입당 뒤 난마처럼 얽힌 정치 상황은 윤 전 총장의 의지와는 다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 한복판에 중진들이 있다.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 간 신경전 역시 엄밀히는 중진들과 이 대표 간에 쌓인 갈등이 폭발한 결과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진석 의원은 7월 6일 페이스북에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썼다. 이에 대해서는 당내 저변에서조차 “다른 대선 캠프까지 적으로 돌려버리는 악수 중의 악수”(한 비례대표 의원 보좌진)라는 평이 나왔다. 실제로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7월 10일 KBS 라디오에 나와 “공정이라는 그나마 있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 이유를 측근들이 무너뜨리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런데 정 의원은 7월 11일 다시 페이스북에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게시하면서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같은 날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정 의원을 겨냥해 “우리 (대선 경선)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라고 써서 전선(前線)이 확대됐다.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든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를 놓고 김종인 전 위원장과 당내 중진 간 불거진 파열음이 재현된 꼴이다. 등장인물만 바뀌었을 뿐 갈등의 성격과 구도는 똑같다. 이 대표는 앞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김 전 위원장과 이견을 드러냈다. 한데 윤 전 총장이 입당하자 김 전 위원장의 포지션에서 전례가 없는 전투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 대표가 ‘리틀 김종인’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김 전 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후보들을 관리하던 모습을 벤치마킹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현재의 야당에서 오랫동안 보좌진과 당직자로 일해 당내 사정에 정통하다.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공보팀장을 했고, 그 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실 부실장을 지내는 등 각종 선거 실무에 밝다. 지난 6월에는 ‘윤석열 X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혀 정가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 대표와도 가깝다. 그와의 문답이다.

    “‘내 말 들어야 이긴다’는 논리”

    - 과거에도 당대표와 유력 대선주자 간에 이와 같은 갈등이 있었나.

    “없었다. 당대표는 대선후보들을 배려하고 요구를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지금처럼 당대표가 대선후보들에게 ‘내 말을 들어라’ 한 적은 처음이다. 이 대표가 (후보들을) 다독이면서 조율하기보다는 강한 신념에 근거한 주장을 (앞으로도) 할 것 같다. 그럴수록 당대표가 두드러진 주목을 받지, 후보들이 주목받지는 못할 것 아닌가. ‘이준석 리스크’가 생겼다고 말하고 싶다.”

    - 이 대표가 왜 그러는 걸까.

    “스타일의 문제다. 자신이 주도해야 이긴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최근 이 대표가 ‘지금 대선을 치르면 여당에 5%포인트 차로 진다. 2030세대의 지지를 끌어내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내 말을 들어야 대선에 이길 수 있다’는 논리로 읽힌다. (그래서) 모든 사안에 대해 평론을 하고 앉아 있지 않나. 당대표는 조율하고 타협하고 최종 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논의 단계에서부터 자기주장과 생각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자신이 상황을 끌고 가겠다는 생각이다.”

    - 대선후보는 당무우선권이 있다. 즉 후보가 선출되면 이 대표의 역할은 사라진다.

    “사라지는데, 이 대표는 대선후보가 당무우선권을 갖더라도 여러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 윤 전 총장 캠프에서는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보나.

    “대처를 안 하고 있지. 윤 전 총장이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이 대표와) 상당한 기싸움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대표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판을 캠프가 주도하겠다는 생각 아니겠나.”

    - 정진석 의원 등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중진이 오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중진들이 특정 후보를 저렇게 편들고 배려하는 모습을 취하는 것 자체가 당내 분란을 더 확산하고 있다. 중진이라면 당이 갈등 없이 대선후보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다독이고 조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갈등을 조정할) 중진의 부재가 상당히 큰 문제다.”

    - 윤 전 총장 캠프에는 2012년 박근혜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같은 좌장이 없어 보인다.

    “없지. 현재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이 정진석·권성동 의원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분들이 대화하고 타협하기보다는 이 대표와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모습이다. 상당히 우려스럽다. 이분들이 큰 선거를 주도적으로 치러본 경험이 없다. 캠프를 장악할 수 있는, 즉 모두의 신망을 받는 인물이 (캠프에) 없는 점도 큰 문제다.”

    “金, 선거 총괄 염두에 두고 있을 것”

    캠프 구성의 특성상 결속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윤 전 총장 캠프에는 과거 첨예하게 대립한 양대 계파인 친이계(親이명박계)와 친박계(親박근혜계)가 공존한다. 여기다 소수지만 안철수계와 황교안계가 가세한 형국이다. DJ(김대중 전 대통령)계도 있다.

    장제원 의원(캠프 총괄실장)과 신지호 정무실장, 박민식 기획실장, 윤진식 경제고문은 친이계로 꼽힌다. 캠프에 직함이 없지만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권성동 의원도 친이계로 분류된다. 이학재 상근 정무특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대표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그 뒤에는 유승민계로 불렸다. 이석준 정책자문단 총괄간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지역구 의원을 지내 안철수 대표와 정치 행보를 같이했다. 검사 출신인 정점식·유상범 의원은 한때 ‘친황’으로 불렸다. 최근에는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이 캠프에 합류했다.

    뿌리가 다르고 각자의 네트워크가 다양하니 확장성을 꾀하는 데는 좋은 구조다. 바꿔 말하면 ‘딴소리’가 새어 나오기 용이한 형태다. 그런데 캠프 내부를 단속할 좌장이 없다. ① 계파에서 자유롭고 ② 판 읽기에 능하며 ③ 후보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고 ④ 조직을 휘어잡을 인물이 부재하다. 무엇보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좌장은 이준석 대표와도 신뢰 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 복잡한 조건을 충족하는 인사는 ‘여의도 차르’로 불리는 김종인 전 위원장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이 경선 기간에 특정 캠프에 관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늘 대통령감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다”고 했다. 장성철 교수는 “김 전 위원장이 경선 뒤에 선거를 총괄하는 역할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7월 9일 CBS 라디오에 나와 “김 전 위원장은 우리 당 대선후보의 개표 방송에서 후보 옆자리에 있을 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김 전 위원장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킹메이커’인 김 전 위원장으로서도 현재 야권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김 전 위원장을 ‘정치 멘토’로 삼는 이 대표에게 김 전 위원장의 귀환은 명분과 실리를 공히 취할 수 있는 묘수다.

    자세히 보면 구조적으로는 각자 한두 가지씩 양보해야 하는 게임이다. 윤 전 총장은 측근 역할을 하는 중진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 주변에 있는 일부 인사와의 구원(舊怨)을 잊어야 한다. 이 대표는 주도권을 내려놓고 2선으로 빠져야 한다. 묘한 삼각관계다.

    ‘차르의 귀환’이냐 ‘콩가루 집안’이냐

    ‘차르의 귀환’이 경우에 따라 분란의 씨앗이 되리라는 전망도 있다. 만약 윤 전 총장이 최종 후보가 될 경우, 윤석열·이준석·김종인이라는 개성 강한 세 사람 사이에서 자칫 엇박자가 날 우려가 있다는 거다. 장성철 교수의 설명이다.

    “당무우선권이 있는 대선후보가 반대하면 김 전 위원장이 중요한 역할을 맡기 어렵다. 예를 들어 이 대표가 김 전 위원장에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자’고 주장해도 윤 전 총장이 ‘다른 사람에게 맡기겠다’고 하면 (총괄선대위원장이) 안 되는 거다. 그렇다면 김 전 위원장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 이 대표도 불만을 토로할 것이다. 그 경우 ‘콩가루 집안’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바둑에 무승부가 없듯, 대선에도 무승부가 없다. 국민의힘 경선이 본격 시작된 뒤 야권은 진통과 소란에 휩싸일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건 이합집산은 불가피해졌다.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구체적인 모양새만 달라질 뿐이다. 판의 운명을 좌우할 묘한 삼각관계의 끝은 무엇일까. 세상이 세 사람의 선택을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이준석 #김종인 #국민의힘 #신동아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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