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태양광 발전 시설.
태양전지(셀)를 모은 것이 집열판이다. 집열판은 태양을 향해 비스듬히 세워놓는데, 기상정보에 따라 춤추듯 움직인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효율을 극대화하는 각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직·교류 전환 및 변압장치를 갖추면 태양광발전소가 완성된다.
7월 초 가동을 시작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안 LG태양광발전소’를 살펴보자. 버려진 옛 염전 30만m2 규모에 70인치 TV 크기의 태양광 집열판(모듈)이 7만7000개나 설치됐다. 전기 생산규모는 14메가와트. 한국전력에 kW당 677원에 판매한다. 이 정도 규모면 태안 지역 8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산화탄소 저감으로 연간 3억원에 달하는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도 기대된다.
국내 태양광발전소는 460여 곳. 사업 허가건수도 1100여 건에 달한다. ‘첨단 기술의 심장’ 실리콘밸리의 투자자금도 인터넷에서 태양광 발전 등 대체에너지 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독일의 태양광산업 전문조사기관인 포톤컨설팅에 따르면, 실리콘, 태양전지 및 모듈 생산, 발전 설비 구매 및 시스템 구축 등 국내 태양광 발전 시장 규모가 2010년에 5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5000억원 규모였다. 세계적인 시장 규모는 2010년에 1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을 얻는 길은 쉽지 않다. 태양광 발전 연구가 수십년 동안 이뤄졌지만 화력발전과 비교하면 비용이 아직도 몇 갑절이나 더 든다. 관련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올 초 독일업체인 Q셀이 일본 샤프를 제치고 태양전지 사업 1위를 차지한 것도 독일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결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태양광 발전이 뜨면서 소재 값도 폭등했다.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은 1년 전보다 최고 10배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국내 업체의 기술력은 미국, 독일,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태양전지에서부터 장비 개발까지 원천 기술을 확보한 업체가 별로 없다. 발전소 구축에 필요한 대부분의 소재와 부품, 장비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태양광발전소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10년쯤 걸릴 것이라는 관측은 결코 엄살이 아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대한민국이, 기술 구현 방법이 유사한 반도체와 LCD(액정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1위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