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임박… 지나고 보니 아쉬워
태닝‧왁싱‧의상까지 준비 완료
97일간 체중 11.5㎏‧체지방량 10.3㎏‧체지방률 10.2%↓
9일부터 계란 흰자만 섭취
8월 13일부터 11월 9일까지 이현준 기자의 체형이 변화한 모습. [박해윤, 홍중식, 지호영 기자]
욕심과 초조함이 정신을 지배했다. 프로젝트에 ‘올인’한 나머지 종종 본업이 무엇인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건강을 위해 하는’ 수준도 진즉 뛰어넘었다.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다.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때 그것을 먹지 않았더라면, 꾹 참고 헬스장으로 향했더라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몸을 얻지 않았을까. 부질없는 후회뿐이다.
준비할 게 많은 바디프로필
14주차 섭취 식단.
비용도 꽤 들었다. 처음엔 태닝 로션 포함 54만 원을 냈는데, 로션이 떨어져 추가 구매해야 했다. 이런저런 부대비용을 다 합치면 태닝에만 70만 원가량이 들었다.
다음은 왁싱이다. 사진을 찍을 때 몸 곳곳에 털이 있으면 미관상 좋지 않다. 바디프로필은 노출이 많은 상태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기에 왁싱은 필수다. 촬영 업체에서도 왁싱을 하고 올 것을 당부한다. 기자의 경우 몸에 털이 많은 편은 아니라 8일 왁싱샵에 가서 필요한 부분(다리, 겨드랑이, 브라질리언)만 했다. 하고 나면 깔끔하고 쾌적하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상당히 아프다. 브라질리언 왁싱은 피가 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프니 영 꺼려진다면 하체 쪽 노출을 최소화해 사진을 찍길 권장한다. 왁싱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저렴하게 한 편인데도 18만 원이 들었다. 보통의 경우(기자가 한 세 부위 왁싱) 20만 원 중반 대는 된다.
허리 사이즈 34→30
14주차 운동.
어차피 사진 찍고 나면 다시 살이 찔 예정(?)이라 계속 입을 순 없을 듯해 고가의 옷은 피했다. 청바지는 허리둘레 30사이즈를 샀다. 프로젝트 전엔 34사이즈의 바지를 입었다. ‘살이 많이 빠지긴 빠졌구나’ 싶었다. 프로젝트 전 가장 날씬하던 시절에도 31사이즈 바지를 입었다. 청자켓, 청바지, 양복 상하의, 속옷, 양말까지 모든 의상 준비를 마쳤다. 이제 몸만 더 만들어 가면 준비는 ‘진짜’ 끝이다.
11월 9일 측정한 체성분 분석기 결과(오른쪽 아래). 11월 3일 측정값(왼쪽 아래)과 비교하면 6일간 지표가 꽤 향상됐다. 프로젝트 직전인 7월 31일 측정값(위)과 비교하면 체중과 체지방을 10㎏ 넘게 감량했다. 체지방률도 10% 넘게 줄었다.
점점 화를 내는 몸
14주차부터 섭취 열량을 더 줄이고자 식단의 고구마를 단호박으로 교체했다(위). 바디프로필 촬영 3일 전인 9일부터는 염분 섭취마저 최소화하기 위해 닭 가슴살 제품과 프로틴 쉐이크를 끊고 달걀 흰자로 대체했다.
9일부터는 염분 섭취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에 먹던 닭 가슴살(가공식품)과 프로틴 쉐이크를 계란 흰자로 대체했다. 노른자도 먹으면 안 된다. 지방 함량과 열량이 높기 때문이다. 흰자만 따로 모아 종이팩에 담은 제품이 있다. 이걸 구입해 용기에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 ‘찜’ 형태로 만든 후 200g씩 소포장해 하루 네 번(아침, 점심, 저녁, 운동 후) 먹는다. 예상보다 비린 맛은 덜했지만 3분의 2 정도 먹을 때쯤이면 살짝 역한 느낌이 든다.
소금기가 없는 음식만 먹으니 식사의 만족도는 더욱 떨어졌다. 촬영일인 12일까지만 참으면 되니까 먹지, 더 오래 먹으라고 하면 도저히 못 하겠다. 먹고 싶은 음식이 너무 많다. 치킨, 치즈볼, 도넛, 크림빵, 마라탕, 닭강정….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아 그만 나열해야겠다.
11월 7일 유리창에 비치는 모습을 촬영했다. 어느 정도 화가 느껴진다.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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