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호

정겨운 옛 브랜드, 콜라보하면 뜬다?[명작의 비밀]

‘곰표’ ‘말표’…오랜 브랜드가 가장 ‘힙’한 까닭

  •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

    kpleedonga@hanmail.net

    입력2021-11-0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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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된 브랜드 ‘곰표’, 콜라보로 제 2의 전성기

    • 인천시립박물관 곰표 관련 전시회도 열어

    • ‘진로’ ‘말표’ 등 다른 브랜드도 발 빠르게 벤치마킹

    • 역주행하는 오래된 브랜드에 숨겨진 세련

    2021년 7월~10월 3일까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52년 인천생(生)곰표’에 전시된 곰표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들.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2021년 7월~10월 3일까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52년 인천생(生)곰표’에 전시된 곰표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들.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2019년 9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메이드 인 인천’ 특별전이 열렸다. 인천 민속문화의해 기념 특별전으로, 개항 도시 인천에 남아 있는 다양한 근대 흔적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곰표 밀가루 대한제분에서 일했던 인천시민의 스토리도 전시 아이템 가운데 하나였다. 2년이 흐른 뒤인 2021년 7월~10월 3일까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52년 인천생(生) 곰표’ 전시가 열렸다. 1952년 인천에서 탄생한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의 역사, 그것이 우리 일상에 미친 영향, 곰표 브랜드의 최근 변화 등을 보여주었다. 특히 곰표 브랜드를 활용한 여러 종류의 컬래버레이션 굿즈(Collaboration Goods·브랜드를 활용한 제품 흔히 ‘콜라보’라 한다.)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2019년과 2021년, 그 두 건의 전시 사이에는 큰 변화가 있다. 대한제분 밀가루의 곰표 브랜드를 공공 박물관에서 기획전으로 개최할 정도로 곰표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 브랜드가 감상의 대상이 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곰표 맥주의 기세

    2021년 편의점 맥주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상품 가운데 하나는 곰표 맥주다. 곰표라니! 어딘가 좀 촌스러운 듯하고, 어딘가 좀 익숙한 이름, 곰표. 우리나라 밀가루 생산의 원조 격인 70년 전통의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가 지난해 5월부터 맥주 브랜드로 사용되더니, 이제 완판 행진을 거듭하는 인기 상한가 맥주가 됐다.

    어디 맥주뿐인가. 곰표 패딩 점퍼도 인기다. 큼지막하게 ‘곰표’ 두 글자를 집어넣은 흰색 패딩 점퍼. 언뜻 보면 밀가루 포대를 걸친 듯한데 젊은이들이 이 옷을 좋아한다. 곰표 팝콘, 곰표 화장품, 곰표 치약, 곰표 주방세제, 곰표 나초, 곰표 쿠키, 곰표 스케치북과 필기구, 곰표 가방도 있다. 이제는 곰표 막걸리에 곰표 식혜까지 나왔다. 곰표 막걸리의 경우, ‘곰표’ 두 글자를 위아래 뒤집어 ‘표문’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그게 더 큰 화제를 몰고 왔다. 곰표 브랜드를 달고 나온 콜라보 제품은 벌써 20여 종에 달한다.

    오래된 브랜드가, 그것도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밀가루 브랜드가 다시 살아나 젊은 층 소비자를 파고들고 있다. 그런데 곰표만이 아니다. 말표 맥주, BYC 맥주, 럭키금성 맥주, 유동골뱅이 맥주도 있다. 구두약으로, 속옷으로, 가전제품으로 이름을 날렸던 브랜드와 협업해 독특하고 흥미로운 제품을 만들어낸다. 진로 소주의 추억의 두꺼비도 젊은 층에 파고든 지 이미 오래다.



    대체 어찌 된 일인가. 그 공통점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브랜드를 활용했다는 사실이다. 자칫하면 우리 머릿속에서 잊힐 듯한 브랜드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이 되살아났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뉴트로(New+Retro) 열풍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근대 열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쨌든 지난 시절 우리 일상을 수놓았던 풍경을 다시 만나는 것이다. 오래된 브랜드의 디자인을 보면 다소 촌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 덕분에 더욱 정겹고 그것들이 예상치 못한 장르와 만나면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곰표의 대변신

    뉴트로 트렌드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이 대한제분 곰표다. 대한제분은 6·25 전쟁의 와중인 1952년 인천에서 창립된 밀가루 생산업체다. 공장은 인천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이후 대한제분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밀가루의 간판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제분의 심벌마크는 곰이다. 북극곰의 하얀 이미지가 밀가루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그렇게 정했다고 한다.

    곰표 브랜드의 변신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연예인이 곰표 상표가 박힌 스웨트셔츠를 입은 사진이 SNS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은 금세 화제를 낳았고 대한제분은 해당 의류업체에 협업을 제안했다. 곰표 상표를 붙인 곰표 티셔츠를 내놓았고 반응은 뜨거웠다. 곧바로 완판이었다. 이를 계기로 대한제분은 아예 곰표 브랜드를 쇄신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뉴트로 분위기를 절묘하게 활용해 곰표의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는 전략이었다. 밀가루의 곰표가 오래된 분위기가 아니라 클래식한 분위기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고 그 주 타깃은 젊은 층이었다. 이를 위해 대한제분은 백곰 캐릭터를 적극 활용했다. 이러한 전략 아래 2019년 곰표 패딩을 출시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어 CGV와 손잡고 커다란 곰표 밀가루 포대에 담은 극장용 팝콘을 저렴하게 내놓았다. 이것이 화제를 일으키며 편의점용 곰표 팝콘으로 이어졌다. 곰표의 콜라보 작업은 더욱 대담해졌다.‘밀가루는 하얗다’는 인식을 적극 활용해 화장품, 치약, 주방세제를 내놓았다. 곰표 브랜드 쇄신과 콜라보의 정점은 곰표 맥주였다. 2020년 곰표 밀맥주가 출시되면서 편의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를 통해 곰표 브랜드는 더욱 많은 사람에게 각인됐다.

    곰표와 맥주의 만남, 곰표와 막걸리의 만남, 곰표와 패딩의 만남은 곰표 브랜드의 이미지를 젊게 쇄신하려는 시도였다. 그 전략은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낯선 것인 줄 알았는데 70년 동안 우리와 함께했고, 과거 우리의 가난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지금도 우리에게 중요한 밀가루를 생산하는 회사라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백곰이 뽀얀 밀가루를 상징한다는 점도 사람들은 재미있게 받아들였다.

    말표, 럭키금성, BYC맥주 그리고 진로이즈백

    곰표 맥주가 성공하자 (왼쪽부터) 백양BYC, 말표, 금성 등 과거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맥주가 대거 출시됐다. [CU 제공]

    곰표 맥주가 성공하자 (왼쪽부터) 백양BYC, 말표, 금성 등 과거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맥주가 대거 출시됐다. [CU 제공]

    곰표의 역주행은 다른 브랜드에도 자극이 됐다. 2020년 구두약 제조업체 말표산업은 유통업체, 맥주업체와 손잡고 말표 흑맥주를 출시했다. 올해엔 속옷 전문기업 BYC가 같은 방식으로 백양BYC 맥주를 내놓았다. 물론 먹는 음식에 구두약 브랜드나 속옷 브랜드를 활용한 것을 두고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구두약, 속옷과 맥주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화제는 화제다. 지금이야 예전만 못하지만 말표는 구두약의 대명사였다. 매일 아침 말표 구두약으로 구두에 광을 내고 출근해야 신사로 대접받던 시절이 있었다.

    럭키금성 맥주도 나왔다. 럭키금성 맥주는 LG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의 브랜드를 활용한 맥주다. 맥주 캔에는 1970~80년대 우리에게 익숙했던 문구 ‘기술의 상징 골드스타’가 적혀 있고 왕관 모양의 럭키금성 심벌마크도 들어 있다. 라디오나 텔레비전, 선풍기가 아니라 맥주 캔에 럭키금성 브랜드를 디자인해 넣다니, 낯설지만 흥미롭다. 왕관 모양의 심벌마크와 함께 수십 년 전 추억이 밀려오는 듯하다.

    ‘진로 이즈 백(JINRO is back)’도 유행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진로 소주의 옛날 브랜드 이미지를 불러낸 것이다. 소주병의 형태와 색깔, 상표 등을 1970~80년대 분위기로 되살려 소비자를 자극한다. 중장년층보다 젊은이들이 더 좋아한다. 인기가 높아지자 최근엔 소주 자체에 그치지 않고 방향제, 소주잔 등 다양한 상품도 출시됐다. 서울 도심의 대형 서점에 가면 ‘진로 굿즈’ 코너가 마련돼 있을 정도다. 그 맨 앞에 진로 소주의 마스코트인 두꺼비가 있다. 소비자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는 두꺼비는 여전히 앙증맞고 친근해 보인다. 오래돼 투박한 듯하지만 다시금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참이슬로 바뀌어 한때 진로라는 이름 자체가 잊힐 뻔했지만 이제 두꺼비와 함께 다시 돌아온 셈이다. 예상치 못한 흥미로운 현상이다.

    의류 브랜드 ‘커버낫’이 진로의 마스코트 ‘두꺼비’를 이용해 디자인한 의류. [커버낫 제공]

    의류 브랜드 ‘커버낫’이 진로의 마스코트 ‘두꺼비’를 이용해 디자인한 의류. [커버낫 제공]

    오래된 심벌마크, 그 숨겨진 매력

    왜 이런 특이한 현상이 이어지는 걸까. 곰표 맥주의 경우, 맥주 맛도 맛이겠지만 곰표라는 브랜드가 한몫 톡톡히 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오래된 근대기 브랜드의 추억을 되살려 그것을 향유하고 소비한다. 그런데 뽀얀 밀가루의 이미지, 우리와 삶의 애환을 함께해 왔다는 스토리만으로는 무언가 좀 부족해 보인다. 또 다른 배경이 있지 않을까. 곰표의 곰 디자인 자체의 매력은 없는 것일까. 곰표 글씨의 글꼴 디자인에는 무슨 특징이 없는 것일까.

    심벌마크는 시각적으로 우리를 일깨우고 자극한다. 동화약품은 1897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제약회사이고 그 간판은 ‘까스활명수’다. ‘마시는 소화제’를 입에 올리면 사람들은 대부분 부채표 까스활명수를 떠올린다. 전통 접이식 부채(접선·摺扇)는 12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동화약품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동화약품은 10여 년 전부터 젊은 미술인들이 부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 참여하는 작가들에게 부채는 단순한 옛날 생활도구가 아니라 예술적 상상력의 원천이다. 동화약품의 부채표는 다소 촌스럽지만 이렇게 또 다른 측면에서 젊은 예술가들과 만나고 있다. 투박하고 오래됐지만 그것이 까스활명수만큼이나 묘한 매력을 이끌어낸다.

    시나브로 젊어진 곰표

    밀가루 곰표는 어떠할까. 이런저런 궁금증이 들었을 때, 인천시립박물관에서 곰표를 만나게 됐다. 전시장을 찾아 곰 디자인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그동안 언뜻언뜻 보아오던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편안하고 넉넉한, 밀가루를 상징하는 뽀얀 곰의 이미지 그 이상의 무언가가 느껴졌다. 그저 편안하고 소박한 것으로만 알았는데 다시 보니 어딘가 독특한 멋스러움이 숨어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보고 또 보니 곰의 디자인이 은근히 매력적임을 느끼게 됐다. 세련미와 모던함도 눈에 들어왔다.

    특히 뽀얀 백곰 디자인이 지난 70년 동안 조금씩 변해 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곰 디자인 자체의 미학을 만나는 계기가 됐다. 백곰 디자인은 1952년 창업 이후 1980년대 말, 2000년대 초, 2016년에 살짝살짝 바뀌었다. 초창기의 곰은 밀가루 포대 위에 서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 앞발을 살짝 들고 머리를 든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밝게 웃고 있다. 순수함 그 자체라고 할까. 이후 1980년대 말, 조금 바뀌었다. 자세는 그대로였지만 밀가루 포대를 없앴고 몸통 선을 단순하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눈은 살짝 감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좀 더 세련됐다. 2000년대 초에도 다시 한 번 미세하게 변했다. 몸통 선이 살짝 가늘어졌다. 그전까지는 오른쪽 앞발을 들고 있었는데 오른쪽 앞발을 땅에 대고 반듯하게 서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엉덩이를 추켜올려 곰의 몸을 다소 가볍게 표현했다. 과거보다 곰을 좀 더 날렵한 분위기로 표현함으로써 시대 변화에 발맞추려 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엔 곰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몸통 윤곽선만으로 곰의 형상을 표현했던 이전과 달리 윤곽선을 없애고 몸 전체를 하나의 색으로 채워 넣어 곰을 표현했다. 색깔도 기존의 초록색 톤에서 하늘색 톤으로 바꾸었다. 곰도 머리를 곧추세우고 좀 더 날렵한 모양으로 표현해 모던한 분위기를 부각했다. 이렇게 해서 대한제분의 곰은 은근히 젊어지고 경쾌해졌다.

    인천시립박물관의 전시는 화제를 남기고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 전시는 곰 디자인의 변화를 사람들에게 확인해준 흥미로운 계기가 됐다. 우직해 보이는 한 마리 곰이지만 그 모습이 조금씩 변해 온 과정을 확인하는 것은 흥미로웠다. 그것은 밀가루의 위상 변화, 곰표 브랜드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곰 디자인을 수용하고 향유하는 방식의 변화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사실, 이런 변화는 밀가루 기업의 생존을 위한 노력이었다. 그런데 그 생존 전략에서 곰 디자인이 빠질 수 없었다. 곰의 모습 자체가 멋져야 하고 시대 분위기와 조응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맥주, 막걸리, 식혜, 의류와의 협업 못지않은 중요한 과정이었다.

    스토리 그 이상의 곰표 미학

    곰표 밀가루를 빼놓고 20세기 후반 우리네 음식 문화를 논할 수 없다. 70년 동안 밀가루 포대를 장식했던 초록색 글씨, 곰표. 넉넉한 곰 한 마리가 고개를 들고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 그 촌스러움과 정겨움은 우리 근대의 한 단면을 상징한다.

    곰은 믿음직스럽다. 우직하고 정겹다. 우리가 살아온 지난 세기, 그 지난함과 영욕을 다 견뎌낸 모습 같다. 밀가루이기 때문에 우리의 가난했던 지난 시절과 더 많은 것이 겹쳐진다. 그런 곰을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단군신화 속 곰까지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어쨌든 밀가루 곰표에는 대한민국 국민과 한 시대를 함께해 왔다는 스토리가 있다. 그 스토리는 각별하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궁금증이 남는다. 아무리 뉴트로 트렌드, 근대 열풍이라고 해도 다소 무거워 보이는 상징성과 스토리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그런데 그 아쉬움을 채워주는 것이 곰 디자인의 미학이 아닐까. “명품에는 스토리가 있다…하지만 스토리만으로 명품의 조건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명품에는 스토리를 뛰어넘는 예술이 필요하다. …예술은 경험을 공유하게 할 뿐 아니라 미처 의식하지 못한 감성을 영적으로 소통하게 해준다.”(조혜덕, ‘명품의 조건’, 아트북스, 2011). 밀가루 곰표의 디자인에도 이런 매력이 숨어 있다.

    곰표 맥주에 맞서 노르디스크 맥주가 나왔다. 국내 맥주회사와 편의점이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손잡고 생산하는 맥주다. 여기에도 흰 곰이 들어가 있다. 맥주 캔 표면의 곰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노르디스크 곰은 확실히 이국적이다. 물론 나의 선입견 때문일 수 있고, 대한제분 곰표 인기의 후광효과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곰표의 곰과 노르디스크의 곰은 분위기가 꽤나 다르다. 곰표의 곰이 정서상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곰표의 곰이 더 세련된 느낌을 준다.

    곰표 맥주의 대항마로 GS25가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손잡고 출시한 캠핑 맥주. [GS25 제공]

    곰표 맥주의 대항마로 GS25가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손잡고 출시한 캠핑 맥주. [GS25 제공]

    근대를 소비하는 법

    곰표는 밀가루의 상징을 넘어 시대를 기억하게 만드는 상징이 됐다. 우리 시대 뉴트로 열풍의 대표 주자이자 가장 실감 나는 근대 풍경의 하나다. 곰표는 그렇게 젊은이들을 만나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밀가루 회사의 곰표 이미지를 유쾌하게 소비한다. 근대에 대한 추억은 시각적으로 먼저 찾아온다. 그건 옛 심벌마크에 대한 추억이기도 하다. 최근의 뉴트로 트렌드는 옛날 곰표 디자인을 박물관 전시실로 이끌었고, 곰표 디자인은 이제 감상의 대상으로 자리 잡게 됐다.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변화하면서 점차 젊어진 곰표. 지금 우리는 그렇게 곰표를 만나고 곰표의 미학을 소비하고 있다.

    #곰표 #진로 #BYC #금성 #신동아


    이광표
    ● 1965년 충남 예산 출생
    ●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졸업
    ● 고려대 대학원 문화유산학협동과정 졸업(박사)
    ●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 저서 : ‘그림에 나를 담다’ ‘손 안의 박물관’ ‘한국의 국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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