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 대선 공약으로 나올 수 있다
李, 아무 말이나 한 뒤 해명이라 하는 게 버릇
김만배·유동규 구속영장, 취재 방지 목적인 듯
대장동 특검, 이낙연 측과 교감 없었다
‘尹 정법 논란’ 원희룡·유승민 신경전, 의외
김종인은 검증된 지휘관, 당연히 역할해야
안철수 경선 두려워하는 단일화 전문가
安, 앞으로 모든 선거 나올 거라 확신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도입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월 1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10월 13일 오전 9시.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인터뷰했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콜라를 마시며 기자를 맞았다. 그와는 지난해 총선 뒤, 지난 6·10 전당대회 전날 등 두 번을 만났다. 한 번은 세 번째 낙선으로 상심이 컸을 때다. 또 한 번은 ‘이준석 신드롬’으로 한껏 상기됐을 시기다. 이번에는 국가 의전 서열 7위의 신분이다. 좋을 때건 나쁠 때건 그의 화법을 관통하는 낱말은 선명성과 효율성이다. 그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지 금세 알게 된다. 녹취를 풀 때는 군더더기가 없다는 점에 놀란다. 10년간의 여의도 경험과 수년간의 방송 출연이 만든 ‘이준석 스타일’이다.
인터뷰 직전 보좌진을 통해 질문지를 보냈는데, 질문지에 없던 내용도 많이 물었다. 그는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역시 ‘이준석 스타일’이다.
“공감 가지 않는 비유로 시간 끌어”
- 당 대표로서 보낸 지난 넉 달을 어떻게 자평하나.“나 스스로도 당 대표직에 적응하고 있지만, 당도 젊은 당 대표와 일해 나가는 데 적응해나가는 과정 아닌가 싶다. 초기에는 (나의 정치적) 뿌리가 얕다고 생각해 공격적인 행동을 하신 분도 있었지만, 내가 늘 쓰는 표현대로 ‘곧 정리가 된다’고 했고 (실제) 곧 정리가 됐다. 지금은 안정적으로 당이 운영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10월 12일)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했다.
“지금 검찰·경찰은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수사 열심히 하면 한동훈처럼 쫓겨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지시가 공허한 이야기가 돼버렸다.”
같은 날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수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행정 성과, 실적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 이 지사도 국감에 응하겠다며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 지사는 지금까지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에 성남시나 경기도청이 부실하게 응한 것을 잘 알고 있다. 국민의힘이 (대장동 사업에 대해) 뭘 모르리라 생각해 국감에 응하는 것 같다. 대장동 사건 터진 뒤부터 이 지사가 계속 해온 게 말잔치다. 나한테 ‘봉고파직’이니 ‘위리안치’니 뜬금없는 소리를 하고, ‘한전(한국전력) 직원이 잘못하면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느니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이 9·11테러를 설계했다’느니 그다지 공감 가지 않는 비유를 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 아무 말이나 한 뒤 해명했다고 하는 게 이분 버릇이다.”
-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수사 의지를 보인 셈 아닌가.(*해당 영장은 10월 14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뒤집어 말하면 김만배 씨, 유동규 씨에 대해 언론이 취재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려는 거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조성은 씨 간 녹취록이 어떤 경로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흘러나왔다. 녹취록은 유출하고 김만배·유동규 씨에 대해서는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수사하는지 전혀 유출이 안 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 같은 날 남욱 변호사가 JTBC 인터뷰에 전격 등장했다.
“남욱 씨가 변호인을 물색한다는 이야기를 우리도 파악하고 있었다. 남욱 씨가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는지가 궁금하다. 모든 관계자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말을 세게 하면 본인도 책임질 일이 있으리라 생각해 두서없이 파편만 던지는 것 같다.”
-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검’을 관철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이낙연 전 대표 측과 교감을 시도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사실인가.
“교감을 시도한 적은 없고 내가 공개적으로 이 전 대표나 박용진 의원 등이 다른 의견을 내주십사 하는 주장은 한 적이 있다. 물밑 작업을 하고 이럴 계제는 아니다.”
싱겁게 끝날 것 같던 민주당 경선은 막판에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10월 10일 발표된 민주당 대선 경선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 이낙연 전 대표가 15만5220표(득표율 62.37%)를 얻어 이재명 지사(7만441표·28.30%)에 압승을 거뒀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대장동 사건으로 인해 민주당 경선에서도 선거인단의 민심 변화가 상당히 있었다”고 해석했다.
-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이 지사를 견제하려 역선택을 했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민주당 선거인단 규모는 100만 명이 넘는다. 역선택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민주당이 선거인단의 허들을 낮춘 취지는 지지층이 아닌 일반 국민의 생각도 듣겠다는 데 있었을 텐데, 그러면 들어야지. 선거인단 늘려 흥행은 거두고 결과 보고는 역선택이라 하면 장난하는 셈이다.”
- 수사 과정에서 이 지사의 비위가 밝혀지면 후보가 교체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2002년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 사태를 겪으면서 노무현을 후보로 지켜야 한다는 게 소위 친노·친문의 정신이다. 설사 (이 지사의) 지지율이 내려가도 다른 후보로 바뀌지는 않으리라 본다.”
-지금이라도 이 지사에 대한 강제수사, 가령 압수수색 같은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나.
“꼭 필요하다. 과거 국정농단 수사 때 검찰이 보였던 모습을 보면, 최순실 씨 딸의 입시비리 의혹에서 시작해 전 방위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여러 자료를 확보했다. 지금 검찰이 보이는 태도는 그에 비해 훨씬 굼뜨다.”
-비위 행위가 나오더라도 이 지사가 대선후보직을 유지하는 게 국민의힘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우리에게는 호재다. 다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민주당이 (이 지사를) 총체적으로 비호하게 되면 ‘민주당도 한 몸이냐’는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사 기관도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정권도 한 통속이냐’는 말이 나올 거고, 진짜 당정청이 일체가 돼 ‘재명수호’에 나선 것 아니냐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어느 선에 가면 (여권에서) 책임 있는 사람들이 발언을 시작해야 한다.”
“이재명, 관성으로 1위 유지하는 중”
- 정권교체 여론은 높은데 다자 구도에서 1위는 이 지사가 차지하고 있다.“나는 이 지사가 관성으로 1위를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최근 어느 여론조사를 보니 도덕성에 있어 가장 지탄받는 후보 1위가 이 지사더라. 이 지사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행정 능력일 텐데, 이번에 (대장동 사건으로) 무능이 드러나면 이분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도저히 못 찾는 사람이 늘어날 거다.”
- 이 지사와 야당 후보 간 양자 구도를 가정한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경쟁력이 상승하는 양상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오세훈·나경원·안철수 후보 누가 나가도 이기는 국면이 되니 경선과 단일화의 역동성이 커졌다. 양자 대결에서 우리 후보들이 이 지사에 대해 경쟁력을 갖춰가는 것이 경선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대목은 행간의 의미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열세인 3~4위 후보가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로 읽혀서다.
- 본선에 누가 나가도 이 지사를 이길 수 있다면 경선 구도가 바뀔 수 있다?
“가장 나은 후보를 찾는 형식으로 선거가 변모하게 되겠지.”
- 지금 대선이 치러지면 5%포인트 차로 진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유효한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51.6%로 신승했는데 표 분할 구도를 보면 PK(부산·경남)에서 60:40으로, TK(대구·경북)에서 80:20으로 우리가 이겼다. 수도권에서는 거의 비슷했고, 충청에서 56:44로 앞섰다. 지금 PK에서 저희가 60% 얻기는 쉽지 않다. 수도권에서도 과거보다 표가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3.6%포인트로 신승했을 때보다 구도가 더 나쁘다고 본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20대가 60대에 이어 저희의 맹렬한 지지층이 됐다. 그런데 그간 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은 상당히 낮았다. 여론조사는 주민등록 인구 비율대로 보정을 하니 그런 비율로 투표한다는 가정하에 결과가 나온다. 20~30대가 투표장에 가지 않으면 선거 결과는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싶다. 20~30대가 투표에 참여할 동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한 보수정당 대선후보는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내년 대선은 어떻게 예상하나.
“4명의 후보 각각이 호남에 어필할 특성이 있다고 본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호남만큼이나 아픔을 갖고 있는 제주 출신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번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뒤에도 5·18 국립묘지에 홀로 참배할 정도로 호남에 정성을 들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대학 시절) 신군부에 대한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 일당에 사형과 무기징역 등을 구형했던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홍준표 의원은 사모님이신 이순삼 여사가 전라북도 출신이기 때문에 호남의 사위를 자처하는 분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야당 처지에서 내년 대선이 “3.6%포인트로 신승했던 2012년보다 구도가 더 나쁘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두 사람 사이에 그걸 갖고 신경전이 있었다는 것은 의외였다. 제기하는 쪽은 유승민 전 의원이었고, 해명하는 쪽은 윤석열 전 총장이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후보 간 합종연횡이 이뤄진 게 아니냐 얘기하는데, 그런 것도 흥미 요소라고 본다.”
- 홍준표·유승민 두 사람이 한편, 윤석열·원희룡 두 사람이 한편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홍준표·유승민이 언제부터 공동운명체가 됐느냐 (사람들이) 생각할 텐데, 이슈별로 생각이 같은 것이지 정치적 결사체화하지는 않을 거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보면 제1야당이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박 전 대통령에게 45년형을 구형한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지금도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느냐’ 물었고, 유 전 의원과 홍 의원 사이에는 배신자 논쟁이 붙었다. “‘탄핵의 강’에 들어가는 쪽이 (대선에서) 진다”고 했던 이 대표로서는 난감할 법한 일이다.
-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질문이 너무 많이 오가는 것 아닌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탄핵 찬성 쪽에 섰던 내가 대표가 됐고, 역시 탄핵 찬성이었던 주호영 의원과 자유한국당에 남았지만 탄핵 찬성 쪽으로 분류됐던 나경원 의원이 출마했다. 그러면서 그(탄핵) 논쟁은 사라졌다. 그 논쟁이 (경선에서) 나와서 득이 될 리가 없다.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했기 때문에 난감할 테고, 홍 의원도 춘향이니 향단이니 이런 비유가 불거지면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원 전 지사와 유 전 의원은 탄핵 찬성파였고.”
“협박성 독자 출마, 이미 많이 경험해 봤다”
- 홍 의원은 당선되면 취임 당일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했다.“박근혜 전 대통령은 죄가 있건 없건 ‘경제공동체론’이라는 강화된 법리로 인해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최순실 씨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대통령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법리가 강해진 결과다.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삼형제나 김현철 씨, 노건평 씨,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구속까지 됐지만 대통령이 (법적으로) 책임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 임기 내내 책임을 졌다. ‘(박 전 대통령이) 충분히 처벌받았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늘어날 것 같다.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나올 수 있다고 본다.”
- 본선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그와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다?
“법리를 확장시킨 주역인 윤 전 총장은 조금 곤란할 수는 있겠지.”
- 본선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온다.
“당연히 역할이 필요하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병참부터 작전 지휘까지 최고의 멤버가 뛰어야 한다. 나만 해도 대표로서 당 살림을 챙겨야 하는 엄청난 부담이 있다. 규모가 큰 윤석열 캠프도 작전 지휘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캠프도 참모가 아주 주도적 역할을 하는 모습은 못 보여줬다. 김 전 위원장 같은 검증된 지휘관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높을 것이다.”
- 김 전 위원장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만났다.
“겸손이나 조심스러움보다는 자신감과 전격성, 과단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왔다. 김 전 부총리가 관료로서 평생 살아왔기 때문에 행보가 조심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스텝이 너무 느리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김 전 부총리에게) 정치참여를 권했다고 하는데, 대선이 5개월 남은 상황에서 그분의 자질을 검증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 김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에 연대 대상이긴 한가.
“지향하는 정책 방향과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이 같다면 누구나 연대할 수 있다. 국민의당이 그랬던 것처럼 무리한 조건을 내세운다거나, 개인적 욕구 때문에 팀플레이를 저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엇이건 가능하다.”
- 이번 대선은 진영 대결로 치러진 2002년(노무현 vs 이회창) 및 2012년(박근혜 vs 문재인) 대선과 닮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나 김 전 부총리 등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지 않겠나.
“그걸 노리고 협박성 독자 출마 강행하는 거 많이 경험해 봤다. 안 대표가 지금은 거의 단일화 전문가다. 지난 총선 때 지역구에 후보를 낼 자신이 없으니 비례대표만 내겠다며 사실상 단일화 시도를 했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야권 단일 후보가 되겠다’가 일성이었다. ‘애초에 단일화할 거야’ ‘제1야당과 딜(deal)을 하기 위해 이러는 거야’ 하는 게 이번이 세 번째다. 내가 분명 7월에도 (안 대표가) 입당해서 경선을 치를 수 있게 여러 제안을 했는데, 경선이 두려워서 그러는(합당하지 않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의 답변 직후 재차 던진 질문은 “그럼에도 안 대표가 연대 대상인가”였다. 좀체 쟁점을 벗어나지 않는 그가 동문서답에 가까운 답변을 내놨다. 안 대표에 대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드러난 대목으로 풀이된다.
“나는 안 대표가 앞으로 모든 선거에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 안 대표가 종로 보궐선거에 나온다는 전망도 있다.
“나와도 놀랍지 않다. 그런데 우리 당으로 나오려면 나와 상의는 하셔야겠지.”
- 종로에 이 대표가 출마할 계획은 없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상계동에 계속 도전한 데는 이유가 있다. 상계동은 내 고향이기도 하고 서울의 대표적 서민 거주 지역이다. 어느 지역구를 바탕으로 정치하느냐에 따라 정치인의 정책 방향과 성취가 많이 달라진다.”
- 당대표로서 종로 보궐선거는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기본적으로 후보가 된 분과 상의할 것이다. 그런데 후보들이 한 명씩 나에게 (선거에) 나가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게 전략적으로 가장 옳은지 아닌지도 상의해 보겠다.”
-종로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외부영입 가능성은 있나.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빠르게 후보를 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10월 14일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왼쪽)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나 자르려는 것이냐’ 반응하는 분들 있겠지”
내년 지방선거는 30대 야당 당수가 주도적으로 이끄는 첫 전국단위 선거다. 시의원·구의원 등 기초단위 지역구에서 그의 지지 기반인 20·30세대가 대거 출마할 수 있다.“지방선거에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은 실제로 도입한다. 최근 강연에서 기초의원들에 대해 ‘술 마시고 공천받고 200명 당원 모아 경선 뚫고’라고 했더니 나한테 사과하라더라. 지방의원 공천권을 쥔 당협위원장, 국회의원은 경쟁자가 될 사람을 키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 행사에 사람 동원하고 당원 모아오는 육체적 헌신을 강요하며 지방정치를 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지방의원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기초의원 연봉이 4000만 원, 광역의원 연봉이 7000만 원쯤 된다. 쓸 돈이 많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4000만 원이라 생각하긴 어렵다. 정치에 뜻있는 청년이 정치를 지망하기 어렵다. 무보수로 가기보다 그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공천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들면 된다.”
- 지방선거야말로 온전히 ‘이준석 스타일’로 치르게 되겠다.
“우리 당 의원 상당수가 영남이 지역구거나 비례대표다. 이분들은 수도권에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모른다. 지금 방식으로 공천하면 시의원 선거에서 몰패당한다. (기사를) 읽고 지방의원 중 ‘나 자르려는 것이냐’ 반응하는 분들이 있겠지. 그런 두려움이 국민에게는 변화의 씨앗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이 대표를 두고 도전자일 때는 ‘싸가지 없음’이 장점이었지만 권력자가 된 지금은 바뀔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다. 무어라 답하겠나.
“옛날 미국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잘 모를 때, 루스 베네딕트 교수가 ‘국화와 칼’이라는 책을 썼다. 일본에 한 번도 안 가본 베네딕트 교수가 나름 일본을 잘 분석했고 그것이 교조적으로 일본을 분석하는 틀로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지금 ‘국화와 칼’을 보면 최근 일본은 분석하기 어렵다. 강 교수와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텐데, 아직까지 나에 대한 분석의 틀이 미완인 것 같다. 내가 꿈꾸는 정치는 나 스스로도 확인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어느 누구도 지금 평가를 하긴 이르다고 본다. 강 교수가 했던 말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아마 강 교수도 기존의 틀로 (나를) 해석하려 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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