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 결과에 따라 후보교체론 대두할 가능성
정당 지지율과 대통령 국정 지지율 지표는 야당에 유리
국민의힘 당심은 윤석열, 국민 여론은 홍준표 다소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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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교체 가능성
10월 10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 3월 9일 대선까지는 4개월 남짓 남았다. 향후 굵직한 변수로는 민주당 후보교체론, 야당으로 기운 정치 지형,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등이다. 후보교체론의 운명은 대장동 수사 결과에 달렸다. 2002년 사례와 같은 점, 다른 점을 살펴봤다. 정치 지형은 정권교체 지수, 정당지지율,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 등을 통해 조명했다. 마지막으론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누구냐는 것이다. 최종 경선에서 치열하게 1·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윤석열·홍준표 후보의 현재 지지율 수준과 변화 가능성을 짚었다.
민주당 안팎에선 후보교체론이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 후보 선출 직후 당 지도부가 나서서 결선투표 논란을 잠재웠지만 검찰·경찰 대장동 수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이 후보와 직접적 비리 의혹이 나오거나 지지율 급락 사태가 도래하면 후보교체론이 확산할 수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정권 재창출을 돕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후보교체론을 주장할 개연성이 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2월 대선 후보 등록까지 잠재적 불복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전화조사, 매회 표본 크기는 11월까지 1000여 명, 12월 2000여 명. 포본오차 +2.2~3.1%포인트 (95% 신뢰수준) ※ 한국갤럽
후보교체론은 지지율 하락으로 승리가 어렵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후보교체론은 두 가지 조건, 즉 대안 인물과 대형 이벤트가 필요하다. 2002년엔 정 전 위원장이란 대안 인물, 지방선거 패배와 월드컵 신화란 대형 이벤트가 있었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자 노 후보 책임론이 불거졌다. 때마침 월드컵 신화를 이끈 정 전 위원장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그해 10월까지도 10%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던 노 후보는 단일화 승부수를 통해 후보교체론에서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 교체 가능성은 현재까진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이 후보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40∼50세대에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40∼50세대는 지난해 중반 이후 이 후보 버팀목이 되고 있다. 웬만한 사안으론 이 후보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인물이 부상하기 어려운 여건은 2002년과 다른 점이다. 다만 대장동 의혹은 대형 이벤트로 작동할 수 있다. 이 후보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승리가 어렵다는 분위기가 널리 퍼지면 경선 2위를 차지한 이 전 대표가 자연스럽게 다시 부상할 개연성은 남아 있다.
야당으로 기운 정치 지형
※ 한국갤럽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57.5%를 득표해 민주당 박영선(39.2%)에 18.3%포인트 차이로 당선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인 4월 15일 ‘정권교체 위해 야당 후보 당선’은 55%인 반면 ‘정권 유지 위해 여당 후보 당선’은 34%에 그쳤다. 야당 후보 당선이 여당보다 21%포인트 높았다. 그리고 이러한 격차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박 후보 득표율 차이와 궤를 같이했다. 10월 10일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 당선’은 52%인 반면 ‘야당 후보 당선’은 35%에 머물렀다. 양측 격차는 17%포인트다. 이러한 격차는 한국갤럽 최근 15개월 여론조사에서 4·7 재·보궐선거 시기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한국갤럽 자체조사, 10월 5~7일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정당지지율은 크게 두 가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무선전화면접조사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1∼3%포인트 사이를 오간다. 어느 정당이 우세하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유무선 자동응답조사(ARS)에선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안팎으로 앞선다. 조사 방식에 따라서 정당지지율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무당층을 분석하면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무당층은 ARS에선 많지 않지만 무선전화면접조사에선 30% 내외에 달한다. 과거 무당층은 비판적 참여 성향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더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30% 중 거의 3분의 1이 20대(18·19세 포함)이다. 20대는 보수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무당층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을 앞선다고 보는 게 합리적 추론이다.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대략 긍정 40% 내외, 부정 55% 내외로 나타난다. 최근엔 부정 평가는 높아지고 있는 데 비해 긍정 여론은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임기 5년차 2분기를 통과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다. 같은 시기 1997년 김영삼 대통령 지지율은 10% 아래로 급락했다. 이는 그해 대선에서 정권교체로 나타났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 지지율은 20% 중반까지 하락했지만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도 20% 중반을 유지했지만 정권은 교체됐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도 20% 중반이었지만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이러한 과거 사례로 볼 때 대통령 지지율은 1997년처럼 극단적으로 폭락하지 않는다면 대선과 연관성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진출한 네 명의 후보. 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뉴시스]
민심, 정당지지율,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까지 정치 지형은 야당으로 한층 기울어져 있다. 이 후보에게도 최후 수단은 남아 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배경엔 영남후보론이 자리 잡고 있다. 호남-충청 연합 대신 영남후보론(호남+수도권 젊은 층+영남개혁세력)을 제시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이명박 대통령 심판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내년 대선에서 이 후보가 현 정부와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야당으로 기운 정치 지형을 헤쳐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6월 11일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야당 후보, 윤석열? 홍준표?
지난 3월 검찰총장을 사퇴한 후 윤 후보 대세론은 5∼6개월가량 지속됐다. 홍 후보가 7∼8월을 거치면서 거세게 추격했다. 지난 9월 추석을 기점으로 홍 후보 상승세가 숨고르기에 들어갔고, 윤 후보가 재반등을 시도하면서 양강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윤·홍 후보는 여론조사마다 선두를 바꿔가며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윤 후보가, 20∼30세대에선 홍 후보가 앞서나가는 형세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국민의힘 핵심 지지 기반은 유권자 약 28%를 차지하는 60대 이상이다. 여기에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등 영남이 더해진다. 이들이 보수 정당 주류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보수정당 대선 후보, 당대표 등 지도부 선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정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당내 경선에서 높은 투표율을 나타내곤 했다. 이번 대선 최종 경선에서도 이들의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다. 국민의힘 본경선 룰은 ‘국민여론 50%+당원투표 50%’로 구성돼 있다. 당원선거인단은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이 주를 이룬다. 대략 57만 명 수준이다.
※ 의뢰기관: 오마이뉴스 / 조사일: 2021. 10. 11~12 ※ 리얼미터
책임당원은 50대 이상이 38만 명에 육박한다. 또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비중이 거의 43%에 달한다. 책임당원은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훨씬 보수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ARS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낮아 종종 논란이 되지만 책임당원, 즉 당원 민심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도 있다. 책임당원은 일반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많다. 응답률이 낮을수록 이들 정치고관심층 여론은 상대적으로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 여론조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원 민심에선 윤 후보가, 국민 여론에선 홍 후보가 다소 앞선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다만 윤 후보의 당원 민심 리드 폭이, 홍 후보 국민 여론 리드 폭보다 다소 크다. 미세하지만 윤 후보가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홍 후보에게도 반전의 기회는 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6·11 전당대회 이준석 당대표 당선은 20∼30세대 선택에서 비롯됐다. 20∼30세대에서 강한 홍 후보가 선전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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