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행복이란 자기가 만들고 찾아가는 것”이라며 “남편에게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씨는 요즘 “남편을 위해 산다”고 한다. 남편을 위해 기꺼이 해줄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정성을 가득 담은 요리다.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찹쌀쇠고기 전병 구절판’도 그중 하나다.
김씨는 “특별한 재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뭐든 집에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며 “그래야 평소에도 해먹기 쉽다”고 했다. 김씨가 즉석에서 마련한 재료는 무와 무순, 당근, 밤, 잣, 호두, 양파, 배 등.
이 요리는 재료를 하나하나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껍질을 벗긴 무는 채 썰어 소금을 뿌려뒀다가, 어느 정도 절여지면 물기를 뺀다. 그래야 씹히는 맛이 신선하다. 당근과 밤은 껍질을 벗겨 채 썬다. 마른대추는 하루 정도 물에 불렸다가 씨를 빼고 채 썬다. 잣과 호두는 껍질을 잘 벗겨 잘게 다진다. 양파도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썰고, 무순은 물에 잘 씻는다. 배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먹기 직전에 써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달걀지단을 부친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꽃을 본다. 정말 예쁘다. 어떻게 이렇게 예쁠 수 있을까 싶다. 그걸 화폭에 담는다. 그리고 행복을 노래한다.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행복도. 세상에 완전한 인간은 없다.
김씨에게는 요즘 또 하나 행복한 일이 생겼다. 지난해부터 꽃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좋아하는 꽃그림을 화랑에서 사려니 너무 비싸고, 그림을 전공하는 딸에게 그려 달랬더니 바쁘다고 해서 직접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헌데 1년 반 정도의 경력치고는 그림 솜씨가 범상치 않아 보인다.
“그림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죠. 조용한 혼자만의 공간에서 그림을 완성해가면서 갖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색감과 구성이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표현됐을 때는 흥분해서 잠자는 남편을 깨워 보여주기도 하죠.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나 완성했을 때 모두 정말 행복해요.”
김씨는 이런 행복을 좀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남편 이씨도 같은 생각이다. “나이도 들고 상도 받아서인지 더욱 조심스러워지네요. 우리 부부가 뭔가를 남겨야 할 것 같은 부담도 들고요. 아직은 고민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