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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속 숨은 진주 ‘진산’의 실체

원자력의학원, 섭취 후 항암면역효과 18배 증강 확인

인삼 속 숨은 진주 ‘진산’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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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대 초 국책사업으로 연구가 시작돼 13년 만에 그 효과가 밝혀진 천연물질 ‘진산’. 인삼에 든 극소량의 다당체인 진산은 동물실험 결과 항암면역증강 효과와 항암치료에 의한 부작용 완화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과 미국에서 효능특허를 인정받기도 했다.
인삼 속 숨은 진주 ‘진산’의 실체
‘진산(Ginsan)’이라는 물질이 있다. 건강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름만 들으면 이 물질이 인삼과 관련이 있는 어떤 물질임을 눈치챌 것이다. 인삼의 국제적 학명은 ‘진셍(Ginseng)’으로, 국내 인삼 가공식품의 이름에는 이제 인삼이라는 단어보다 진셍이 더 많이 쓰인다.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약자인 KT&G에서 G는 진셍의 앞자를 딴 것이다.

진산은 분명 인삼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하지만 지금껏 인삼의 주성분으로 알려진 사포닌과는 여러 면에서 구별된다. 강심제나 이뇨제로 한방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사포닌은 인삼뿐만 아니라 다른 식물에도 들어 있다. 인삼에 특히 많이 들어 있을 뿐이다. 인삼이 우리 몸에 좋은 효능을 발휘하는 데 사포닌이 대표적인 기능을 한다.

하지만 진산은 오직 인삼에서만 추출한다. 그것도 인삼에는 3%만 들어 있기 때문에 이를 추출하려면 인삼의 나머지 성분(97%)은 모두 버려야 한다. 그런데도 진산이라는 물질이 주목을 받는 것은 그만큼 효능이 뛰어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진산의 발견

과연 진산의 정체는 무엇이고 어떤 효능을 지닌 것일까. 진산은 인삼(Ginseng)과 다당체(An)의 합성어로, 한국원자력의학원(옛 원자력병원) 면역학교실 윤연숙 박사(약학, 면역학)가 1998년 4월 이름붙였다. 즉, 윤 박사가 세계 최초로 이 물질을 발견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자체로 국가적 차원의 쾌거라고 할 만하다. 버섯에 많이 든 것으로 알려진 다당체는 현재 항암효과와 면역증강 효과가 한창 검증되고 있는 신물질. 거기다 인삼에서 추출한 것이라 하니 일반인이 봐도 뭔가 있어 보인다. 윤 박사가 2000년 8월 특허청, 2002년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효능특허’의 제목은 ‘조혈촉진 작용, 골수방어작용, 암세포 살해 면역세포 생성작용 및 방사선 민감작용이 우수한 인삼 다당체’.



효능특허는 기본적으로 제조기술 특허나 배양 특허 등 다른 특허 개념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반 특허가 주로 생산공정에 대한 것이라면 효능특허는 그 물질의 인체에 대한 효능을 인정하고 이 물질에 대해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는 특허다. 사실 윤 박사가 진산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미 13년 전인 1993년 12월. 하지만 그때 출원한 특허는 5년 후인 1998년에 가서야 받아들여졌다. 당시 신물질에 붙여졌던 이름은 ‘면역증강효과를 나타내는 인삼단백다당체, 진산’이었다.

진산에 부여된 효능특허를 풀이하면 진산은 혈액 내의 혈구(백혈구)를 만드는 작용을 하면서 T세포, B세포 등 면역세포를 생성하는 골수의 기능을 보호하고,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관련 세포, 즉 NK세포(자연살해세포), 대식세포, LAK세포를 생성시키는 다당체라는 뜻이 된다. 효능의 대부분이 면역기능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체는 세균과 바이러스, 이물질이 들어오거나 암세포가 생성되면 자신의 모든 면역체계를 가동해 이를 막는다. 우리는 이들이 몸속에 들어오거나 생기면 곧바로 해당 질병에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세포, 바이러스, 암세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공기와 물, 혈액 등을 통해 몸속에 들어오지만 면역체계가 이를 막아내고 있을 뿐이다. 질병이란 우리의 면역체계가 이들과의 싸움에서 졌을 때 발생하는 것이다. 세균과 바이러스, 암세포가 인체의 적군이라고 한다면 백혈구, 면역세포, 면역관련 세포는 아군인 셈이다. 이 중에는 일반 병사도 있지만 특성에 따라 일당백 싸움 능력을 가진 ‘특공 세포’도 있다. 특히 자연살해세포인 NK세포는 암세포만 찾아서 정확하게 죽이는 세포로 유명하다. 암세포를 죽이거나 크기를 줄이는 세포에는 대식세포와 T세포, LAK세포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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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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