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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급변사태 태스크포스팀 구성 화교 보호 명분 군사개입 가능성

크림 반도 사태와 중국의 한반도 전략

北 급변사태 태스크포스팀 구성 화교 보호 명분 군사개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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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과 크림 반도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 중국과 한반도 문제를 크림 반도 사태와 연결 짓는 시각도 많다.
  • 중국이 크림 반도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살펴봤다.
北 급변사태 태스크포스팀 구성 화교 보호 명분 군사개입 가능성

중국과 북한을 잇는 ‘중조우의교’.

중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땅인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차지한 러시아의 처사에 대해 에둘러 반대 의견을 밝혔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가타부타 말이 없다. 크림 반도 사태를 보는 이중적 태도 탓이다.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크림 반도 점령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중국은 크림 반도에서 일어난 것 같은 분리 독립 움직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다민족 국가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대립하는 점에서 비슷한 처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국가의 유지와 영토의 보존은 중국의 지상 명제다.

14억 명을 바라보는 중국 국민의 92%는 한족이다. 하지만 나머지 8%도 만만치 않다. 한족이 아닌 55개 민족 1억여 명이 중국 땅에 산다. 이 중 조선족이 300만 명, 가장 적은 러시아족도 40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남북한과 러시아라는 모국이 있지만 분리 독립 움직임과는 거리가 멀다.

러시아 지지는 자해행위

그러나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티베트장족자치구의 티베트인 같은 소수민족의 사정은 다르다. 이들 민족은 크림 반도의 러시아인과 마찬가지로 분리 독립을 강렬하게 원한다. 무장 투쟁도 불사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중국이 러시아의 크림 반도 점령을 지지하면 상황이 애매해진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제압해야 할 위구르족이나 티베트인의 분리 독립을 막을 명분이 없어지는 것이다. 상황은 엉뚱하게 치달을 수 있다. 실제로 크림 반도 사태와 유사하게 위구르족이나 티베트인이 주민투표로 중국에서 독립하겠다는 사태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최악의 경우 과거 구소련이 경험한 제국의 해체라는 비극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행동을 지지하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다.

중국 내 여론의 분위기도 이런 쪽으로 흘러간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드러내놓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러시아의 행동을 지지하는 것은 자국의 눈을 찌르는 자해 행위라고 본다. 런민(人民)대학 정치학과의 팡창핑(方長平) 교수의 말이다.

“중국의 민족 정책은 당자쭤주(當家作主)이다. 현지에 뿌리내리는 민족이 그곳의 주인이라는 말이다. 상당한 자치권을 준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분리 독립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자치도 중국이라는 큰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가능하다. 만약 이 임계선을 넘어서면 체제에 대한 도전이다. 중국 정부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크림 반도의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사는 지역을 모국으로 귀속시켰다. 중국이 이런 행보를 좋게 볼 리가 없다. 이를 부추긴 러시아의 행태는 더 말할 것이 없다. 주변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나 나를 비롯한 오피니언 리더 대부분은 다 이렇게 생각한다.”

실제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은 팡 교수의 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광의의 중국인, 즉 중화민족으로 살아가겠다는 소수민족에게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며 포용한다. 다른 생각을 품을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

중국의 대표적 화약고인 신장위구르자치구가 직면한 현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중국의 민족 정책을 부정하거나 저항하는 위구르인이 매년 평균 수백 명씩 당국에 의해 희생당한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중양(中央)민족대학의 회족 교수 A씨는 이렇게 말한다.

“중국에서 소수민족이 살아가는 방법은 두 가지 외에는 없다. 분리 독립을 위해 중국의 중앙정부에 저항하는 것과 무릎을 꿇은 채 순응하는 것. 현실적으로는 순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해야 한다. 크림 반도에서와 같은 일은 중국에서 일어나기 힘들다.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중앙정부는 피를 부르는 무자비한 진압에 나설 게 확실하다.”

A씨에 따르면 중국에서 크림 반도와 유사한 일부 영토의 분리 독립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중국 내 소수민족 지식인들이 크림 반도 사태에 일견 고무되면서도 외면적으로는 자신들의 견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소수민족 지식인은 한족 지식인과는 달리 러시아의 행보에 상당히 우호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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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 아시아경제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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