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호

‘아싸!’긍정의 힘을 이용하라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yoonek18@chol.com

  • 입력2008-10-06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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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장이야말로 머피의 법칙과 샐리의 법칙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워터해저드로 날아간 공이 물수제비를 뜨고 튀어나오기도 하고, OB가 날 공이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기도 한다. 10m짜리 내리막 롱 퍼팅이 꽂히는가 하면 큰 대회에서 공이 깃대에 붙어 ‘니어 핀’ 상을 받기도 한다. ‘이상하게’ 공이 잘 맞느냐 잘 안 맞느냐는 결국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 내 마음속에 머피가 사는지 샐리가 사는지 이것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공하는 사람은 남과 다른 비결을 갖고 있다. 그 비결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성공학 전문가들은 성공한 사람의 성공인자를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즉 성공한 사람 따라 하기와 성공한 사람과 함께하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한 경영 컨설턴트는 젊어서 성공한 사람의 강연회에 열심히 참가해서 강의를 듣고 악수하고 사진 찍고 사인까지 꼭 받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패턴을 열심히 따라 했더니 어느새 자기도 성공했다고 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골프를 잘하려면 본인 스스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프 고수들을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프로선수나 아마추어 고수들을 만나서 그들의 성공 패턴을 받아들이면 틀림없이 골프 실력이 향상된다. 나 자신도 최근 골프 고수들을 자주 만난 결과 놀랄 만큼 실력이 향상됐다. 친구들은 나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고수들의 기(氣)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부러워한다. 과연 기는 존재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정신에너지, 염력의 힘

    중국의 옛말에 ‘지일동기(志一動氣)’라는 말이 있다. ‘뜻이 순일하면 기를 움직인다’는 의미인데 어떤 일에 몰입하고 초점을 맞추면 주변 환경까지 달라진다는 개념이다.



    심리학적으로는 일종의 염력(念力)이 생기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골프는 멘털 스포츠이기 때문에 특히 염력이 중요하다. 타이거 우즈든 비제이 싱이든 벤치마킹 대상을 정해놓고 그 사람의 모든 면을 모방해보는 것도 좋다.

    나는 ‘이글’을 한 사람이나 ‘홀인원’을 한 사람을 만나면 꼭 그와 악수를 하고 함께 사진도 찍는다. 이웃사촌 중에 K라는 중소기업 사장이 있는데 이 분은 몇 년 전 알바트로스를 했다. 나는 이분과도 자주 라운드하고 식사도 함께한다. 물론 알바트로스의 기를 받기 위해서다.

    우리 동네에 사는 의사는 애완견 이름을 ‘버디’라고 지었다. 매일 버디를 부르다 보면 버디 할 확률이 높아질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이 개는 손님들이 와서 골프 이야기를 하다가 ‘버디’라는 말만 나오면 곧바로 달려온다).

    나는 몇 년 전 코카스패니얼 종 강아지를 한 마리 키웠는데 이름을 ‘알바’라고 지었다. 알바트로스를 줄인 말이다. 우리 집에 온 손님들은 내가 ‘알바’를 부를 때마다 한마디씩 한다. ‘이 집은 강아지도 아르바이트 시키나?’

    모든 스포츠는 ‘염력의 힘’이 필요하다. 테니스 요정 사라포바는 공을 칠 때마다 괴성을 지른다. 그녀는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공을 친 순간 ‘상대방 코트 가장 깊숙한 곳으로 꽂히라’고 공에게 주문한다”는 말을 했다.

    내가 아는 모 교수는 골프장에 가기 전날에는 골프공 두 개를 이불 속에 넣고 잔다고 한다. 골프는 공을 부드럽게 다루어야지 억지로 때리면 사고가 난다는 것이 그분의 주장이다.

    골프를 잘하려면 체력뿐만 아니라 염력까지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비단 골프뿐만 아니라 사업이나 대인관계에서도 염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일종의 염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머릿속으로 특정 골프장의 18홀을 처음부터 샷을 하면서 나간다. 벙커도 피하고 워터 해저드도 건너고 그린 위에서는 퍼팅 라인까지 살펴가면서 정교한 퍼팅을 한다. 18홀이 다 끝나면 지금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공략하는 식으로 다시 도전할 수 있다.

    특히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골프장이나 자주 가는 골프장의 코스를 암기해놓고 다양한 방법으로 코스를 공략하는 이미지 훈련을 하면 실전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남과 똑같이 해서는 남 이상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골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싱글 핸디캐퍼들을 보면 골프 연습장에만 열심히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나름의 독특한 염력 활용법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방법을 활용하면 자신감이 생겨 징크스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흔히 골프가 안 되는 이유는 100가지가 넘는다는 얘기를 한다. 정신력이 약한 사람들은 마음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대신 핑곗거리와 변명거리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필드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 사람은 평소 두 가지 힘을 기르는 훈련을 하면 크게 도움이 된다. 한 가지는 팔다리의 근력을 기르는 일이고, 또 한 가지는 정신의 에너지, 즉 염력을 기르는 일이다.

    샐리의 법칙 vs 머피의 법칙

    일이 이상하게 꼬이는 현상을 머피의 법칙(Muphy‘s law)이라고 한다. 아침에 알람시계가 울리지 않은 바람에 늦게 일어났고 출근을 급하게 서두르다 보니 지하 주차장에 내려갔는데 자동차 키를 놓고 왔다. 다시 집에 올라갔다 내려와서 과속운전을 하다가 교통경찰의 단속에 걸렸고 결국 지각을 했는데 그날따라 회장님이 회의에 참석해서 근무기강에 관한 훈시를 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이렇게 일이 꼬이더니 점심 먹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지갑을 집에 놓고 온 것을 알게 된다. 이쯤 되면 오늘 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계속 불안해지고 일은 점점 더 꼬이게 된다.

    ‘오늘은 정말 이상하게 재수가 없는 날이군!’ 살다 보면 누구나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정말 이상한 것은 이런 일이 가끔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주 생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머피의 법칙이 일상화된 사람이다.

    ‘아싸!’긍정의 힘을 이용하라

    티샷을 할 때 티를 어디에 꽂느냐보다 어디에 설 것인지를 고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진은 양용은의 파워 넘치는 드라이버 샷.

    이와는 반대로 샐리의 법칙(Sally‘s law)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아내가 급하게 차를 쓸 일이 있다고 해서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우연히 본부장을 만난다. 본부장은 유가가 이렇게 오를 때 에너지 절약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한 달 째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

    ‘역시 김 과장은 다르구먼.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있으니 항상 든든해!’

    회사에 출근해 보니 그날따라 가장 먼저 출근하는 사람에게 주는 행운의 꽃다발이 기다리고 있었고 아침 회의에서 사장님이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 훈시를 하자 본부장은 김 과장을 지하철에서 만났다면서 사장님 앞에서 칭찬을 한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아들이 오늘 학교에서 상을 받게 됐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는다. 퇴근길에 회사 근처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다른 직원들은 차량운전 때문에 고민을 하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러 간다.

    이윽고 집에 도착했더니 아내는 몸보신하라고 장모님이 보내준 토종닭으로 삼계탕을 끓이고 있다. 아들은 상장을 들고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아빠를 맞이한다.

    ‘아, 오늘은 이상하게 모든 일이 잘 풀리네. 정말 사는 맛이 나는구먼!’

    살다 보면 이런 날도 가끔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런 날이 자주 생기는 사람도 있다.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이상하게도 머피의 법칙에 시달리며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샐리의 법칙에 따라 즐겁게 사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냥 운이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과학으로 분석해냈다.

    미국 심리학회 회장인 마틴 샐리그먼(Martin Saligman)은 긍정의 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을 이끄는 대표 인물이다. 그는 머피의 법칙과 샐리의 법칙은 각자의 마음속에서 결정된다고 말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에겐 긍정적 반응들이 기다리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에겐 부정적 반응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골프장이야말로 머피의 법칙과 샐리의 법칙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워터해저드로 날아간 공이 물수제비를 뜨고 튀어나오기도 하고, OB가 날 공이 나무에 부딪혀 페어웨이로 들어오기도 한다. 10m짜리 내리막 롱 퍼팅이 꽂히는가 하면 큰 대회에서 공이 깃대에 붙어 ‘니어 핀’ 상을 받기도 한다. ‘이상하게’ 공이 잘 맞느냐 잘 안 맞느냐는 결국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 내 마음속에 머피가 사는지 샐리가 사는지 이것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승리 구호의 실행력

    인간은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면 실제로 실행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래서 기도도 하고 목욕재계도 한다. 마음의 힘을 모으는 ‘염력’은 요즘 심리학적으로도 그 영향력이 입증되고 있다. 이 염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호를 외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농구나 배구 경기에서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것도 염력과 팀워크를 다지기 위한 것이다.

    요즘 친목 골프회에 ‘아자’ 선수가 나타나서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티샷하기 전에 ‘아자, 아자!’를 외치고는 호쾌한 샷을 날린다. 게다가 그린 위에서는 ‘이번에는 반드시 집어넣겠다’고 선언한 후에 공이 컵에 떨어지면 ‘아싸’를 외치면서 어퍼컷 세리머니까지 한다. 이렇게 몇 번 당하고 나니까 이제는 ‘아자’와 ‘아싸’ 소리만 들어도 동반자들은 등골이 오싹해진다.

    퍼팅하기 전에 ‘이번에는 집어넣겠다’ 또는 ‘이번에는 꼭 들어간다’고 말하는 것도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냥 실행할 때보다는 선언 후 실행할 때 염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언한 것이 적중하면 주위 사람들에 대해 강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사실 ‘지도자’라는 말이나 ‘예언자’ ‘선지자’ ‘선각자’라는 말에는 공통의 의미가 있다. 먼저 깨닫고 먼저 말하고 먼저 실행한다는 의미다.

    조선시대 언젠가 오랜 가뭄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는데 마을 어귀에 앉아 있던 한 거지가 ‘내일부터 큰비가 온다’면서 밥통을 두들겨댔다고 한다. 마침 이튿날 큰비가 쏟아지자 동네사람들은 이 거지에게 달려가서 ‘그동안 도사님을 알아 뵙지 못하고 큰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사죄했다고 한다. 예언-실행은 이처럼 자신의 염력을 향상시키고 타인에게는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심리적 기법이다.

    나는 이 ‘아자 선수’의 염력을 테스트해본 적이 있다. 지난 봄 황사가 심하던 날 모두 마스크를 쓰고 라운드하기로 했다. ‘동일조건’을 내세워 네 명 모두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억지 주장해 아예 입을 막아버렸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평소 80타 전후를 치던 그가 전반 45타로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그런데 후반 시작하기 전에 이 친구는 마스크를 벗어던지더니 ‘후반에는 38타를 치겠다’고 선언하고 예의 ‘아자, 아자’를 외치기 시작했다.

    갑자기 버디와 파로 밀어붙이더니 후반을 37타로 마무리했다. 이래서 알토란같이 쌓아놓은 스킨스 상금을 대부분 가져가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또다시 깨달았다. ‘아자’ ‘아싸’ ‘나이스’를 외치는 사람은 성적이 좋아지고 ‘아이구’ ‘어랍쇼’ ‘미치겠네’를 외치는 사람은 자멸한다는 것을.

    절대긍정의 달인 윤석금 회장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긍정의 힘을 이용해서 사업에도 성공했고 골프도 수준급으로 즐기고 있다. 윤 회장은 내기 골프를 할 때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있는데, 이를 동반자들에게도 미리 공지하고 있다.

    첫째, 내기는 적은 금액으로만 한다.

    둘째, 컨시드(골프에서 상대편이 쉽게 홀에 넣을 것으로 여겨 공을 치기 전에 상대편의 퍼트 성공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일)를 주지 말고 끝까지 퍼팅한다.

    셋째, 누구든지 딴 돈은 돌려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적은 금액으로 내기를 하되 룰은 철저하게 지키며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큰돈을 걸고 하거나 딴 돈을 돌려주게 되면 다음 번에 또다시 만날 의미를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 원칙을 정했다는 설명이다.

    윤 회장과 라운드하면서 느낀 점은 그가 절대긍정의 힘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린 위에서는 누구든지 윤 회장에게 압도당한다. 4~5m 거리 퍼팅을 쏙쏙 집어넣으며 버디나 파를 잡아내기 때문에 동반자들은 기가 죽는다. 그것도 그냥 넣는 것이 아니라 ‘요 정도는 다 들어가게 돼 있어!’라는 말을 하면서 집어넣는다.

    한동안 드라이브 비거리 190야드, 우드 3번 200야드, 그리고 정교한 퍼팅으로 동반자들을 제압했다. 드라이브 비거리를 보고 쾌재를 부르던 동반자들은 세컨드 샷에 놀라고 퍼팅에 기절한다. 언젠가 윤 회장에게 퍼팅 비결을 물어보았더니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나는 아무리 먼 거리 퍼팅이라도 컵에 공을 붙인다고 생각하지 않고 반드시 넣겠다고 생각하며 공을 친다.”

    “롱 퍼팅을 성공시킨 다음에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게 아니라 미리 들어갔다고 생각하고 웃으면서 퍼팅한다.”

    “나는 주특기가 퍼팅이다. ‘퍼팅은 자신있다’라고 스스로 말하며 마음을 관리한다.”

    윤 회장이 롱 퍼팅성공으로 내기에서 계속 승리하니까 사람들이 윤 회장의 운 좋은 손을 만져보자며 달려들었다. 좋은 기를 받자는 것이다. 그랬더니 윤 회장은 그냥 기를 뺏길 수는 없다고 주장해서 요즘은 한 번 손을 만지는 데 만원씩 낸다. 나도 요즘 윤 회장 손 두 번 잡고 2만원을 냈다. 내기 해서 돈 따고 손 잡혀주고 돈 벌고, 이래저래 돈을 벌 수밖에 없는 분이다.

    요즘 웅진그룹은 극동건설 인수, 새한 인수, 웅진캐피탈을 통한 금융업 진출, 태양광 사업 진출 등 사세가 쭉쭉 뻗고 있다. 게다가 다문화 방송국 개설, 캄보디아 우물 파주기 운동, 6·25전쟁 참전 미군용사를 위한 보은잔치, 유구천 살리기 운동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독하게 일해서 돈 벌던 시대는 지났다. 즐겁게 창의적으로 사회에 공헌하면서 사랑하고 사랑받는 기업이 돈을 번다.”

    이런 말을 하는 윤 회장의 경영 슬로건은 ‘또또사랑’이다.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해는 서원밸리에서, 올해는 렉스필드에서 홀인원을 했다(첫 번째 홀인원을 할 때는 나도 동반자여서 양복 한 벌을 선물로 받았다). 홀인원을 하면 3년간 운수대통한다는 속설이 떠오른다. 홀인원을 해서 웅진의 운세가 좋아지는 것인지, 사운이 뻗쳐서 연속 홀인원이 나온 건지 나도 헷갈린다. 그러나 내가 옆에서 볼 때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성공요인은 ‘절대긍정’의 힘이라는 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윤석금 회장 주변에 늘 파트너나 친구들이 몰려드는 것도 이 ‘절대긍정’의 힘이 자석처럼 좋은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멀리건과 골프의 품격

    골프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첫 홀부터 관리를 잘해야 한다.

    첫 홀 더블보기, 둘째 홀 더블보기, 셋째 홀 보기, 이렇게 세 홀 만에 5타를 까먹고 나면 그날은 초반부터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반면에 첫 홀에 가볍게 파를 잡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경기도에 있는 L골프장은 처음 세 홀이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처음부터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접대골프를 할 때 이 골프장에 가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 할까봐 조심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첫 홀은 왼쪽은 OB가 나기 쉽고 오른쪽은 급경사에서 흘러내리기 쉬운데다가 언덕 위에 있는 그린의 바로 밑에는 커다란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그러니까 세컨드 샷이 짧으면 벙커에 빠지고 길면 그린을 오버하게 된다.

    27홀짜리 이 골프장에서 이 코스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피해갈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 홀에서는 첫 번째 홀에서 OB가 나면 보통 멀리건(최초의 티샷이 잘못되어 벌타 없이 다시 한 번 치게 하는 것)을 준다. 어떤 사람은 아예 캐디에게 모두 파라고 미리 써 넣으라는 경우도 있다.

    첫 홀에서 OB가 나서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를 하고 나면 그야말로 김이 새서 샷이 흔들리는데 문제는 두 번째, 세 번째 홀 역시 파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이런 특이한 코스의 골프장에서는 적당히 멀리건을 준다. 멀리건은 친선골프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상대방이 초보일 경우에는 멀리건을 활용해서 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배려한다. 그러나 멀리건이 남발되면 정상적인 골프라고 할 수 없다. 심지어는 세컨드 샷도 멀리건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골프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최악의 경우는 스스로 멀리건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멀리건을 받다 보면 이를 당연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앞에서 첫 홀이 까다로운 골프장의 예를 들었지만 대부분 우리나라 골프장은 첫 홀이 비교적 쉽게 설계돼 있다. 그래도 몸이 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예 첫 홀은 적당히 넘어가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주말골퍼의 경우 첫 번째 홀에서는 티샷이 미스가 나면 대개 멀리건을 준다. 그리고 첫 홀은 더블 보기 이상을 해도 그냥 보기로 기록해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첫 홀에서 파를 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동반자 모두 파로 기록하는 간 큰 경우도 있다. 이것을 ‘일파만파’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PIPAR룰’이라고 하는데 첫 홀에서는 피 본 사람도 파로 인정해준다는 뜻이다. 첫 홀에서 OB를 내고 트리플 보기를 하면 김이 샐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처럼 첫 홀을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무려 18분의 1이 날아가버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요즘 새로 문을 연 어떤 골프장은 아예 19홀로 만들어져서 한 홀은 서비스홀로 제공하겠다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이런 경우야 관계없겠지만 그냥 18분의 1을 가볍게 넘기기에는 손실이 적지 않다.

    ‘시작이 반이다’ 첫 홀의 중요성

    나는 요즘 캐디에게 첫 홀부터 모든 타수를 그대로 적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첫 홀에 보기가 나오든 트리플 보기가 나오든 그대로 기록한다. 그러니까 당연히 첫 홀부터 신중을 기해서 샷을 한다.

    미리 연습스윙과 스트레칭을 잘해야 한다. 그래도 몸이 덜 풀렸으면 채를 좀 더 가볍게 휘두른다. 그리고 첫 홀에서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티샷 할 위치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슬라이스 홀이라면 티잉 그라운드의 우측에 서서 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대부분 공을 가운데 놓고 쳤지만 요즘은 코스의 특성을 잘 살펴본 후에 5스케일(범위)로 구분해서 1, 2, 3, 4, 5 어느 쪽에 서서 칠지를 정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많은 사람이 티를 꼽는 장소에만 몰두한 나머지 막상 자신이 발을 디디고 있는 곳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편평한 곳에 균형 있게 서지 못하면 사고가 나기 쉽다. 따라서 ‘어느 곳에 꽂느냐?’보다는 ‘어느 곳에 서느냐?’를 더 잘 살펴보아야 한다. 첫 홀을 잘 관리해서 파나 버디를 잡으면 그날은 나머지 홀도 기분 좋게 라운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첫 단추를 잘 끼워라!’ ‘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첫 티샷을 잘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요즘 새로 문을 여는 식당들을 보면 대부분 맛, 서비스, 인테리어를 처음부터 완벽히 갖추고 있다. 예전처럼 대충 준비해서 개업을 하고 차차 보완해가려고 했다가는 개업식 직후 곧바로 폐업식을 할 수밖에 없다. 골프든 경영이든 철저하게 사전준비를 하고 시작부터 좋아야 한다.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내 사전에 멀리건은 없다’ ‘예의상 주는 보기는 사양한다’ 는 각오로 첫 홀을 시작하면 골프의 맛이 분명히 달라진다.

    ‘아싸!’긍정의 힘을 이용하라
    윤은기

    약력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영학 박사, 한국골프칼럼 니스트협회 회장

    저서: ‘時테크’ ‘스마트 경영’ ‘윤은기의 골프마인드, 경영마인드’ 외 다수


    골프는 별도로 심판이 없는 만큼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상대방에게는 너그럽게 하라는 명언이 생겼다. 최소한 첫 홀부터 멀리건 달라는 소리는 하지 않는 것이 골퍼의 올바른 매너일 것이다.

    골프나 경영이나 올바른 마음자세로 처음부터 제대로 출발해야 성공할 수 있다. 특히 긍정의 힘은 필드에서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성공의 필수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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