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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무언의 승부사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자신감의 리더십, “너는 이것만 고치면 무조건 된다!”

  •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무언의 승부사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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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춘계리그에서 그가 감독을 맡고 있던 동국대가 건국대를 꺾고 창단 37년 만에 첫 우승을 했는데, 당시 그는 축하연에서 참석자들과 일대일로 대작하며 무려 150잔의 술을 받아 마시는 전설적인 기록을 세웠다.

-뇌경색을 앓고 나서 인생이 어떻게 달라지던가요.

“주위에서 뇌경색을 당한 사람을 많이 봐서 막상 제게 닥쳤을 때 그렇게 놀라지 않았어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죠. 열흘 지나니까 급속도로 좋아졌습니다. 한 달 만에 병원에서 나와 캠프로 갔죠. 그런데 몇 개월 지나니 좋아지는 속도가 아주 느려져요. 차도가 안 느껴질 정도로. 3년이 지나도 이전처럼 완치된다는 보장은 못한답니다. 금년에 하와이 캠프에 다녀온 이후 상태가 무지하게 좋아졌어요. 그런데 이번 WBC에서 나빠진 거죠.”

WBC는 편파적이었다, 그러나…

-언론에 ‘김인식 어록(語錄)’이 보도되더군요. 그중에는 ‘야구는 사람이 한다’는 것도 있어요. 야구만 그런 게 아니고 모든 구기 종목이 다 사람이 하는 거 아닙니까.



“매스컴에서 만든 말이지요.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경기라는 의미겠죠. 감독이 모든 걸 일일이 간섭하면 선수가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선수를 놓아주는 쪽으로 경기를 운영합니다.”

그러니까 ‘야구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가 한다’가 김 감독의 정확한 어록이다.

-하여튼 일본에 두 번 이긴 것도 통쾌했지만 야구의 종주국이라는 미국을 7대 3으로 꺾은 것이 대단한 쾌거 아닙니까. 미국 현지 반응은 어땠습니까.

“캐나다도 미국을 8대 6으로 이겼지요. 대신 캐나다는 우리보다 미국한테 점수를 많이 줬죠. 대회 시작 전에는 한국이 대만보다 못하다는 평이 나왔습니다. 아시아지역 예선 때 미국 스카우트들이 일본에 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구단장을 하다가도 다른 팀의 스카우트로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 스카우트들이 일본서 관전하고 미국에 돌아가 ‘한국 야구가 대만보다 떨어진다고 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아주 짜임새 있는 팀’이라고 전했죠.

미국에서 한국팀을 주목하게 된 계기도 우리가 피닉스에서 메이저리그의 캔자스시티 로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연습경기를 하고 나서였죠. 미국 스카우트들이 ‘우리가 일본에 가서 본 게 정확하다’고 했습니다. 멕시코, 미국, 일본과 시합하기 전이었어요.”

-대진표 작성, 경기시간 변경, 심판 판정에서 미국의 횡포가 심했습니다. WBC에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할 방법이 없습니까.

“사실 횡포는 횡포인데…. 대회 조직위원회 구성원 대부분이 미국 사람이니까요. 미국-한국 경기에서는 괜찮았지만 미국-멕시코 경기에서는 심판에 문제가 있었죠. 홈런을 2루타로 판정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지만 서로 이해해야죠. 역사가 오랜 대회가 아니고 첫 대회니까요. 시행착오를 거치며 고쳐 나가야죠. WBC를 존속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WBC 조직위원회는 4년 주기로 대회를 열되 월드컵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2차 대회를 2009년 열기로 했다. WBC 대회를 개최하자면 경비가 수천억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미국, 일본 외에는 엄두를 낼 국가가 거의 없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패인(敗因)은 뭐라고 봅니까”라고 묻자 그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왼손을 내저으며 “완패였죠”라고 대답했다.

“우리 팀은 투수가 버텨줘야 했죠. 그때 구대성이 나갈 타임이었습니다. 구대성이 막아줬으면 승부가 한두 점으로 결정날 것 같은데 담이 결려서 못 던진다는 거야. 결국 나이 어린 전병두가 투 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나쁜 코스로 가는 바람에 유인한다는 게 엉뚱하게 좋은 볼을 던져 2루타를 맞았습니다. 그것이 시작이었죠.”

박찬호가 나왔더라면…

-실전 경험이 많은 노장들은 큰 경기에서도 위축되지 않겠지요.

“전투 경험이 많아야 되지만 결국은 실력이 있어야 자신이 생깁니다. 그게 제일 중요하죠. 실력 플러스 경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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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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