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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그린 필드 ③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스트시티

악어 득실대는 해저드, 그린에 옮겨놓은 ‘동물의 왕국’

  • 김맹녕 한진관광 상무·골프 칼럼니스트 kimmr@kaltour.com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스트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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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시의 자연이 숨쉬는 아프리카. 그 대자연 속의 라운드는 상상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다. 아프리카의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엔 악어와 함께 라운드할 수 있는 이색 골프 코스가 펼쳐져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스트시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2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한 도시 ‘선시티(Sun City)’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개의 골프 코스가 있다. 해마다 세계 최고의 우승 상금(200만달러)이 걸린 투밀리언 네드뱅크 챌린지 대회(Two million dollar Nedbank Golf Challenge)가 열리는 ‘게리 플레이어 코스’와 악어로 유명한 ‘로스트시티 골프 코스(Lost city Golf Course)’다. 두 코스 모두 남아공 출신의 전설적인 골퍼 게리 플레이어가 설계한 작품. 게리 플레이어는 각종 골프대회에서 150여 회나 우승을 차지한 인물이다.

비교하긴 어렵지만 두 코스 가운데 아마추어 골퍼에게 인기가 높은 곳을 굳이 고르라면 로스트시티 코스다. 라운드 중에 악어를 만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스트시티’라는 이름은 이 지역의 역사와 관계가 있다. 먼 옛날 이곳에 있던 화려한 도시국가가 지진으로 모두 땅 속에 묻혔는데, 그 ‘잃어버린 도시’를 기억하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길이 6983m에 파72홀인 이 골프코스는 사막과 깊은 숲, 그리고 화려한 빛깔이 어우러져 아프리카 특유의 장관을 연출한다. 진한 녹색 페어웨이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메마른 노란색 러프, 진한 흑갈색 벙커와 군데군데 포진한 남색 연못, 여기에 코발트색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서양화다.

하지만 이 골프 코스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악어다. 클럽하우스 입구에서부터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동(銅)으로 만든 악어 조각상이 골퍼를 맞는다. 클럽하우스 테이블에도 어김없이 악어 사진이 붙어 있고, 식음료를 담아내는 컵이며 식기에도 악어 그림이 그려져 있다.

1번 티에서 티샷을 하려고 티마커를 보니 그것도 악어를 조각해놓은 것이다. 그린에 올라가보니 깃발에도 악어가 그려져 있고, 홀 몇 곳에는 ‘악어 출현 주의’ 경고 팻말까지 꽂혀 있다.

아프리카 상징하는 6개 벙커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스트시티

17번홀 티잉 그라운드 주변엔 아프리카 선인장이 심어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1번 홀. 힘차게 티샷한 볼이 오른쪽 워터 해저드 경계선 부근에 떨어졌다. 공을 찾으러 가면서 캐디에게 슬며시 물었다. 여기에 진짜 악어가 있는지, 아니면 그저 상징적인 표시 내지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악어를 이용하는지. 그러자 흑인 캐디는 빙그레 웃으면서 간결하지만 명확하게 “No!”라고 답했다. 진짜 악어가 있다는 얘기였다.

공이 떨어진 곳에 이르러 공을 찾느라 부산을 떠는 순간 10여 마리의 아프리카 기러기가 “꽥!” 하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날아올랐다. 공 찾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던 차에 혼비백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광경을 본 캐디가 배꼽을 잡고 웃으며 “누구나 이 골프장에 오면 이렇게 한두 번은 아프리카식 환영인사를 받으니 갈대밭이나 깊은 러프에서는 특히 조심하라”고 일러줬다. 실제로 18홀을 도는 동안 야생 타조가 붉은 먼지를 날리며 질풍같이 달리는 기이한 장면과 수백마리의 사슴떼가 무리지어 달려가는 장관은 TV에서 보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8번 파4홀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에 이르는 100m 거리에 키 작은 노랑 아프리카 선인장이 자라고 있어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했다.

드디어 악어가 있다는 13번 파3홀. 티잉 그라운드에 서서 앞쪽을 내려다보니 그린 앞 수풀이 우거진 연못에 30여 마리의 악어가 서너 마리씩 무리를 지어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야디지북과 거리표지판을 보니 내리막 경사에 150m라고 거리표시가 돼 있어 7번 아이언을 꺼내들자 캐디가 한마디 조언을 했다. 연못에 볼이 빠지면 찾을 수 없으니 한 클럽 길게 잡으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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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한진관광 상무·골프 칼럼니스트 kimmr@kal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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