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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분석

정동영-김근태의 대권플랜

통합의 리더십 vs 평화통일 전도사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gangpen@donga.com

정동영-김근태의 대권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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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당 지지도가 급상승하다가 자신의 노인폄훼 발언으로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정 전 의장은 당 안팎에서 총선 승리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번 총선을 통해 친(親)정동영 세력을 원내에 상당수 진출시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당내 기반도 확실히 다졌다.

순간순간 정치적 노련함을 발휘해 보수층의 반감을 감소시키는 데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 제안은 다른 한 축을 인정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위한 새로운 정치모델’을 제시하는 한편 국민에게 정 의장에 대한 안정감을 심어줘 합리적 보수세력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게 한 측근의 설명이다. 정 전 의장이 중도보수 성향의 전문가그룹을 집중적으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던 것이다.

의장직 유지를 바랐던 측근들은 총선 이후 다양해진 당내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조정하기 위해서라도 당 의장의 지도력이 더욱 요구되는 만큼, 그 역할을 수행하면서 차기대권 주자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세워놓은 것이 이른바 ‘당-청 한 몸론’이다. 당과 청와대가 선택적 협력보다는 현안마다 ‘한 몸처럼’ 긴밀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풀어가야 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면서 당을 장악하고 확고한 지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 궁극적으로는 당의 노선을 합리적 개혁, 실용적 개혁으로 정리하고 정 전 의장이 그동안 내세웠던 ‘통합과 상생의 정치구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정 전 의장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정동영의 비전’이 바로 그 내용이다. “탈권위주의적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제는 권력의 집중과 권위주의로부터 탈피해야 할 때다. 21세기는 ‘개개인이 생산적으로 사고하고 결정해 이의 총합이 사회발전으로 통합되는 시대’다.”

하지만 정 전 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하고 입각 쪽으로 방향을 정하면서 이런 전략은 대폭 수정될 수밖에 없게 됐다.

‘천신정’의 당-정-청 한몸론

정 전 의장이 입각을 결심하게 된 것데는 노 대통령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정 전 의장에게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노인폄훼 발언을 만회할 기회를 갖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현재 통일부 장관이 유력시되지만 어떤 자리에 입각하든 정 전 의장의 입장에서는 활용가치가 충분하다. 정 전 의장은 그동안 ‘지나치게 대중적 인기에 영합한다’거나 ‘포장에 비해 내용이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노 대통령 탄핵정국과 총선과정에서는 ‘감성정치’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국정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도 자주 지적되는 단점이다. 정 전 의장에게 입각은 이런 지적과 우려를 일시에 말끔히 해소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정 전 의장측은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기존에 세워놨던 전략인 ‘당-청 한 몸론’을 ‘당-정-청 한 몸론’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건은 충분하다. 당은 내년 초까지 신기남 의장 대행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됐고, 원내는 천정배 원내대표가 장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 전 의장이 입각하게 된다면 이른바 ‘천신정’은 서로간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측근들은 기대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총선기획단 부단장 겸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현미(金賢美) 의원의 정 전 의장에 대한 평가다.

“청와대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 1년 만에 정 의장을 봤는데 굉장히 많이 변해 있었다. 그 사이 각 분야의 전문가그룹과 만나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준비한 것이 축적돼 있음을 느꼈다. 콘텐츠가 그만큼 준비된 사람도 없다. 다만 오랜 방송생활에서 몸에 밴 깔끔한 말투와 외모로 인해 오히려 자신의 콘텐츠를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리더십도 따뜻한 리더십, 화합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제일 나이가 어린 데도 중앙위원들을 존중하면서 원만히 회의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김 의원은 정 전 의장의 정치적 자질에 대해 “상식과 자기 철학이 있고, 애정이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전문적인 식견이 다소 부족하겠지만, 그런 것들을 취사선택해서 소화할 만한 능력이 있다”면서 “대통령감으로서 자질이 충분하다”고 추켜세웠다.

김 의원은 다만 “이 시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면서, 좀더 폭을 넓혀 사람들을 만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 전 의장의 입각을 염두에 둔 말이다.

GT의 대권플랜 3대 키워드

김근태 전 원내대표의 대권플랜도 입각으로 인해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통일부 장관이 될 경우에는 그다지 손질할 필요가 없지만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입각할 경우에는 복잡해진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정보화 사회’라는 3대 키워드에 맞춰 대권을 향해 차곡차곡 준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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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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