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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논술

‘글래디에이터’

민주, 자유, 리더십…인생 역정의 스펙터클

  •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글래디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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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십이 화두다. 각종 수식어를 붙인 리더십 관련 서적이 쏟아지고 성공한 조직의 리더에게 러브콜이 빗발친다. 바람직한 리더십은 인류의 오랜 고민. 효율적 통치와 피지배자의 자유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정치체계를 거쳤다. 글래디에이터의 폭군 코모두스 황제는 도의는 없되 효율적으로 군중을 통치할 책략을 마련하지만 되레 자신이 함정에 빠지고 만다.
‘글래디에이터’
흔히 죽음은 미움도 사랑으로 바꾼다고 한다. 그럴 법한 이야기다. 그러나 독재 권력자의 죽음은 미움만 남기고 끝난다.

중국 민중은 폭군 진시황의 죽음에 대해 “진시황이여, 그대는 죽으리라. 내 집 문을 열고, 내 자리를 차지하고, 내 국물마저 가로채고 그것도 모자라 또 달라네. 한마디 인사도 없이 내 술을 다 마셨네”라며 처절함을 담아 노래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알렉산더의 죽음에 대해 “알렉산더는 죽어 먼지로 돌아갔다. 먼지는 흙이다. 흙은 진흙이 된다. 그리고 알렉산더가 변해서 된 그 진흙으로 우리는 맥주통의 마개를 만들어 쓴다”고 했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인간에게는 중간 결산이 필요하다. 특히 권력자에 대한 평가는 깊고, 넓고, 또한 냉정하다. 그 평가에서 업적과 선정(善政)이 확인된다면 권력자의 죽음은 비로소 영광의 영생으로 이어진다.

“존경하는 마이드 장군!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당신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내게 있습니다. 만약 작전에 실패한다면 장군은 링컨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이 편지를 모두에게 공개하십시오!-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

링컨이 남북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게티즈버그 전투 때 마이드 장군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면서 보낸 짧은 편지 내용이다. 책임은 자신이 지고 영광은 부하에게 돌렸다. 올바른 성품과 책임감에서 나오는 리더십의 표본이다.



‘현대사회에서의 리더십’을 논제로 한 논술이 여러 대학에서 다양한 형태로 출제되고 있다. 국가 지도자, 경영인 등 각 상황에 따라 어떤 리더십이 요구되는지를 익혀둬야 한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고대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글래디에이터는 고대 로마의 공공장소나 원형 투기장에서 사람이나 맹수와 싸우는 검투사를 뜻한다. 영화 내용은 로마의 한 장군이 노예 신분으로 전락한 뒤 자신과 가족의 복수를 위해 검투사로 재기하는 이야기다.

황제만 될 수 있다면…

이 영화는 ‘로마인에게 내려진 가장 극악한 저주’라고 하는 폭군 코모두스에 대한 역사의 평가로부터 발동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권력에 대한 의지와 욕구를 심층적으로 그렸다. 등장하는 캐릭터는 실존인물을 중심으로 하지만, 주인공 막시무스 장군은 허구의 인물이다.

‘명상록’으로 유명한 스토아 철학자이기도 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Antoninus·121∼180)는 덕망 있는 황제였다. 시민들에게 철학을 강의하고, 전쟁을 인간성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한 평화주의자였으나, 부득이 전쟁을 하게 되면 몸소 변방의 전선으로 나갔다. 영화에서는 그의 종말을 아들인 코모두스에게 살해된 것으로 그렸지만 실제로는 전장에서 얻은 역병 탓이었고, 아들 코모두스를 무척 아껴 후계자로 삼았다. 코모두스는 즉위 초에 자객의 습격을 받은 뒤부터 원로원을 겁내고 멀리했으며, 콜로세움에 나가 칼이 아니라 납으로 만든 검을 든 검투사를 상대로 살육 경기를 무수하게 벌였다. 13년의 치세 끝에 애첩 마르키아가 코모두스를 독살하려 했으나 독이 늦게 퍼져 그의 레슬링 상대였던 청년에게 목이 졸려 죽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해설 자막이 나오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전성기 때 로마제국의 세력은 아프리카 사막에서 영국 북부의 국경에 이르렀으며, 전세계 인구의 25%가 로마 황제의 통치를 받았다. 서기 180년,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게르마니아와 치른 12년간의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을 무렵… 로마 제국의 승리와 평화는 이제 마지막 고비에 직면했다!’

현악기와 기타가 어우러지는 신비로운 음악을 배경으로 로마와 게르마니아가 벌이는 치열한 전투 장면이 이어진다. 어둡고 울창한 삼림 속에서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리처드 해리스 분)가 직접 참전한 로마 부대가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로마의 위대한 장군 막시무스(러셀 크로 분)의 진격 신호에 따라 드높은 함성 소리와 함께 불화살이 날고, 숲이 불타고, 땅은 병사들이 흘린 피로 물들면서 마침내 전쟁은 로마의 승리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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