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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웰빙

야구해설가 하일성 완보(緩步)

“두 번이나 넘어졌으니 남은 인생은 천천히 즐기며 걸어야죠”

  • 글·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photo7@donga.com

야구해설가 하일성 완보(緩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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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은 그 자체로 불편과 고통을 주지만, 예고 없는 습격으로 사람의 기를 맥없이 꺾어놓는다.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일수록 병의 일격에 받는 충격이 크다. 그렇다고 반격의 기회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생각을 바꾸고 생활을 바꾸면 병은 오히려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자취를 감춘다. 반평생 앞만 보고 달려온 하일성 야구해설위원은 그래서 이제 천천히 걷는다.
야구해설가 하일성 완보(緩步)
4월8일 마침내 프로야구전이 개막했다. 지난 3월 온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여진이 남은 터라 야구인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레었다. KBS 야구해설위원 하일성(河日成·57)씨는 개막일, 대구로 향했다. 지난해 우승팀인 삼성과 롯데의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의 장점과 단점, 감독과 코치의 전략과 전술을 완전히 꿰고 있으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감칠맛나게 흘려주어 야구 보는 재미를 더하는 그의 입담은 올 시즌에도 유감없이 발휘될 것이다.

알려진 대로 지난 몇 년 사이 그는 커다란 위기를 두 번이나 겪었다. 2002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데 이어 2004년, 위에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은 것. 언제나 에너지가 넘쳐보였기에 그의 입원 소식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다행히 위기를 잘 넘기고 언제 쓰러졌냐는 듯 다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는 이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 야구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젊은 시절 다져놓은 체력을 믿고 건강 하나만큼은 자신있었다. 과로를 일삼고, 담배와 술로 피로를 마비시키면서도 일말의 걱정도 하지 않았다. 하루에 담배 3갑을 피우고, 일주일에 다섯 번은 새벽 3, 4시까지 술을 마셨다. 주위에서 그렇게 골프를 권했지만 골프를 시작하면 전날 늦게까지 술을 먹지 못하는 게 싫어서 배우지 않았다. 병원을 찾는 건 부끄러운 일로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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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photo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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