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호

‘다빈치 코드’의 무대 파리·런던

미스터리 추적자를 위로하는 역사도시의 매혹

  • 사진·글 /이형준

    입력2006-08-08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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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 코드’의 무대 파리·런던

    영국 스코틀랜드의 관문이자 ‘다빈치 코드’의 촬영무대 가운데 한 곳인 에든버러.

    2006년 5월18일, 영화 ‘다빈치 코드’가 지구촌 곳곳의 극장가에서 동시에 개봉됐다. 댄 브라운의 원작 베스트 셀러가 이미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지나간 뒤였지만, 영화화를 둘러싼 각계의 반응도 간단치 않은 터였다. 이날 아침과 저녁 두 번에 걸쳐 영화를 본 필자는 다음날 영화의 무대를 둘러보기 위해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달려가 구입한 책이 ‘다빈치 코드 일러스트와 스크린플레이’라는 안내서였다. 영화가 촬영된 장소 소개는 물론 주요 컷을 스케치한 100여 장의 사진과 일러스트가 수록된 책은 영화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상세했다.

    (그림 2)

    다음날 아침 영화 도입부를 장식한 루브르 박물관을 찾았다. 문을 열기도 전에 관람객으로 북적거리는 풍경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다만 소설과 영화 덕분인지 늘어선 줄이 예전보다 훨씬 길었다. 영화 속에서 이 박물관을 배경으로 한 부분은 수석 큐레이터인 자크 소니에르가 총을 맞아 사망한 장면과, 이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갔다가 함정에 빠진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을 프랑스 경찰국 소속 암호해독 전문가 소피 느뷔(오드리 토투)가 구해 나오는 도입부에 집중돼 있다.

    ‘다빈치 코드’의 무대 파리·런던

    파리 생 쉴피스 성당 안을 둘러보는 관광객.





    ‘다빈치 코드’의 무대 파리·런던

    루브르 박물관의 명물인 유리 피라미드 앞에 입장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다빈치 코드’의 무대 파리·런던

    ‘다빈치 코드’ 도입부의 주요무대인 루브르 박물관 회화관.

    루브르 박물관에서 영화가 촬영된 장소는 2층 회화6관과 회화관 화장실, 유리 피라미드 등이다. 소피가 랭던의 옷에 부착된 위치추적 장치를 떼어내 지나가는 트럭 위로 던진 장소는, 영화에서는 화장실 창문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거기서 조금 떨어진 이탈리아 회화관 창문이다.

    파리에서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영화의 주요무대로 등장한 장소는 생 쉴피스 성당이다. 성배(聖杯)를 찾기 위하여 성당을 찾은 사일러스(폴 베타니)가 수녀를 살해하는 장면과 성당 바닥을 부수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탈리아 건축가 조반니 세르반도니가 설계한 이 성당은 완공하기까지 134년이란 긴 세월이 걸린 건축물로 웅장한 외관과 함께 독특한 소장품이 많다는 점도 자랑으로 꼽힌다. 성당 바닥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금빛의 로즈 라인 대신 천체를 관측하는 용도로 쓰인 두 줄의 구리선이 깔려 있다.

    ‘다빈치 코드’의 무대 파리·런던

    영국의 링컨 대성당. 웨스트민스터 사원(작은 사진)과 외관이 흡사하다.



    웨스트민스터와 꼭 닮은 링컨 대성당

    프랑스와 더불어 ‘다빈치 코드’의 주요무대가 된 또 다른 나라는 영국이다. 런던에서 영화에 가장 비중 있게 등장하는 장소는 랭던이 사과나무를 보고 두 번째 클립텍스 암호를 푸는 장면을 촬영한 웨스트민스터 사원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이 종교건축물은 제작진에게 실내 촬영을 허락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는 그 외관만 담았고, 실내장면은 그와 흡사한 링컨 대성당에서 촬영됐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템스 강을 따라 20여 분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템플 교회는 티빙(이안 맥켈런)의 교란작전에 걸려든 랭던과 소피가 성배가 묻힌 곳으로 착각하고 방문했던 곳이다. 영화에도 등장한 기사들의 석관묘 등이 보존돼 있는 템플 교회는 1185년 기사단에 의해 건설됐다. 이를 보여주듯 광장 탑 위에는 기사의 동상이 서 있다.

    ‘다빈치 코드’의 무대 파리·런던

    링컨 대성당 챕터하우스의 벽화. 그림 중 일부는 금으로 도색되어 있다.(좌) 랭던과 소피가 클립텍스의 마지막 암호를 풀기 위해 찾았던 로슬린 예배당 내부.(우)

    ‘다빈치 코드’의 무대 파리·런던

    링컨 도심의 한 책방에 붙은 영화 포스터.

    런던 킹스크로스 역에서 기차를 타고 북쪽으로 2시간쯤 달리면 고풍스러운 도시 링컨을 만날 수 있다.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잡은 링컨 대성당은 고딕 양식의 외관부터 방사선 형태의 천장,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벽화로 장식된 챕터하우스까지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흡사하다.

    링컨 대성당에서 영화가 촬영된 기간은 정확히 4주로, 주요 장소는 대성당과 챕터하우스다. 대성당 장면 가운데 상당수는 성당 안에 세트를 만들어 촬영한 것이다. 반면 대성당과 도서관 사이에 있는 챕터하우스나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복도 등은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이다. 티빙 경의 정체가 발각되는 장면과 랭던과 소피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은 모두 챕터하우스에서 촬영되었다.

    ‘다빈치 코드’의 무대 파리·런던

    영화에서는 화장실로 나오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 회화관 창문.(좌) 링컨 시내에는 정감 넘치는 빅토리아 양식의 건축물이 즐비하다.(우 위) 로슬린 예배당이 있는 스코틀랜드의 펜틀랜드힐스 마을.(우 아래)

    클라이맥스에 어울리는 아름다움

    링컨에서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5시간쯤 이동하면 에든버러 남쪽 외곽에 있는 로슬린 예배당을 만날 수 있다. 소피와 랭던이 이곳 지하로 내려가는 장면과, 소피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확인한 뒤 혈육을 만나는 장면 등을 촬영했던 곳이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마을의 끝자락에 자리잡은 로슬린 예배당은 15세기 때 건설되었다. 온통 숲으로 둘러싸인 주변풍경이나 장미꽃과 비둘기, 여러 얼굴상이 조각되어 있는 내부는 너무나 아름다워 세계적 베스트셀러의 클라이맥스 배경이 될 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여·행·정·보

    인천에서 런던이나 파리까지는 직항편(11시간)을 타면 되고, 런던과 파리 사이는 유로스타(3시간)를 타는 게 편리하다. 파리에 있는 영화 촬영장소들은 지하철이나 도보로 두루 살펴볼 수 있지만, 영국의 경우는 여러 도시에 걸쳐 있다. 런던의 템플 교회와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둘러본 뒤 대중교통을 이용해 링컨 대성당(2시간)이나 로슬린 예배당(5시간)으로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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