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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불’ 내신 어떻게 할 것인가

‘대입’ 성형 부작용 심각… 학력차 까놓고 대수술 해야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발등의 불’ 내신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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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불’ 내신 어떻게 할 것인가

7월6일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내신 파동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우리 아이는 고1인데, 내신 반영률 높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시험 볼 때마다 스트레스 받으니까. 엄마로선 대학에서 이렇게까지 내신을 신뢰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학교 공부에 소홀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좋은교사운동(대표 송인수)은 “수년 전부터, 일부 사립대들이 특목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소위 ‘입시설명회’를 열면서, ‘내신 문제, 걱정하지 마라, 그것 우리가 다 무력화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다”고 지적한다. 교사들로 이뤄진 사단법인인 이 단체는 “교육부가 대학들의 행동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우물쭈물 대응하다가, 입시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무엇에 쫓긴 듯 황급히 불을 끄려 하니, 불길이 제대로 잡히겠냐”고 꼬집었다.

내신 반영률을 둘러싼 대학과 교육부의 첨예한 갈등의 중심엔 ‘특목고’가 있다. 내신 1~4등급에 만점을 주지 않으면(즉 내신 반영률을 높였을 때) ‘피해’를 보는 대상은, 수능 성적은 좋은데 내신 등급이 낮은 학생이다. 일반고에도 내신 성적은 별로 안 좋으면서 모의고사를 잘 보는 학생이 더러 있지만, 특목고 재학생처럼 극적인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이 2007학년도 입시까지는 내신 성적을 절대평가(수우미양가)로 매긴 데 반해 지금의 수험생들은 내신이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일반고의 경우 대체로 동일 학교 내에선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 순위가 일치한다.

‘동아일보’와 입시학원 하늘교육이 지난 6월에 치러진 모의평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 외고 수험생 중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이 모두 1등급인 학생이 40%나 됐다. 이들이 내신 상위권을 전부 차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내신 4등급 이하가 나올 수밖에 없다. 반면 일반고는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이 2%였다. 일반고 내신 1등급이어도 외고에 가면 4등급 밖으로 밀려나는 셈이다.

수능우선선발전형의 한계



매년 지원자의 성적을 분석하는 대학이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앞서 S대 입학처장이 얘기했지만, 몇몇 대학은 이미 2007학년도 신입생들의 고등학교 내신과 수능 성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그리고 꽤 높은 비중으로 당락이 뒤바뀌는 것을 확인했다. ‘1~3등급 혹은 1~4등급 만점’이 막연하게 정해진 게 아니라는 얘기다.

‘1~4등급 만점’이 갑작스러운 ‘내신 무력화 시도’로 비쳐졌지만, 실상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일부 사립대는 2007학년도 입시에서 ‘우’ 이상이면 모두 만점 처리했다. 수·우·미·양·가에 각기 배점을 달리 해놓긴 했어도, 내신 산출식을 평균 ‘우’ 이상이면 만점이 되도록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내신이 절대평가로 적용됐으니 실제 40% 넘는 비중에 만점을 부여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서울대는 2007학년도 입시에서 내신을 5등급으로 나눠 상위 10%까지 만점을 줬다. 1~2등급(4%+7%)에 차등을 두지 않고 만점을 주는 2008학년도 전형이 도마 위에 올랐으나, “예년과의 차이를 줄이고, 내신 2등급 학생도 받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서울대측은 설명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대학들이 내신 반영률을 높이되 등급 간 실질적인 차이를 줄이는 방법으로 특목고생 이탈을 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신은 학교 간 경쟁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반면 수능은 전국단위로 등급을 매기니, 엎치락뒤치락하는 커트라인에 민감한 대학들이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싶은 거야 이해하지만 그래도 너무하다 싶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이미 올초, 정시의 50%를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던가. 고려대는 1275명, 연세대는 691명을 수능 성적으로만 뽑는다. 2007학년도 연세대와 고려대 합격생 중 서울의 8개 특목고 출신이 각각 676명, 593명이니 수능우선선발전형만으로 특목고 출신을 충분히 흡수하고 남는다.

그러나 지난해 고려대 정시 합격자의 절반 가까이가 서울대에 동시 합격했고 결국 서울대를 택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의 설명이다.

“‘가’군의 연세대나 고려대 수능우선선발전형에 지원하는 학생 대부분이 올해도 ‘나’군의 서울대에 동시 지원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수능우선선발전형은 최초 합격자만 선발한다. 미등록자가 발생하면 일반전형 방식(내신+수능+논술 등)으로 선발해 충원해야 한다. 수능으로만 뽑는 실제 인원은 훨씬 적은 셈이다. 더욱이 대다수 대학이 전체 선발인원의 절반 정도를 내신과 논술 위주의 수시전형으로 뽑기에 ‘내신 무력화’라는 표현은 억울한 면이 있다.”

대학 간판만 달아주면 되나

하지만 대학들은 이미 도덕성을 의심받고 있다. 지난 6월26일 대통령은 전국의 대학 총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대학의 자율도 규제받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대학은 최고 지성의 집단으로 사회가 나아가야 할 가치와 전략의 총체적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를 이끌어가야 한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집단 이기주의를 버려야 하고, 사회를 통합해 나가기 위한 배려가 항상 있어야 한다. 함께 가는 통찰력 있는 지도적 역할을 할 수 없다면 공무원에게 규제를 받는 것이다.”

대통령과 대학 총장들의 토론회가 있은 후 이례적으로 연세대, 고려대, 서울대 교수들이 나서 “교육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훼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사립대의 한 교수는 “교수들의 집단적 반발이 교육부를 한발 물러서게 하는 진정효과를 내긴 했으나 솔직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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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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