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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지상의 미군을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각 ‘제국의 최전선’

  • 양 욱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naval@nate.com

지상의 미군을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각 ‘제국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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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단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여럿 있을 것이다. 일단 미국이 세계 각국에 정치적 혹은 군사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혐오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그야말로 루시디의 ‘악마의 시’처럼 느껴질 수 있다. 미사여구나 은유 같은 여과장치 없이 직설적으로 뿜어대는 일선 군인들의 말이야말로 이 책의 장점이면서도 단점인 것이다.

특히 카플란의 세계관은 읽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을 갖게 한다. 세상은 위협으로 가득 차 있고 부족과 문화의 갈등이 국경에 걸쳐 있는 상황에 미 제국의 병사들이 투입돼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세계관이다. 심지어 서문에는 그의 이런 ‘불순한’ 세계관과 의도가 다음과 같이 표현돼 있다.

“내가 국내외 기지에 주둔해 있는 미군에 관심을 갖는 부분은 전쟁과 정복이 아니다. 그들이 제국을 관리하는 방식을 알아보고 그 적용을 위한 일종의 관리 지침서를 만드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또한 소수의 정예병사에 대한 작가의 동경은 자칫 오해받기 쉬운 측면도 있다. 그린베레나 해병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그는 21세기 전쟁은 대규모 부대의 투입보다는 소수정예에 의한 군사작전이 해결책이라는 결론을 은연중에 도출하고 있다.

그러나 카플란은 군사전문가가 아니다. 미국이 성공적인 전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특수부대가 뛰어나고 ‘람보’ 같아서가 아니라 특수부대가 네트워크 전쟁(Network Centric Warfare)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주체였기 때문이라는 점을 카플란은 간과하고 있다.



조용한 프로들의 낭만적 일상?

게다가 이 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런 “조용한 프로들(Quiet Profe-ssionals)”의 일상을 매우 낭만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비록 본인들이 그런 위험한 인생의 낭만을 즐긴다고 하더라도 어느 나라에서도 실제 군 생활이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바로 그런 부분에서 이 책은 한쪽의 진실만을 바라보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은 민감한 정치군사적 이슈를 다룬 책이라기보다는 미군 변방을 돌면서 쓴 여행기 같은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원래 로버트 카플란이란 작가의 삶 또한 전세계의 분쟁지역을 쫓아다니는 ‘낭만’의 연속이기에 프로군인들에 대한 동경이 배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점은 번역이다. 번역가는 매우 장황했을 원어를 읽기 쉽도록 훌륭하게 우리말로 옮겨주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름 아닌 용어였다.

국내에서는 아직 군사분야 용어에 대한 번역 기준 같은 것이 제시돼 있지 않아서인지 ‘연합합동기동부대(JTF)’ ‘포사격기지(FOB)’ ‘기압을 조절하지 않는(unpressurized)’ 같은 번역은 눈에 거슬린다. JTF(Joint Task Force)는 합동특수임무부대, FOB(Forward Operating Base)는 전방작전기지 혹은 전방지휘소, Unpressurized(Cavin)는 ‘여압조절이 안 되는(화물칸 또는 객실)’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군사용어에 대한 정확한 번역이 따라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동아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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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욱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nava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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