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호

당뇨 근심 날리는 ‘인슐린 펜’의 위력

  • 유재명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입력2007-10-04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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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 근심 날리는 ‘인슐린 펜’의 위력
    ‘당뇨대란’이라고 할 만큼 아시아 지역의 당뇨병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 전체 인구의 8%에 해당하는 400만여 명이 당뇨병 환자라는 충격적인 통계수치가 나와 있다. 그럼에도 ‘당뇨 불감증’이랄까, 당뇨병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런 편견으로 치료가 더욱 어려워진다.

    보통 당뇨병 치료는 초기에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으로 시작해 증상이 심화되면 경구용(먹는) 혈당강하제를 사용한 약물요법을 시도한다. 그래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인슐린 주사를 맞게 되는데 이 때문에 인슐린 치료를 받으면 중증 환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에는 당뇨병 초기라도 혈당 관리가 어려우면 조기에 인슐린을 투여함으로써 혈당부터 낮춰야 한다는 방향으로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조기 인슐린 치료가 췌장 보호는 물론 합병증 예방에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를 입증한다. 문제는 먹는 당뇨병 약이 혈당 강하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점. 미국 당뇨병학회는 당뇨 환자의 60%가량이 경구용 혈당강하제만으로는 혈당 조절이 어렵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 한 당뇨 전문 사이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여전히 많은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 치료를 ‘당뇨 치료의 마지막 보루’로 생각한다고 한다. 주사제에 대해 거부감과 두려움을 느낀 환자 대다수가 ‘자신의 증상이 주사를 맞을 만큼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

    하지만 이런 환자들의 두려움은 최근에 출시된 펜형 인슐린으로 조금씩 사라질 듯하다. 지금까지 인슐린 주사라고 하면 맞을 때 고통스럽고 하루에도 몇 번씩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던 게 사실. 하지만 새로 나온 치료제는 인슐린을 미리 채워둔 펜형 주사용기를 사용함으로써 통증을 크게 줄였다. 또 하루에 한 번만 맞으면 24시간 혈당을 관리할 수 있어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다. 덤으로 체중관리 효과도 볼 수 있다.



    최근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용 측면에서도 펜형 인슐린제의 혜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주사 대용으로 펜형 인슐린을 사용할 경우 당뇨 환자의 경제적 비용을 연
    당뇨 근심 날리는 ‘인슐린 펜’의 위력
    간 1만7000달러나 줄일 수 있다는 것.

    비록 당뇨병 완치의 날은 오지 않았지만 혈당 관리를 꾸준히 하면 삶의 질만은 향상시킬 수 있다. 당뇨병은 치료 이전에 예방이 우선이고, 일단 발병했다면 일찌감치 치료를 시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당뇨병 치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하루 한 번 인슐린 펜을 사용함으로써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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