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빌딩 숲 사이를 거미줄을 타고 종횡무진 날아다니는 사나이 ‘스파이더맨’이 DVD로 돌아왔다. 1, 2편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3편은 3억달러라는, 할리우드에서도 드물게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다. 이에 걸맞게 SF 블록버스터의 화려한 위용을 자랑한다.

주인공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 분)는 우연히 슈퍼 거미에 물린 뒤 초능력을 가진 대중의 영웅이 됐지만, 정작 현실에선 눈치 없고 연약하기만 한 내성적인 청년일 뿐이다. 여기에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스파이더맨의 친구 ‘뉴 고블린’과 숙부를 살해한 진범 ‘샌드맨’, 짝퉁 스파이더맨인 ‘베놈’ 등 새로운 적들이 등장한다. 스파이더맨은 외계의 괴(怪) 생명체 ‘심비오트’로 인해 자신과의 싸움에도 직면한다. 140분에 달하는 상영시간 동안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숨가쁜 액션이 이어진다.

특별판 DVD로 제작된 이 영화는 하반기 출시작 중 화질과 음향 면에선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40대 1의 와이드 화면은 빠른 속도의 고공 액션을 생생하고 말끔한 색감으로 보여준다. 돌비디지털 5.1채널 사운드도 막강하다. 각 채널에선 뚜렷한 입체 음향과 비트가 넘치는 팝 스타일의 배경음악을 맛깔스럽게 들려준다. 서브우퍼의 박력 넘치는 소리도 일품으로, 최고 수준급의 DVD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스페셜 피처엔 캐릭터 창조과정, 로케이션 현장, 액션 스턴트 이야기, 제작과정이 담겨 있다. 스파이더맨 피규어(인형)를 포함한 한정판 패키지도 따로 발매됐다. 소니픽처스 제작. 특별판 2만900원. 한정판 패키지 4만9500원.

그놈 목소리 SE 1991년 발생한 이형호 군 유괴살인사건을 다룬 설경구, 김남주 주연의 범죄 스릴러 영화. 현재까지 잡히지 않고 있는 범인은 협박 당시 목소리로만 남아 있다. 사건의 공소시효는 2006년 1월로 만료됐다. 박진표 감독은 1992년 SBS 다큐멘터리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조연출로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느낀 충격과 분노를 스크린을 통해 표현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팩션’ 영화이니만큼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 그 속에 깃들인 짙은 가족애가 가슴 깊이 파고든다. ‘얼굴 없는 범인’을 연기한 강동원의 비정한 목소리도 인상적이다. 실제 사건을 소개하는 영상 등을 수록한 스페셜 피처도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2.35대 1 와이드 화면, 돌비디지털 5.1채널 지원. 2만53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