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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 총재 체포 뒤 내홍 겪는 JMS

20년 장기 집권 교단에 신흥 세력 반기

  • 이 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정명석 총재 체포 뒤 내홍 겪는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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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 총재 체포 뒤 내홍 겪는 JMS

정 총재는 현재 중국 베이징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 총재가 체포된 사실을 숨긴 건 언론에 먼저 나가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한 뒤에 알리려고 한 거죠. 또 면회를 안 가고 즉시 변호사 선임을 하지 않은 건 중국의 특성에 맞게 문제를 풀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겁니다.”

중국의 특성에 맞게 문제를 푼다는 게 공안과의 접촉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일부 신도의 반발 움직임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교단 역시 17일 ‘전국 지역장과 전국 부서 교역자’명의로 성명을 냈다. ‘섭리 지도자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과 관련된 문서 자료를 임의로 제작해 배포하는 행위를 금한다. 교단을 통한 행정체계를 무시하고 질서를 파괴하려는 행위 또는 선동 행위를 용인하지 않으며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게 골자다.

배재용 홍보국장은 명추위의 최근 활동에 대해 “인정할 수 없는 단체들이다. 명추위, 평협, 깨섭은 같은 멤버가 중복 가입한 경우가 많다. 많아봤자 100명 정도 될 것이다. 전체의 1%도 안 되는 인원이 물을 흐리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위탁서 싸움



교단과 명추위의 대립은 ‘위탁서 논란’으로 정점에 달했다. 양측은 모두 ‘유효한 위탁서를 갖고 있다’며 정 총재에게서 중국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법적 위임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먼저 위탁서를 받은 쪽은 명추위다. 명추위의 김호 목사와 박성욱 목사는 6월22일 중국 선양주재 영사를 통해 ‘법적 권한을 위임한다’는 정 총재의 위탁서를 받아왔다. 11일 현지 영사에게 교단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열흘 만이다. 이 위탁서는 A4 크기의 종이 2장으로, 반 페이지는 법적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을, 나머지 부분은 지시사항을 담고 있다.

갈등은 교단측이 2차 위탁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교단은 ‘정모, 양모, 정모에게 변호사 권리를 위탁한다. 모두 한마음 되어 협조하여라.…전에 김호에게 위탁한 것은 취소한다’는 내용의 위탁서를 공개했다. 2차 위탁서의 서명 일자는 7월13일이다.

문제는 2차 위탁서의 내용 중 ‘전 위탁서는 취소한다’는 부분이다. 1차 위탁서가 무효가 될 가능성이 일자 명추위는 ‘2차 위탁서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9월3일 필적감정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2차 위탁서는 가짜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평소 정모 목사가 정 총재의 사인을 연습했다는 주장도 했다.

제1사도 ‘x-file’

이에 대해 교단은 “2차 위탁서는 변호사를 통해 받은 틀림없는 진짜다. 더군다나 1차 위탁서 아래에 딸린 지시사항에도 ‘교단측과 논의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위탁서의 진위를 증명해줄 정 총재를 면회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현재 교단과 명추위는 각각 법정팀을 꾸려 중국에서 정 총재를 면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2개 법정팀이 한 사건을 두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지정된 변호사에게만 면회를 포함한 법적 활동을 할 권한이 주어진다.

오랜 기간 안티 JMS에서 활동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김모씨는 이에 대해 “기득권층과 새로 권력을 차지하려는 세력이 맞붙은 꼴”이라며 “정 총재 가까이에 있을수록 힘이 실리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이번 사건을 맡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JMS 내부에서 반발 움직임이 있더라도 정 총재의 말 한 마디면(정 총재는 해외 도피생활 중에도 동영상으로 신도들에게 설교를 했다) 잠잠해지곤 했다. 그런데 총재 자리가 비어 교통정리해줄 사람이 없자 세력 확장을 노리는 측이 기득권층인 교단의 비리를 폭로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정 총재가 체포되면서 위태위태하던 JMS 조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말했듯 명추위가 꼽는 교단의 비리는 ‘허위 보고와 횡령’ ‘안티 JMS와 결탁’ ‘성폭행사건 조작’ 등이다. 명추위는 교단이 정 총재가 국내에 없는 틈을 타 여러 차례 비공개 모금운동을 하는 등 월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모금한 공금을 실세들이 개인 자금으로 유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명추위 김호 목사에 따르면 교단의 횡령 문제는 2005년 현재 탈퇴한 몇몇 간부가 공금 약 13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그는 당시 횡령 사건이 도화선이 돼 교단 전체 비리가 알려질 것을 두려워한 교단이 사건을 무마하면서 마무리됐다고 했다.

“정 총재님이 모금활동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에도 교단은 총재님이 해외에 있는 동안 선교, 총재님 명예회복, 성전 건축 명목으로 수시로 모금운동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모금한 자금의 규모와 쓰임새를 공개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성전 건축도 지지부진하고 법적 문제도 해결된 게 많지 않고요.”

명추위는 정 총재의 친동생인 정모씨와 JMS 2인자인 정모 제1사도가 지나치게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는 점을 증거로 들었다. 특히 명추위는 ‘한 벌에 수백만원 하는 의상을 구입한다’는 등 정 제1사도의 사치행각을 ‘x-file’이라는 문서에 담아 공개하기도 했다. 정 제1사도는 정 총재 다음가는 실권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교단은 “정 제1사도는 무대에 오를 일이 많다”며 말을 아꼈고, 정 제1사도 본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고 한다.

그러나 횡령을 입증하는 분명한 증거자료는 없다. 명추위 박성욱 목사는 “증거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또 현재 증거자료 내주기를 망설이는 가정국 신도도 있다. 곧 증거자료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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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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