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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 박상아와 4년 전 미국서 이중혼(二重婚)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 박상아와 4년 전 미국서 이중혼(二重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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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 박상아와 4년 전 미국서 이중혼(二重婚)

2001년 10월 당시의 전재용(오른쪽)씨와 박상아씨. 2002년부터 이들은 함께 여행을 다녔지만 언론에는 서로 ‘모르는 관계’라고 시치미를 뗐다

검찰은 왜 재경부의 수사 의뢰가 들어온 지 8개월 뒤에야 수사를 시작한 것일까. 또 이 수사가 전씨의 세 번째 결혼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취재를 하다가 뜻밖의 제보를 접했다. “전-박 커플이 이미 2003년 5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시 클라크카운티에서 법적으로 결혼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제보자는 “6월16일 ‘미디어 다음’의 박상아 관련 기사 밑에 달린 네티즌의 댓글에도 이 같은 사실이 씌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다음’의 댓글을 찾아봤다.

“라스베이거스 시청 홈페이지에 가보면 이 둘 이름으로 결혼한 사람들이 있어요. 5월12일 2003년도 날짜로 Certificate번호 D557889로요. 주소는 http://sandgate. co.clark.nv.us/ recMarriage/marrName.htm.”

댓글을 단 네티즌이 알려준 사이트로 들어가봤다. 사이트는 라스베이거스 시청의 홈페이지가 아니라 클라크카운티 홈페이지 내의 결혼기록 확인 코너였다. 이름으로 찾는 결혼기록 창에 ‘CHUN JAE YONG ’이란 이름을 치고 확인 버튼을 누르니 결혼 상대의 이름(Spouse Name)에 ‘PARK SANG AH’라는 이름이 튀어나왔다. 이들의 결혼 날짜는 2003년 5월12일, 결혼 인증번호는 ‘D557889’였다. 박상아라는 이름을 검색어로 넣어도 상황은 마찬가지. 결혼 상대방이 전재용으로 나오고 같은 결혼 인증번호가 나왔다. 네티즌과 제보자의 말은 사실이었다.

혹시 이 사이트가 클라크카운티 공식 사이트가 아닌 사설 사이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클라크카운티 홈페이지(www.co.clark.nv.us)를 통해 거꾸로 확인해봤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콘텐츠 중 ‘공식 기록(Public Record)’으로 들어가 ‘기록문서(Record Documents)’ 코너를 클릭하니 ‘결혼 확인 시스템(Marriage Inquiry System)’ 검색창이 나왔다. 이 화면의 ‘이름 검색’ 코너에 들어가 ‘전재용’과 ‘박상아’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하니 제보자와 네티즌이 가르쳐준 사이트와 동일한 검색 결과가 나왔다.

너무나 간편한 결혼절차



과연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미국에서 결혼하고 부부로서의 법적 지위를 얻을 수 있을까. 취재 결과, 네바다주는 미국에서 결혼 절차가 가장 간소한 곳이며 특히 외국인들의 자유로운 결혼과 결혼에 따른 법적 지위가 보장되는 곳으로 밝혀졌다. 이곳에선 외국인이라도 여권과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 증명서(marriage certificate)를 받을 수 있다.

클라크카운티 홈페이지의 설명을 보면 “공증된 결혼증명서 사본은 사회보장과 보험, 이민과 운전 등 다른 모든 부분에 이용된다”고 씌어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한인회 관계자는 “결혼허가증을 받고 카운티가 정한 절차에 따라 결혼식을 올리면 법적 부부가 된다. 미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도 않는다. 클라크카운티에서 공증 결혼증명서를 뗀 다음 한국의 구청에 가서 제출하면 혼인신고가 되며, 호적에도 부부로 등재된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클라크카운티 홈페이지에도 설명되어 있다.

결국 전-박 커플은 전씨에 대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내사가 진행되던 2003년 당시 적어도 미국에선 ‘불륜관계’가 아닌 법적 부부였던 셈이다. 클라크카운티의 결혼 기록이 사실이 되려면 전-박 커플은 그 시점에 미국에 있었어야 한다. 클라크카운티에서 법적인 부부로 인정받고 결혼증명서를 받기 위해선 결혼 전 반드시 신부와 신랑이 직접 카운티 결혼국 사무소를 방문해 결혼허가증(marriage license)을 작성하고, 허가증이 발급되면 결혼국의 관리와 카운티 당국의 인증을 받은 주례가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치러야 하기 때문.

결혼식이 끝나면 주례와 관리는 자신이 서명한 결혼허가 내용을 카운티 법원과 기록보관소에 10일 안에 보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결혼식과 관련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클라크카운티에서는 이 모든 과정이 하루에 끝나며 공증된 결혼증명서도 3~7일 후에 받을 수 있다.

대검의 수사 기록을 보면 전-박 커플은 2003년 5월 실제로 미국에 있었다. 그들의 부적절한 관계가 수면으로 떠오른 시점은 대검 중수부가 2003년 11월 재용씨에 대한 비자금 수사 결과 일부를 언론에 흘리기 시작한 직후부터. 중수부는 출입국 기록에서 이들이 2002년 3월 싱가포르, 6월 홍콩, 10월 일본을 함께 들러 2003년 3월과 4월 각각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찾아냈다.

중수부는 이를 단서로 전씨의 비자금 일부가 박씨의 어머니 윤모씨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밝혀냈다. 2004년 초까지 ‘P씨’로 일컬어지던 박씨는 그해 6월12일 검찰의 공식 확인 이후 실명이 공개됐다. 미국에서 머물던 전씨는 2004년 2월2일 귀국해 2월12일 증여세 포탈혐의로 구속됐고, 박씨는 계속 미국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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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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