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한 K회장과 그의 회사 간부가 부개동 아파트 사업 인허가뿐 아니라 지난 3~4월 권력형 특혜의혹이 제기된 성수동 힐스테이트 아파트 인허가 과정에도 개입해 경찰 등 정부 여러 부처를 찾아다닌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 전망이다. 이 아파트 사업도 KT가 시행사였다.
이 사업 인허가가 추진되던 시기 K회장은 당시 이해찬 총리실도 ‘업무차’ 방문한 기록이 확인됐다. K회장이 총리실에서 어떤 업무를 상의했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이해찬 전 총리 측은 K회장의 총리실 방문 자체를 부인하고 있고, K회장은 답변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K회장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서울에서 건설사업을 오랫동안 해왔는데 관공서를 상대로 한 공사에서 수완을 발휘했으며 공직자, 정치인과 친분을 쌓아온 마당발로 알려졌다. 그는 2002년경 KT의 자회사이던 K사의 지분 34%를 KT 측으로부터 매입해 K사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이후 KT는 K사 지분 19%를 보유하게 됐고, K사에 공사를 맡기기도 했다.
2007년 5월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옛 KT 송신소 부지에서 2010년 입주 예정으로 ‘부개 푸르지오’ 아파트 1054가구가 분양됐다. 시행사는 KT, 시공사는 대우건설이었다. 그런데 이 아파트 사업은 건축허가를 받을 때는 ‘특혜 시비’가 일었고, 분양할 때는 ‘고(高)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5년 12월 인천시는 KT에 대해 이 아파트 사업 승인을 해주면서 15층 이하 건축물만 지을 수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인 이 부지를 15층 이상 건축이 가능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이 지역은 교통 혼잡이 극심한 곳인데 어떻게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역 주민들은 이 부지에 공원을 조성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묵살됐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시는 “아파트 부지 옆 초등학교 앞으로 폭 20m 도로를 개설하라고 했는데 KT 측이 우회도로를 만드는 것으로 대체해 사업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3.3m2당 분양가가 1099만원(25평형, 82.65m2)~1399만원(58평형, 191.7m2)으로 책정됐다. 이 때문에 고분양가 정책으로 인천 지역 부동산의 가격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분양 당시 인천연대 측은 “부개 푸르지오 분양가는 부평구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인천이 부동산 투기로 홍역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KT의 고가 분양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신동아’가 최근 입수한 K회장 소유 K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H회계법인)’에 따르면 KT측은 부개동 ‘부개 푸르지오’ 아파트 개발로 발생한 수익금 중 최대 1223억원을 ‘시행 대행’ 대가로 K사에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20쪽 ‘12-2 당기말 현재 진행 중인 주요 공사현장의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란 제목 아래 “K사가 ‘발주처 KT’로부터 받는 ‘부개동 시행 대행 수익’이 ‘계약금액’으로 1223억2600만원(계약기간 06.11-09.10)이며 ‘계약잔액’으로 1175억1858만8000원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