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미래를 경영하라!</B><BR>톰 피터스 지음 정성묵 옮김 21세기북스<BR>원제:Re-imagine!
‘미래를 경영하라’는 원제 ‘Re-imagine’처럼 우리의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새로운 세상을 보는 눈을 제공한다. 톰 피터스가 자신의 전부를 털어놓은 이 책은 가히 ‘경영 바이블’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트렌드와 리더십에서 교육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이 이 책의 처방에 따라 민첩성 있는 조직으로 혁신했다. 그리고 평생직장 개념이 거의 사라진 지금, 많은 개인이 자신을 하나의 주식회사로 재창조했다. 톰 피터스는 거대 조직이 주도하는 사회가 가고 개인이 주도하는 사회가 왔다고 역설한다.
▼ Abstract
책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자. 먼저 톰 피터스는 우리가 1000년 만에 가장 거센 경제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기업이 생겨나 사라지는 속도와 기술이 변화하는 속도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그야말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기원후 1000년 이전에는 패러다임 전환이 수천년마다 한 번씩 일어났다. 하지만 1000년 이후에는 100년마다 패러다임이 변했고 그 속도는 점점 더 빨라져 2000년에는 10년마다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난다. 이런 마당에 5개년 계획 따위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톰 피터스는 소리 높여 변화를 외친다.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기업은 소멸한다. 코닥이 아날로그만 고집하다가 망해가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낡은 것을 개조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혼돈의 세상인 지금은 전혀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 증명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투자해야 한다. 한마디로 모험가를 위한 세상이다.
또 톰 피터스는 어설픈 성공보다 엄청난 실패가 낫다고 말한다. 커다란 성공을 거두려면 커다란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실패 중에 하나만 대박을 터뜨리면 된다는 것이 톰 피터스의 지론이다.
이 책은 틈만 나면 파괴를 외친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설파하는 영속의 신화는 잊어버리고 창조적 파괴를 추구하라고 말한다.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거대화나 점진적 발전이 아니라 파괴한 후 재창조해야 한다.
1980~1998년 미국은 2900만개에 달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반면 인구가 미국보다 3분의 1이나 많은 유럽연합은 같은 기간에 4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쳤다. 미국이 그렇게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비결은 파괴에 있었다. 새로운 일자리 2900만개는 4400만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조한 결과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파괴는 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한 가지치기와 일맥상통한다.
또 톰 피터스는 못하는 분야는 포기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라고 조언한다. 정말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지성 선수가 공부만 외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 못 이겨 축구는 등한시하고 공부만 파고들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대한민국에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진 제2, 제3의 박지성이 얼마나 많을까.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경험이란 삶의 방식이요, 이벤트이자 모험이며 사건이다. 돈을 지급한 만큼 도움을 주는 건 서비스다. 하지만 경험은 지축을 뒤흔들 정도의 감동을 안겨준다. 예컨대 빵집에서 빵만 파는 게 아니라 생일 파티를 열어줬을 때 바로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경험의 값은 단순한 빵 값에 비할 바가 아니다. 톰 피터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객의 꿈을 이뤄주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드림케팅’(dreamketing)이다.
이 책은 디자인부터 독자를 압도한다. 아니나 다를까, 중반부에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니, 이야기 정도가 아니라 한 챕터 전체를 디자인에 할애했다. 그러면서 톰 피터스는 ‘경영 구루’ 중에서 디자인에 관해 이렇게 할애한 사람은 오직 자기뿐이라고 으스댄다. 그의 말을 빌자면 디자인은 새로운 기업의 ‘영혼’이다. 그가 디자인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디자인에 수조달러가 걸려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자동차의 성능 못지않게 외양이 중요하다. 물론 이런 현실은 우리나라 자동차업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단순한 눈요기 수준의 즐거움을 말하지 않는다. 깔끔하게 정돈된 시스템을 그는 아름답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