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호

불황 탈출? 해답은 ‘발상의 전환’!

  • 류현정 / 전자신문 기자 dreamshot@etnews.co.kr

    입력2008-12-02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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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적인 불황이다. 해외 경제뉴스는 매일 실적 하락과 감원 소식뿐. 노키아 같은 굴지의 기업도 감원계획을 발표하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신입사원 채용을 제한하겠단다.

    그런데 이 회사, 닌텐도만큼은 예외다. 100년에 한 번 올까말까한 금융위기라는데 닌텐도의 매출과 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회계기준 상반기인 4~9월에만 매출이 무려 8368억엔(11조3000억원)으로, 휴대형 게임기인 ‘닌텐도DS’와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닌텐도WII’가 모두 대박 행진 중이다.

    100년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닌텐도가 바로 100년도 더 된 기업이다. 1889년 창업해 화투를 제조했고, 그 뒤에는 트럼프를 만들었고 다양한 장난감도 내놓았다. 1977년 비디오 게임업계에 진출한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와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업체 반열에 올랐다.

    닌텐도 역사상 유례없는 ‘초호황’은 아이러니하게도 ‘매년 일본 게임시장이 축소하고 있다’는 2003년 마케팅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보고서는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시장이 6년 연속 감소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예고했다. 닌텐도가 찾은 해법은 바로 게임업계의 절대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반도체의 엄청난 성능 발전을 십분 활용, 더 화려하고 복잡한 게임을 만들어 게이머들을 열광케 한다는 게 법칙이었다.

    “이건 아니다.” 닌텐도는 홀로 외쳤다. 그러고는 “요즘 게임은 너무 어려워 해보기도 전에 무리라는 생각부터 든다”는 일반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해법은 ‘전체 게임 인구를 늘리자, 그러기 위해선 쉬운 게임을 만들자’로 귀결됐다. 닌텐도가 2004년 말 출시한 닌텐도DS는 그런 고민의 산물이다. 조작부터가 달랐다. 두 개의 화면, 필기체를 인식하는 터치스크린, 음성인식 기능이 포함된 마이크 등은 따로 사용법을 익히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략은 적중했다. 출시 1년이 지나자 지하철 곳곳에서 닌텐도DS를 꺼내드는 20대 여성들이 목격됐다. 닌텐도DS는 최단기간에 10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운 게임기가 됐고, 밀리언셀러 게임타이틀도 속출했다. 닌텐도의 발상 전환이 시장의 파이 자체를 훌쩍 키운 것이다. 1990년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 내준 비디오 게임시장 1위 자리도 재탈환했다.

    불황이다. 경기 탓도 있겠지만, 산업 자체가 위축된 것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엔 경기가 좋아져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근본부터 깨부수는 초특급 발상의 전환이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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