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국내 최초로 내놓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겸용 MP3플레이어를 개발하는 데 참여한 대학생 프로슈머들.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으나 우리의 기업은 이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세계화는 사고뿐 아니라 행동 변화를 요구한다. 그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네 가지 원리를 바탕으로 ‘위키노믹스’는 몇 가지 비즈니스 사례를 제시했는데 우선 ‘오픈 소스 코드 프로젝트’와 ‘위키피디아’의 사례를 들었다. 이 둘은 분산된 전문가 집단이 자발적으로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들의 참여 동기와 참여 기업의 수익 모델은 일반 기업과 다르며, 이들은 새로운 부가이익을 얻게 된다.
두 번째로 소개하는 모델은 ‘이데아고라’(ideagora)다. 이는 아이디어를 뜻하는 이데아(idea)와 고대 그리스의 시민 집회장인 아고라(agora)가 합쳐진 말이다. 인터넷을 통해 기술, 자원, 인력 등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을 뜻한다. 기업은 ‘이데아고라’를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경영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세 번째 사례는 프로슈머(prosumer) 모델과 관련이 있다. 프로슈머란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단순한 소비를 넘어 제품 개발과 마케팅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이 책은 인터넷을 통해 고객이 신제품을 고안하고 고객끼리 광고를 주고받는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네 번째는 알렉산드리안 모델이다.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모든 지식을 집대성한 곳이었다. ‘위키노믹스’에서 말하는 새로운 알렉산드리안 모델은 웹을 통해 탄생했다. 이 책에서 위키노믹스로 가능해진 지식의 공유가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고 참여 플랫폼, 전세계 생산시설, 위키일터 등의 모델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 About the author
이 책은 돈 탭스코트와 앤서니 윌리엄스가 지었다. 공동저자인 윌리엄스는 영국사람이고 정보기술(IT)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를 한다는 사실 외에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주 저자인 탭스코트는 IT를 통한 경영혁신 변화에 관심이 많다. 현재 캐나다 토론토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필자는 2000년 미국에서 교수생활을 할 때 탭스코트를 처음 만났다. 가르치던 e-Biz 과목에 적당한 교재가 없어 걱정하던 터에 그가 쓴 ‘디지털 경제’(The Digital Economy)를 보고 감탄한 기억이 있다.
‘디지털 자본’(Digital Capital), ‘꾸밈없는 협력’(Naked Corporation) 등의 저서가 있으며, 곧 ‘성장한 디지털;N세대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가’(Grown Up Digital; How the Net Generation is Changing the World)를 낼 예정이다.
그는 디지털 시대가 가져올 사회·경제적 변화에 깊은 통찰을 보인다. 특히 ‘N 세대’라 불리는 디지털 세대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다. 또 그가 제시한 ‘b-webs’ 모델(생산자, 공급자, 서비스 제공자, 고객 등이 인터넷을 매개로 비즈니스를 하는 다중 기업)은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를 절묘하게 모델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 Impact of the book
언젠가 CEO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조사한 결과, ‘위키노믹스’가 5위에 올랐다는 기사를 봤다. 그보다 상위에 오른 책은 모두 일반 경영 서적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IT를 다룬 이 책이 5위에 뽑힌 사실은 고무적이다.
이 책을 읽은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 하나같이 “온라인, IT, 사이버스페이스 등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라는 데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초기 웹2.0이라는 개념이 소개됐을 때 교양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였는데, ‘위키노믹스’를 읽은 뒤에는 그 개념을 비즈니스에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됐다”는 경영인도 많았다.
▼ Impression of the book
우리는 사물이나 현상에 이름을 붙인다.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공통으로 인지하는 개념이 생성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름을 짓는 것과 그 개념이 통용된다는 것은 다르다. 필자가 가장 답답했던 건 분명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것에 마땅한 이름을 붙일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 현상을 어떤 이는 ‘웹2.0’이라 불렀고 다른 누군가는 ‘집단지성’이라 불렀다. ‘롱테일’이라 부르는 이도 있었고 ‘UCC’라는 사람도 있었다.
이름이 무엇이건 분명한 것은 인터넷을 통한 협업시스템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기업, 파트너, 고객 간 관계 재정립이 필요해졌다.
예컨대 콘텐츠 생산이 기업에서 고객으로 넘어가면 UCC 모델에, 기업의 생산 기능이 고객에게 전이되면 프로슈머 모델에 가까워진 것이다. 또 개인 블로그가 신문보다 더 많이 읽히는 등 미디어 분야도 크게 바뀌었다.
이 책은 그 현상을 ‘위키노믹스’라 칭했다. 하지만 아직 이 현상에 적합한 이름을 찾지 못한 모양이다. 책 속 ‘멋진 소제목 후보들’이란 부제에서 15개의 용어를 소개하고 있고, 마지막에서는 “여기에 여러분의 생각을 메모하세요”라는 코너를 따로 둔 걸 보면 말이다.
어쨌든 앞으로 이 현상이 기업 활동, 정부 형태, 국민의 의견수렴 방법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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