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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조 경쟁 종교 NGO 논란

공적개발원조 예산 활용한 선교 사업으로 구설수

  • 송화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

해외 원조 경쟁 종교 NGO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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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조 경쟁 종교 NGO 논란

종교에 기반을 둔 NGO들은 선교를 우선하는 활동 때문에 종종 문제를 일으켜왔다.

개발NGO는 세계 여러 분쟁지역 및 기근 지역에서 긴급 구호와 개발 원조 사업을 수행하는 비정부 단체를 가리키는 말.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등이 여기 속한다. 이들의 사업 진행비는 대부분 회원들의 후원금에서 나온다. 차명제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06년 현재 국내 개발 NGO 수입의 58%는 후원금(정기후원금 37%, 특별후원금 21%)이었다. 그 외 주요 수입원은 정부 보조금. 전체의 16%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KOICA 등 정부기관이 개발 NGO의 해외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NGO의 ODA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앞서 지적했듯 해당 NGO가 ODA와 선교 활동을 공공연히 결합시킬 경우 국고가 특정 종교를 위해 쓰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고 귀국한 유정길 평화재단 기획실장은 “정부 재정을 일부라도 지원받은 단체들이 구호 사업과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 전파 활동을 혼동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돕는 것보다 선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경우 지역 공동체를 파괴하고 현지에서 활동하는 일반 활동가들에게 피해를 주며, 나아가 국가의 위상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기획실장은 이슬람국가인 아프가니스탄에 머무는 동안 매년 서너 차례씩 한국 선교단체가 일으킨 사건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성경을 뿌리다 추방되고, 가가호호 방문 전도를 하다 지역주민이 포함된 무장단체에게 총격을 받은 일도 있었어요. 아프간 북부 쿤두즈 지역에서는 마을 사람들과 알카에다 단원들이 한국 선교단체를 급습해 참수하려다가 실패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지역 신문에 보도되면 한국인 활동가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나빠지죠.”

그는 “현지에서 묵묵히 지역 개발 활동에 헌신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선교 효과를 얻는 기독교인도 많다. 선교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현지인들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않고 무리하게 개종(改宗)을 강요하거나 구호 활동을 하면서 노골적으로 종교색을 드러내는 게 문제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구호 NGO 지원액 급증



이에 대해 앞서 ‘교회 건설’에 관한 글을 쓴 선교사가 소속된 NGO 관계자는 “지부장이 되기 전 같은 종교인들에게 도움을 구하고자 쓴 글이지, 현지에서 주민들과 종교 문제로 갈등을 빚는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NGO외에도 기독교계 NGO의 상당수는 선교사를 지역 개발사업 책임자로 임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에서 오랜 세월 생활한 사람이라 현지의 문화, 관습, 언어를 잘 알고, 지역 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데도 강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ODA를 감시하는 시민운동 단체 ‘ODA WATCH’의 한재광 사무국장은 “ODA 사업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지역개발 책임자를 맡을 경우 오히려 지역 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ODA로 진행된 필리핀 메트로마닐라의 철도 및 교량 보수 작업이 그 예로 꼽힌다.

“2003년 필리핀 정부가 공사를 추진하며 한국에 ODA를 요청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공사가 시작됐는데, 문제가 생겼어요. 철로 주변에 살던 무허가 주택 주민들이 당장 살 곳을 잃게 된 겁니다. 필리핀 정부는 메트로마닐라에서 남쪽으로 50㎞ 떨어진 지역에 이들을 위한 이주마을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수도·전기 같은 기본적인 사회 기반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도시에서 노역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의 생활 대책도 전혀 마련되지 않았고요. 결국 그 사람들은 도시빈민보다도 못한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필리핀의 일부 시민운동가들이 한국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일까지 벌어졌지요. ODA가 철학이나 준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될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사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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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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