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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오심 역사

오심도 축구의 일부다? 그 거짓말은 참말!

  • 장원재│축구평론가. 경기 영어마을 사무총장│

오심도 축구의 일부다? 그 거짓말은 참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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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의 최대 피해자 잉글랜드

전세계 축구전문가들이 꼽는 이번 대회 오심의 최대 피해자는 잉글랜드다. 잉글랜드와 독일의 16강전. 잉글랜드는 전반에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에게 연타를 얻어맞은 뒤 수비수 매튜 업슨이 헤딩 만회골을 집어넣으며 1-2로 따라붙었다. 전반 35분, 램파드가 골지역 정면에서 날린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골라인 안쪽에 떨어졌지만, 주심과 부심 모두 이 골을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순간이 이 경기의 분기점이다. 0-2로 뒤지다 동점을 만들었다면, 잉글랜드는 흐름을 자기 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었다. 팽팽한 경기일수록 한 골의 위력은 막대하다. 맥이 풀린 잉글랜드가 후반에 두 골을 더 허용하며 무너진 것은 어떤 면에서는 그들의 책임이 아니다.

이 대목에서, ‘골’의 정의를 살펴보도록 하자. 축구 규칙은 공이 골라인을 완벽하게 넘어선 경우를 골로 인정한다. 공의 3분의 2가 라인을 넘어섰더라도, 극단적으로 말해 손톱만큼만 라인에 걸려 있더라도 골이 아니다. 2006년 월드컵 한국 대 프랑스 전, 프랑스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날린 앙리의 헤딩슛이 골이냐 아니냐는 논쟁이 불거졌던 사실을 기억하는가. 이운재가 라인 뒤쪽에서 공을 걷어냈고, 공의 상당 부분이 라인을 넘어선 것은 분명하지만, ‘완벽하게’ 넘어섰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 경우처럼, 상황은 순간적으로 지나간다. 그리고 또 다른 상황이 바로 전개된다. 그것이 축구의 특징이다. 시청자들은 사후에 몇 번이고 느린 그림으로 상황을 검색할 수 있지만, 심판의 처지는 다르다. 그렇다고 이미 지나간 사건을 되돌리고 바로잡을 수단도 없다. 그래서 문제다.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우리가 스위스전에서 허용한 골은 오프사이드가 아니다. 안타깝지만, 정당한 골이다. 비디오 판독 결과 내려진 최종 결론이다. 그 골은 오프사이드 규칙의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장면으로 꼽힌다. 그래서 일부 유럽 국가의 심판 교육용 자료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영상으로 명성을 누리고 있다.

잉글랜드의 ‘인정받지 못한 골’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다. 오심의 강도가 다소 과했다는 점과 역사적 악연. 무슨 이야기냐고? 램파드의 슛은 공 서 너 개 정도의 간격을 만들며 너무나 분명하게 골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선을 살짝 넘었느냐 아니냐를 따질 수준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당시 부심을 맡았던 우루과이의 마우리시오 에스피노사 심판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판정을 내리기 적합한 위치에 있었지만, 프랭크 램파드의 슛 동작이 너무 빨라 골라인 쪽을 미처 보지 못했다”며 순순히 오심을 인정했겠는가.



사상 최대의 오심 논란

역사적 악연? 대차대조표를 따지자면, 축구사학자들은 대 독일전에 관한 한 잉글랜드를 오심의 수혜자로 꼽는다. 1966년 7월30일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 제8회 월드컵의 결승 진출국이 바로 잉글랜드와 서독이었다. 1930년 제1회 대회 이후 200번째의 본선 경기. 서독은 종료 15초를 남기고 터진 베버의 극적인 동점골로 2-2를 만들며 경기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연장 전반 10분, 희대의 스캔들이 발생했다. 베켄바우어에게서 공을 가로챈 재키 찰튼이 중앙으로 전진하는 친형 보비 찰튼에게 패스했다. 보비는 스타일즈에게, 스타일즈는 다시 서독의 오른쪽 외곽을 파고드는 알란 볼에게 공을 건넸다. 마크맨 슈넬링어를 제친 알란 볼은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허스트가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 약간 우측에서 공을 받았다. 허스트는 90도 정도 몸을 틀며 터닝슛을 날렸는데, 이 공은 골키퍼의 다이빙을 피해 비행하다 크로스바를 때리고 수직선을 그리며 밑으로 떨어졌다. 뒤따르던 베버가 헤딩으로 걷어내 상황 종료. 하지만 잉글랜드 선수들은 일제히 손을 들며 골이라고 주장했고, 스위스인 주심 딘스트는 일단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소련인 선심 바하라모프 쪽으로 달려와 최종자문을 구했다. 선심의 판정은 ‘골’이라는 것.

문제는 실전 당시 선심의 위치다. 공의 전개 속도가 무척 빨랐기에 선심은 미처 판정에 적합한 위치로 이동하지 못했다.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퉁겨나와 낙하하던 순간, 선심의 위치는 10여m 뒤쪽이었다. 연장 종료 직전 허스트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잉글랜드의 4-2 승리로 끝났는데, 이 골의 진위 여부는 오늘날까지 수많은 논쟁거리를 낳고 있다. 필자는 이 장면을 찍은 각기 다른 각도에서 잡은 여덟 편의 필름을 봤고 100% 단언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슛은 라인을 완벽하게 넘어서지 못했고 따라서 정당한 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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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축구평론가. 경기 영어마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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