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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생산량 벌충 방안 마련 못하면 근로시간 단축 어려워

자동차 업계 뜨거운 감자 ‘주간연속 2교대제’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daum.net

생산량 벌충 방안 마련 못하면 근로시간 단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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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속 2교대제 10년째 줄다리기

주간연속 2교대제에 관한 공방이 가장 치열했던 곳은 현대차다.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에 관한 논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계속됐는데, 업체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현행 주간조 10시간 + 야간조 10시간 근무 형태를 1조 8시간, 2조 9시간 형태로 변경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2003년 근무형태 변경추진팀을 구성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단체교섭을 통해 시행원칙을 공유하고 시범운영에 돌입했지만 2011년 현대차 노조의 새 집행부와 회사 측이 심각한 갈등을 겪으며 논의가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현대차 노조 측이 2012년 단체교섭 요구안으로 ‘주간연속 2교대 연내 시행’과 3무(無) 원칙을 내세웠고, 기아차 노조 역시 이에 동참하면서 의견차가 확연히 커져버린 것이다. 현대차 노조가 주장하는 3무 원칙은 주간연속 2교대 시행으로 인해 노동시간이 줄더라도 근무시간의 노동 강도 변화와 임금 감소, 기득권 저하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 측은 이러한 노조의 주장이 2008년 단체교섭 내용에 크게 반하는 것이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다. 2008년 당시 교섭 내용은 2013년까지 점차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여건을 마련하되 인원과 설비의 추가 투입 없이 현행 평일 근무(10+10시간 근무) 수준의 생산력과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평일 근무(10+10시간 근무) 기준 연간 총액임금을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현대차 노사는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논의한 끝에 지난해 의견 접근을 이룬 바 있다.

그러나 그간의 협의 내용을 바라보는 현대차 노조의 의견은 회사 측과 조금 다르다. 2005년 합의 이후에도 회사 측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미뤄왔으며, 2008년 교섭 내용도 합의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협의 대상의 하나였을 뿐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는 것.

기아차는 올해 3월 26일부터 4월 6일까지 9일간 주간연속 2교대 시범운영을 실시한 결과 하루 평균 800대, 총 7000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연간 생산량으로 따지면 약 18만 대(연간 가동일 수 230일 기준)에 달하는 수치다. 기아차 측은 이로 인해 3조 원가량의 이익감소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적기 생산대응 차질로 인한 시장에서의 신뢰성 상실, 판매 하락 등의 여파가 발생할 게 자명하다고 밝혔다.

생산량 벌충 방안 마련 못하면 근로시간 단축 어려워
주간연속 2교대제 가능할까



기아차 측은 이번 시범 운영의 경우 UPH(시간당 생산 대수) 등에는 변화가 없어 협력업체들이 탄력적으로 부품 생산을 할 수 있었지만 주간연속 2교대가 본격 시행될 경우 협력업체들의 신규 투자와 생산 라인 운영, 근무형태·물류체제 변경 등이 불가피해 협력업체의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1년 7~8월 1차 협력업체 1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6.3%에 해당하는 업체들이 현대차의 근무형태 변경과 관련해 자체적인 논의와 대응방향을 구체화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정부와의 갈등도 만만치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시정 명령에 따라 신규채용과 설비투자, 주간연속 2교대 시행을 통한 초과근로 및 심야근로 개선 등 근로시간 개선 계획서를 지난해 말 제출했으며 올해 1월 4일 최종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 달 27일 고용노동부가 휴일 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시키는 근로기준법 개정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휴일 근로를 통해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으로 부족해진 근로시간을 보충하려던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갈등이 다시 빚어졌다. 현행 근로기준법상의 주당 근로시간인 40시간에 법정근로시간 한도인 12시간을 합치면 주당 52시간으로,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을 배제한다면 휴일 근로(토, 일요일 각각 8시간 근로시간 분)를 통해 최대 68시간까지 근로시간 연장이 가능하지만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휴일 근로까지 근로기준법상의 주당 근로시간에 포함되면 턱없이 부족해진 근로시간으로 인한 생산 손실을 벌충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자동차 제조업계가 생산물량의 만회 방안 없이 무턱대고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지금과 같은 판매 호조가 지속되려면 생산 차질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같은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 회사는 올해 1~2월 중국에서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0%를 돌파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역대 최대인 5.8% 점유율(2월 기준)을 보였다. 5월에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동반성장 지원 실적을 평가하는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는 등 상생경영을 통한 내수 경제 성장에도 적잖은 공을 세웠다. 현대차, 기아차의 약진에 대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BMW와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주력 차급인 소형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중국과 인도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윈윈할 것인가, 몰락할 것인가

올해 현대차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안의 노른자는 주간연속 2교대와 월급제 시행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 요구안 역시 주간연속 2교대 및 월급제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노조에서 요구하는 주간연속 2교대의 핵심은 8+8시간 근무제 도입과 현행 임금 수준 유지가 아니라는 것이 노조 관계자의 주장이다. 8+9시간 혹은 8+8시간 근로만으로는 회사 측이 우려하는 대로 물량확보에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음을 노조 측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식을 함께하고 있음에도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노조와 회사 측의 견해는 극명하게 갈린다. 노조 측에서는 주간연속 2교대의 시행과 더불어 설비 투자를 확대해 신규라인을 증설하고 고용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통해 현행 근로시간 대비 부족한 근로시간과 물량을 확충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회사 측은 이미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불황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저하를 경험한 만큼 무리한 설비 투자와 고용 창출이 위기 상황 대처 능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하는 해외 사례의 경우 해고가 비교적 자유롭고 비정규직의 사용이 용이하며 임금체계가 유연해 수요 변동이 심해도 대처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의 고용구조는 자칫 몸체만 비대해 외부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없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가 제시한 ‘장시간 근로시간 개선계획서’에는 ▲개별관리시스템 도입(일일단위 확인) ▲직무교육 확대를 통해 부서별 순환근무 실시 ▲근무시간 조정협의(보상휴가제 및 대체근로 도입) ▲평일 생산능력 증대 ▲공장 간 물량 이동 및 조정(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되는 자유로운 이원화 생산)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노조 측은 회사 측이 지난해 10월 제출한 1차 계획서에서도 이미 “향후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종으로 전환 시 관련 부품 모듈화, 외주화 등으로 인한 설비 및 인력 과잉상태가 예상되며, 현 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것 자체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계획서 역시 일일단위로 조합원을 감시하고 노동 강도를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필요에 따라 경쟁력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려는 의도로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과 고용창출 문제는 기업과 노조의 마찰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1월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대기업의 근로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 역시 국내 상황에 비추어 현실성 있는 대안이 될 만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거나 강제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방향을 향한 다른 목소리, 윈윈할 것인가 몰락할 것인가. 잠시 서로의 목소리를 낮추고 상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생산량 벌충 방안 마련 못하면 근로시간 단축 어려워


신동아 201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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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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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Opinion Leader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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