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호

‘나는 아버지 무덤을 모르지 않았다’

공자, 부친묘 무지(無知)설은 사료 오독의 결과

  • 오항녕| 전주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hallimoh@hanmail.net

    입력2012-05-22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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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한 시대의 역사가 사마천은 그의 저서 ‘사기(史記)’에서 ‘공자는 야합(野合)에 의해 태어났다. 어머니가 가르쳐주지 않아 아버지 무덤을 몰랐다’고 기술했다. 이후 여러 대가가 이 내용을 자신의 책에 인용했고, 성현으로 추앙되는 공자가 어떻게 사생아일 수 있고, 아버지의 무덤을 모를 수 있느냐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
    ‘나는 아버지 무덤을 모르지 않았다’
    먼저 숙제 검사. 지난번 숙제를 내드렸다. 자신이 겪은 일 하나를 떠올려 적어보는 것이었다. 사소한 일도, 중요한 일도 상관없다. 기억할 만한 어떤 사건을 A4용지에 적어본다. 양도 상관없다. 그리고 한 주나 한 달 뒤에 같은 사건을 다시 적어본다. 두 글을 비교해본다. 이게 숙제였다. 먼저 필자의 숙제를 보여드린다.

    숙제

    필자는 전주대학교에서 매주 목요일 아침 7시에 세미나를 연다. 학생, 시민이 함께하는데 10명 정도 참여한다. 이번에는 여섯 달 동안 역사학자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유강은 옮김, 2008)를 읽었다. 어떤 시대의 역사상을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사료(史料)를 이용할 것이냐 하는 역사학의 기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 역사에 대한 인상(印象)을 반성하게 만들어주는 깨달음까지, 많이 배웠다. 아침 시간 세미나라서 그동안 멤버들끼리 식사도 못했다. 세미나가 끝나면 직장으로, 강의실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거리를 겸해 모처럼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학교 근처 설렁탕집에서. 〈기억1〉은 그날 있었던 일을 일기장에 의거해 재구성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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