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호

성공의 비밀열쇠

  • 박종진│채널A 보도본부 경제부장, ‘박종진의 쾌도난마’ 앵커 pjj58@donga.com

    입력2012-05-23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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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의 비밀열쇠

    채널A‘박종진의 쾌도난마’의 한 장면.

    어려운 숙제다. 누군가가 읽을 글을 쓴다는 것. 그 자체가 참 괴롭다. 남이 읽는다는 사실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가식이 나올 수밖에 없고, 또 가식적인 글을 진실인 양 분칠해야 하는 당사자로서는 가식을 뛰어넘는 초능력을 발휘하고자 몸부림치지만 부끄러운 건 어쩔 도리가 없다.

    누군가가 읽을 글을 쓴다는 것은 보도자료를 해석하고 핵심내용을 뽑아내는 기자라는 직업인으로서 기사를 작성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개똥철학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설령 철학이 없다 하더라도 남과 다른 생각을 표현하고 그래서 뭇매를 맞고 결국 누구에게도 욕먹지 않으려고 어쩔 수 없이 소심하게 글을 베끼는 범죄를 저지르게 되기도 한다.

    ‘신동아’에 기고하려니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난감했다. 말로 풀어가는 일이면 자신이 있는데 글이 주는 어감은 또 다른 것이라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한참 고민한 끝에 나만의 개똥철학을 소개하려 한다. 나 스스로는 솔직히 개똥철학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이것은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도 내 삶을 관통할 너무나 소중한 확신이자 인생철학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 개똥철학이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이지만 아는 것과 확신하는 것, 진리로 믿고 실천하는 것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논리를 갖고 접근하겠다.

    우리는 걱정을 달고 산다. 그 걱정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는데 사실 대부분의 걱정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돈이 없어서 심하게 걱정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돈이 없어도 하늘이 굶어 죽게 만들지는 않는다. 또 건강이 안 좋아서 걱정하는 사람도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비하면 많지 않다. 오히려 건강을 잃어 자기 자신을 찾고 행복을 찾는 사람도 있다. 가족의 소중함을 건강을 잃은 후에야 깨닫기 때문이다.



    성공의 밑거름은 대인관계

    그럼 우리 걱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괴로운 인간관계는 왜 중요한가. 최근 학교폭력으로 사회가 떠들썩하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모두 잘못된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만약 자살한 학생이 한번이라도 솔직하게 이 괴로운 학교생활을 부모님께 모두 털어놓았다면 그 부모가 가만히 있었겠는가?

    전학을 시키거나 학교를 안 보내면 안 보냈지, 그 괴로운 학교생활을 하도록 가만 놔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모와의 인간관계만 제대로 돼 있었다면 그 학생은 절대 자살했을 리 없다.

    군대에서도 탈영을 비롯한 모든 사고는 인간관계와 연결돼 있다. 실제로 여자친구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어서 탈영했다는 병사의 이야기를 추적해보면 군 내부에서 삐걱거린 인간관계가 원인을 제공한 경우가 많다. 군 동료들이 고무신 거꾸로 신은 여자친구의 배신을 함께 가슴 아파하고 위로해줬다면 과연 그 병사는 탈영했을까.

    사회조직 내에서의 인간관계는 더욱 복잡하다. 잔소리와 압박을 일삼는 선배와 이를 삭이지 않고 대드는 건방진 후배 사이에 놓인 주변인들은 덩달아 머리가 아프고 말을 걸기도 껄끄럽다. 직장 동료와 관계가 불편하면 집에 가도 괴롭고 예쁜 딸내미를 봐도 마음 편히 웃을 수 없다. 월급이 적어서 괴로워하는 직장인은 그리 많지 않다. 단지 연봉이 좀 더 오르기를 바라거나 푸념만 늘어놓을 뿐이지 그 때문에 두통을 겪거나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우리 모두는 또 성공하고 싶어한다. 성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어떤 성공이든 인간관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업의 성패도 인간관계를 잘했느냐, 못했느냐에 따라 갈리고, 출세도 능력보다는 인간관계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채널A 경제부장(‘박종진의 쾌도난마’ 앵커는 겸직)인데 능력이 뛰어난 후배보다 인간관계가 진솔한 후배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반드시 인간관계가 좋은 것만은 분명하다.

    부모에게서 받는 이자는 무한하다

    뒤엉킨 실타래를 푸는 가장 빠른 방법은 엉킨 부분을 모두 잘라내는 것이지만 이는 내가 진행하는 ‘박종진의 쾌도난마’ 식 해석이고, 아무런 손상 없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어디서부터 꼬였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1+1=2라는 가장 기본적인 덧셈을 알아야 곱셈과 나눗셈을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원시적인 덧셈에 해당하는 인간관계를 잘해야 복잡한 곱셈이나 나눗셈처럼 엉킨 인간관계를 풀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의 핵심은 무엇인가. 누구나 알고 있듯이 바로 부모와의 관계다. 이는 곧 부모에게 효를 다하라는 것이다. 효는 어릴 때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던 인간의 기본 도리일 뿐 아니라 부모와의 인간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다.

    부모에게 축복받지 못한 사람은 사회에 나가서도 인간관계가 결코 좋을 수 없고,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한 출세나 부도 누릴 수 없다. 만약 효를 등한시하는데도 출세나 부를 누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언제 허물어질지 모르는 모래성에 불과하다.

    인간관계를 잘하려면, 그리고 성공하려면 효부터 실천하라! 부모를 여읜 사람은 어떡하느냐고? 빨리 산소로 달려가서 무릎 꿇고 참회하라. 묘도 없다고? 그러면 지금 아파트 옥상에라도 올라가서 하늘을 향해 엄마 아빠를 외치고 눈물을 흘리고 영적으로 참회하라.

    이것이 내 개똥철학의 결론이다. 너무 시시하다고? 천만에, 만만에…. 결코 시시하지 않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다.

    서울시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다가 “여러분은 적어도 부모에게 축복받은 사람들이고 부모의 축복을 통해 이 자리에 온 것이고 앞으로도 이 사실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더니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그 자리에서 청중을 향해 물었다. “월급 중 얼마나 부모에게 드리느냐?”고. 한 사람이 말했다. “명절이 돌아오면 용돈을 드린다”고. 그 사람을 다음과 같이 호되게 야단쳤다. “당신 부모가 거지인가? 당신에게 엄청난 축복을 안겨준 부모를 거지 대우하고 있으니 성공을 발로 차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실로 통탄할 일이 아닌가.” 부모에게 적어도 월급의 10%를 계좌이체로 드려라. 당신이 모르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신입 기자들을 만날 때나 경제부 후배들과 술 한잔할 때마다 보험이나 적금을 들지 말라고 말한다. 금융 관계자가 이 글을 읽으면 펄쩍 뛰겠지만 적금 들 돈이 있으면 부모에게 드리는 것이 남는 장사다. 은행 이자는 10%도 안 되지만 부모로부터 받는 이자는 값으로 매길 수도 없고 형용할 수도 없는 무한한 축복까지 포함돼 있으니 말이다.

    성공의 비밀열쇠
    朴鐘津

    1967년 광주광역시 출생

    1994년 고려대 영문과 졸업

    2000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금융경제학 중퇴

    2006년 KDI 국제대학원 경제정책과정 수료

    2000~11년 매일경제 정경부 기자, 청와대 출입기자, 앵커, 국제부장 역임


    기실 상속액수도 달라진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고? 부모도 자식에게 서운한 게 있으면 마음을 닫는다. 이 상황이 되면 자식에 대한 축복의 기도는 끊긴다. 더 이상 자식은 자기가 하는 일이 잘될 리 없다.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선배가 괴롭힌다고? 성공하고 싶다고? 출세하고 싶다고? 승진을 원한다고? 부자가 되고 싶다고? 성경에도 불경에도 논어에도 인도철학에도 그 해법을 효에서 찾으라고 나와 있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 반드시 부자가 되고 만사형통하리라. 처절하게 자신을 낮춰 효도하라. 당장 지금부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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