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호

대호단양CC

명문골프장 탐방

  • 글|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donga.com

    입력2012-05-23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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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좋고 물 좋은 충북 단양의 석회광산이 친환경 골프장으로 거듭났다. 호위병처럼 늘어선 나무들은 녹색의 숨을 내뿜고 스프링클러들은 소곤소곤 희망을 뿜어 올린다. 하얀 공과 파란 잔디가 오누이처럼 다정히 껴안는다. 꽃보다 고운 여인들이 꽃밭으로 몰려가 깔깔깔 기념촬영을 하며 세월의 소매를 붙든다. 흐드러진 봄날이다. 꽃 그림자 잠긴 연못 속에 그대 얼굴 어른거리는.
    대호단양CC
    2010년 ‘한국 10대 퍼블릭코스’로 선정된 대호단양CC는 마운틴, 레이크 2개 코스 18홀로 구성돼 있다. 클럽하우스 정면에 누운 하트 모양의 거대한 연못은 대호단양CC의 명물이다. 마운틴 코스 1번홀(파4, 308m)은 바로 이 연못을 우측 옆구리에 끼고 있다. 거리가 짧아 티샷을 어지간히만 하면 세컨드 샷을 편하게 할 수 있다. 기분 좋게 파를 잡아선지 하얀 사과나무 꽃과 분홍색 복사꽃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우 도그레그홀인 2번홀(파5, 457m) 역시 거리가 짧다. 티샷 공이 해저드에 빠졌음에도 파를 잡다. 3번홀부터 8번홀까지 6연속 보기. 7번홀(파3, 131m) 앞 그늘집에서 달짝지근한 대강막걸리 한 잔. 봄기운에 술기운이 합쳐지자 세상에 부러울 게 없고 공도 더 잘 맞는 느낌이다. 마지막 9번홀(파5, 496m). 클럽하우스를 보면서 언덕에서 티샷을 한다. 우 도그레그홀로 오른쪽 아래에 1번홀과 공유하는 연못이 도사리고 있다. 공을 최대한 연못 가까이에 붙이면 그린까지의 거리가 180m 안팎이므로 우드로 투 온을 시도할 만하다. 머릿속으로 그 멋진 광경을 그리며 드라이버를 힘차게 휘둘렀으나 공은 해저드 구역인 왼쪽 언덕으로 날아갔다.

    대호단양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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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크 코스 10번홀(파5, 449m)은 거리는 짧지만 코스가 좁은 편이라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그린 뒤편이 해저드라 넘치는 것보다는 모자란 듯한 것이 좋다. 아일랜드 홀인 11번홀(파4, 323m). 티샷을 할 때는 오른쪽 연못, 세컨드 샷을 할 때는 왼쪽 연못을 조심해야 한다. 철쭉과 꽃잔디가 장관인 14번홀(파3, 145m)은 별다른 장애물이 없는 서비스홀로 버디를 노릴 만하다. 높은 언덕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16번홀(파4, 359m). 탁 트인 전망과 아름다운 풍광이 이전 홀들에서 저지른 실수를 한순간에 잊게 해준다. 정면과 오른쪽에 넓은 연못이 있는데 유리알처럼 맑은 물속에 소나무와 꽃잔디 그림자가 누워 있다. 거리가 길어 파 잡기가 쉽지 않다.

    대호단양CC


    대호단양CC
    대호단양CC에는 유난히 넓은 연못이 많은데, 공교롭게도 황호연(74) 대호그룹 회장의 이름 한자가 넓고 클 호(浩)에 못 연(淵)이다. “우리나라에서 클럽하우스 앞에 이토록 크고 아름다운 연못이 있는 골프장이 없다. 이 연못에 반해 골프장 인수를 결심했다.” 공기 맑고 근처에 마을도 찻길도 없어 절간처럼 조용한 점도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30년 넘게 골프를 쳐온 그는 많은 기록을 갖고 있다. 홀인원을 세 번 했고 이글을 31회나 했다. 1989년엔 알바트로스까지 했다. 전성기에는 70타까지 쳤는데 요즘은 80대 초·중반을 유지한다고 한다. 골프는 그에게 취미가 아니라 건강의 수호신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그는 계열사 7개 중 4개를 접은 뒤 한동안 신경쇠약으로 잠도 못 이루고 식사도 못했다. 그때 그의 건강을 회복시켜준 것이 바로 골프였다.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증진, 친목 도모에 골프만한 운동이 없다”고 골프 예찬론을 편 그는 “골프의 맛은 역시 드라이버 아니냐. 요즘도 260~270야드는 나간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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