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린치(47) 미국 코네티컷대 철학과 교수는 “그럼에도 우리는 이성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최근 철학서 ‘이성예찬(In Praise of Reason)’을 펴내며 사회 일부의 ‘이성 회의주의’를 강력하게 반박한 린치 교수를 5월 초 인천 송도에서 만났다. 연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성과 합리성’에 대해 강연한 그는 “우리가 끝까지 이성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이성을 무시하는 것이 곧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에 대한 위협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 대단한 과학자가 당신에게 나의 정적이 내 정치적 견해에 백분 공감하게 만드는 마법의 물약을 줬다고 합시다. 당신은 그 약을 식수원에 흘려 넣을 겁니까.”
린치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은 이 질문을 받으면 솔깃함을 느끼면서도 망설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술수를 통해 다른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내 주장에 동의하게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민주사회를 발전시키려면 이렇게 ‘무엇이 이성적이고 무엇이 비이성적인가’에 대한 공통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이 있어야만 우리는 서로를 존중할 가치가 있는 개인으로 대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성은 ‘민주사회의 통화(currency)’와 같습니다. 미국 백인들의 흑인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알 수 있듯, 이성은 비록 느릴지라도 분명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 힘을 믿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