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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혼인이 낳은 미국 초현대 미술 寶庫

뉴욕 휘트니 미술관

재벌가 혼인이 낳은 미국 초현대 미술 寶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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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혼인이 낳은 미국 초현대 미술 寶庫

휘트니 미술관은 2015년 맨해튼 첼시 지역으로 확장 이전한다. 오른쪽 흰색 건물이 하이라인 파크와 인접한 휘트니 미술관의 새 건물이다.

록펠러 다음가는 부자

코넬리우스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11세 때부터 아버지가 일하던 뉴욕항의 여객선에서 보조 일을 했다. 당시에는 가장 중요한 수송수단이 여객선이었고, 코넬리우스는 20대 중반에 직접 여객선 사업에 뛰어들었다. 여객선은 허드슨 강을 건너는 것에 더해 인근 연안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이 됐고, 대양으로까지 나가는 중요 교통수단으로 발전했다. 그는 해상 수송사업을 장악하며 부의 성을 쌓아나갔다.

코넬리우스는 육지 수송에도 진출했다. 당시 육상 수송의 총아는 철도였는데, 미국에선 민간이 철도를 건설하고 운영했다. 그는 동부지방의 중요 철도를 거의 다 장악했고, 마침내 미국 최고의 부자로 등극했다.

이 야심만만한 사업가의 흔적은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에 있는 밴더빌트 대학(Vanderbilt University)에 남아 있다. 그는 죽기 직전 이 대학에 100만 달러를 기증했는데, 이 금액은 당시까지 미국 역사상 최고의 기부금액이었다고 한다. 사망 당시 그의 재산은 오늘날의 화폐가치로 무려 1400억 달러(약 150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빌 게이츠의 전성기 재산이 1000억 달러였으니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미국 역사상 록펠러 다음의 두 번째 부자라고 한다.

코넬리우스는 19세 때 한 살 아래의 사촌누이와 결혼해 13명의 자녀를 낳았다. 대부분의 재산은 장남 윌리엄(William Henry Vanderbilt·1821~1885)에게 상속됐다. 거트루드는 윌리엄의 장손녀다. 거트루드가 1875년에 태어났고, 그녀의 증조할아버지 코넬리우스가 1877년에 사망했으니 둘의 생존기간은 잠시나마 겹친다. 거트루드는 재벌가의 상속녀로 매우 유복하게 자랐다.



대재벌가의 상속녀가 어디로 시집갈지는 뻔하다. 21세에 또 다른 재벌가문의 후손이면서 스포츠광인 해리 휘트니(Harry Payne Whitney·1872~1930)와 결혼했다. 시아버지 윌리엄 휘트니(William C. Whitney·1841~1904)는 재벌 사업가였고, 시어머니는 상원의원의 딸이었다. 남편 해리는 예일대 출신의 변호사이자 폴로 선수, 승마 선수로 활약하면서 순종 말을 키우기 위해 말 농장까지 경영한, 한마디로 미국 최고의 인텔리 기득권자였다.

시댁 집안의 조상들은 1635년 런던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 매사추세츠 주에 정착한, 이른바 ‘미국 양반’이었다. 시아버지는 사업가이자 오늘날 미 국방장관인 해군성 장관을 지낸 정치인이기도 했다. 남편 해리는 아버지의 은행, 담배, 석유사업 분야에서 막대한 부를 상속받았다.

기획전시에 초점

거트루드가 직접 미술관을 세우기로 결심한 무렵인 1929년,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이 개관한다. 이 미술관은 미국보다 유럽의 현대미술에 더 관심이 많았다. 거트루드는 이와 차별을 두어 미국 미술만을 위한 미술관을 짓기로 마음먹는다. 그녀는 1931년 그리니치빌리지에 있던 스튜디오 클럽 자리에 주거와 미술관 겸용의 새 건물을 마련, 당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이것이 휘트니 미술관의 출발이다. 조지아 오키프, 잭슨 폴록, 제프 쿤스 등 미국 최고의 작가들은 이런 휘트니 미술관을 통해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휘트니 미술관을 이야기할 때 휘트니 비엔날레(Whitney Bienniale)를 빼놓을 수 없다. 이는 미국 신진작가를 양성한다는 미술관 설립 취지에 맞춰 2년마다 여는 젊은 작가들의 전시회다. 휘트니 비엔날레는 1973년부터 시작됐지만, 그 출발은 이보다 훨씬 이전인 1932년부터 개최된 연례 전시회(annual exhibition)라고 할 수 있다.

휘트니 비엔날레는 전 세계 예술계의 최고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전시회에서 호평받는 작가는 성공을 담보한 셈이 된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미국 최고의 현역 작가로 꼽히는 제프 쿤스다. 그는 1987년 휘트니 비엔날레에 참가한 이후 대중적 인기와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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