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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슈

거짓·과장·왜곡 탈북자 증언 ‘밥벌이 메커니즘’을 고발한다

탈북 청년 박사의 직격탄

  • 주승현 | 정치학 박사(통일학), 북한이탈주민 joosy3050@naver.com

거짓·과장·왜곡 탈북자 증언 ‘밥벌이 메커니즘’을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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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에 악영향

탈북자들은 탈북자 역사의 변천만큼이나 그 유형이 다양하고 복합적이라는 특징을 지녔다. 노동당 비서 출신의 황장엽과 같은 고위층도 있고 출신 성분이 빈한한 탈북자도 있다. 탈북자들의 북한에서의 직업도 이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으며 계층, 계급, 지역, 지위에 따른 시각과 실상, 증언과 내용, 정보와 동향도 제각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조된 경력으로 활동하거나 자극적이고 왜곡된 실상 증언을 일삼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뿐 아니라 통일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확산하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경력 위조 문제다. 북한에서 살다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 탈북자들에게 남한 땅은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들조차 힘들어하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탈북자의 적응이 쉽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자들이 사회에 빨리 적응하고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북한에 대한 자극적인 증언이나 화려한 경력에 관심을 보이는 한국 사회의 풍토가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한국 사회 ‘유혹’도 한몫

북한에서 노동당 간부나 엘리트로 생활했다거나 출신 성분이 좋다고 하면 일반 탈북자와 다르게 대해준다는 게 탈북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특권계층이나 기득권층에 대한 특별 대우가 탈북자에게도 어느 정도 동질적 모습으로 투영되는 것이다. 그래서 ‘수령의 먼 친척’‘장성의 자제’, 하다못해 ‘수령의 접견자’나 ‘주요 비밀기관의 종사자’ 등 자신을 성골이 아니면 진골로 소개하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그들의 말이 맞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런 사람일수록 인드라망처럼 얽히고설킨 탈북자 사회에서 자신의 노출을 꺼린다.



문제는, 경력을 위조해 북한에서 잘 나가던 탈북자임을 내세우면 쉽게 돈을 벌거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남보다 쉽게 한국 사회에 정착한다는 점이다. 교회 간증이나 방송 출연, 북한 실상에 대한 강연, 북한 관련 기관이나 NGO 자문 등에 초청되다보면 강연료 수입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친교를 통한 직업 알선 등도 수월해진다. 이는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생계와 필요에 의한 경력의 재구성과 증언의 재생성이 이뤄지며 결국 북한 실상과 정보가 ‘생계 메커니즘’에 의한 확대 재생산으로 한국 사회에 유통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경력 위조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정보기관이다. 신동혁 씨가 ‘14호 정치범 수용소’가 아닌 ‘18호 경제사범 격리지역’ 출신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곳은 그를 처음 조사한 정보기관일 것이다. 항간에는 조사기관에서 거짓 진술을 하고 통과되는 탈북자들도 있다고 하지만 필자의 경험으로 봤을 때는 쉽지 않다.

탈북자가 사회에 나가 거짓 경력으로 활동하는 것을 포착해낼 수 있는 곳 또한 정보기관이겠으나 인권침해나 정치적 중립 등의 이유로 선뜻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보니 위조된 경력으로 활동해도 법적 처벌과 같은 손해가 없으리라고 판단하는 현실에서 일부 탈북자가 자신에게 이익이 될 만한 일들에 어떻게 접근할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경력 위조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들이 탈북자 사회의 성공모델로 비치는 잘못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10년 전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위조하고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끓는 쇳물을 부어 기독교인들을 살해하고 생체실험을 했다고 증언한 여성 탈북자가 있었다. 필자는 그가 한국과 미국에서의 간증과 북한 실상 강의로 큰돈을 벌어 으리으리한 집과 여러 대의 고급 승용차를 소유한 것을 직접 보았다. ‘수령의 접견자’로 경력을 부풀려 큰 식당을 운영하며 활동하는 탈북자도 있다.

경력을 위조한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고 공무원과 기업가가 되는 현실을 다른 탈북자들이 보고 그 변칙적인 과정을 답습했다면 무작정 그들만의 잘못으로 돌려야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캐리커처’로 보아야 하는가.

신은미, 신동혁 씨 얘기로 돌아가보자. 신은미 씨를 종북으로 보는 쪽에서는 그가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외면한 채 북한 체제를 긍정적으로 미화했다고 비난한다. 특히 그가 본 북한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북한에서도 콘서트를 열어보라’고 압박한다. 반대로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목격한 것을 그대로 옮긴 ‘여행기’일 뿐이라고 옹호한다.

그리고 한때는 북한 인권 실상의 아이콘이던 신동혁 씨에 대한 비난은 보수, 진보진영을 막론하고 터져나왔고 많은 탈북자도 이에 가세한다. 그럼에도 또 다른 쪽에서는 신동혁 씨의 ‘사소한 거짓말’을 동정하며 그의 진정성과 북한 인권의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변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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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현 | 정치학 박사(통일학), 북한이탈주민 joosy30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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