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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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지소미아 체결 이끈 軍 작성 ‘朴청와대’ 대외비 문건

핵무기로 전시 美軍 증원 막는 게 北통일대전 뼈대

  • 송홍근 기자 조규희 객원기자

    carrot@donga.com playingjo@donga.com

    입력2019-12-2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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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10일 전쟁 계획 수립… 전격전 개념 기습공격

    • 서울·부산 동시 점령 작전계획

    • 화들짝 놀란 靑 사드 배치 결정, 한미일 공조 강화로 선회

    • 스커드미사일 확산탄으로 공군 전력 무력화 예상

    • 특수전부대 화력 유도 신형무전기 해독 불가능

    • 한반도 전역 타격 무인공격기 작전 배치

    • 해상서 함정으로 자폭 공격, 하늘서는 무인 자폭기

    북한 특수작전 부대원들이 2017년 8월 25일 백령·연평도 가상 점령 훈련을 실시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특수작전 부대원들이 2017년 8월 25일 백령·연평도 가상 점령 훈련을 실시했다. [조선중앙통신]

    “위안부 합의는 안 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을 설득해 어렵사리 이뤄낸 일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안보 부처 장관을 지낸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협정 체결 때에는 불거지지 않은 사안으로 한일 간 합의가 필요했다. 2015년 12월 28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합의를 일본과 맺으면서 부실 합의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 정부 전반기에는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었다. 초기 3년간 박근혜 정부는 중국에 다가서는 정책을 취했다. 2015년 9월 3일 중국의 항일전승 70주년 열병식 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오르면서 한중관계는 정점을 찍었다. 

    일본은 한국이 중국에 기울었다는 ‘중국 경사론’을 고자질하듯 워싱턴으로 퍼 날랐다. 중국에 경사되는 듯하던 박근혜 정부는 한미일 공조로 되돌아갔다. 박근혜 정부는 대외 정책에서 원칙 없이 오락가락했다는 비판을 듣는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2월 28일 위안부 합의에 이어 2016년 11월 23일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맺었다. 지소미아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설득해 체결된 것이다.



    임기 초 트럼프에게 한미일 방위협력 약속한 文

    2016년 11월 23일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하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문에 서명했다. [국방부 제공]

    2016년 11월 23일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하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문에 서명했다. [국방부 제공]

    2017년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만났다. 한미 정상은 6개 항으로 이뤄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 중 두 대목에 중국이 항의할 내용이 담겼다. 

    ①양 정상은 역내 관계를 발전시키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3국 안보 및 방위협력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억지력과 방위력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양 정상은 기존의 양자 및 3자 메커니즘을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게 한미일 군사 공조다. 중국은 한미동맹·미일동맹으로 이뤄진 한미일 군사 공조에서 약한 고리인 한국을 떼어내려고 노력해왔다. 공동성명 중 3자 메커니즘과 관련한 내용은 미국·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중립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하는 중국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②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규범에 기초한 질서를 지지하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공조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공동성명 중 이 대목은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사안과 관련이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규범에 기초한 질서’는 남중국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항행의 자유를 비롯한 미국의 견해를 지지한 것이다.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남중국해에서 갈등이 빚어질 때 한국이 미국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은 것이다.

    그래놓고는 중국에 3不 약속

    1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앞둔 2017년 9월 7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종교 관계자가 경찰에 끌려가고 있다. 2 추가 배치되는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가 2017년 9월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마을에서 경찰과 주민의 대치 속에 사드기지로 향하고 있다. 3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4기가 2017년 9월 7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기지에 도착, 설치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1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앞둔 2017년 9월 7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종교 관계자가 경찰에 끌려가고 있다. 2 추가 배치되는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가 2017년 9월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마을에서 경찰과 주민의 대치 속에 사드기지로 향하고 있다. 3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4기가 2017년 9월 7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기지에 도착, 설치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0월 중국에 3불(不)을 약속했다. 사드 추가 배치, 한국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한미일 동맹은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2019년 8월에는 한일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미국의 압박을 받은 후 11월 22일 철회했다). “한미일 방위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2017년 6월 한미 정상회담 합의에서 벗어나려다가 되돌아온 것이다. 

    그렇다고 한중관계가 좋은 것도 아니다. 외교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친중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중 접촉은 최소한만 유지되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불신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3불 약속’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한국이 자위용 미사일 방어마저 포기하기를 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집권 초기 남재준 국정원장 중심의 안보 수뇌부는 북한 권력 승계 과정과 전쟁 준비 실태를 최우선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경제난과 김정일 급사에도 체계적으로 권력을 이양했으며, 핵과 전략미사일을 치밀하게 개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의 ‘우리식 전면전’과 ‘3일단기속결전’의 실체도 드러났다. 북한군은 ‘재래전쟁전략’을 ‘핵전쟁전략’으로 개편하고 있었다. 

    2016년 1월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검토하기로 한 데는 군이 작성해 2015년 청와대에 보고한 북한군 전력 증강, 전략·전술 변화 관련 문건이 영향을 미쳤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가 이 보고서에 화들짝 놀랐다”면서 “그로 인해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 지소미아 체결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신동아’가 군이 작성해 ‘박근혜 청와대’에 보고한 대외비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문건에는 북한군의 전쟁 계획, 전력 증강 실태, 전략·전술 변화에 대한 국군의 평가가 담겨 있다. 문건에 따르면 대한민국 안보 현실은 생각보다 위태롭다. 2017년 11월 29일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현재 상황은 문건이 작성된 시점보다 더 악화됐을 공산이 크다.

    “적들과 ‘판가리 결전’ 싸움 준비를 완성하라”

    2015년 8월 24일 경기 연천군 군 부대. [장승윤 동아일보 기자]

    2015년 8월 24일 경기 연천군 군 부대. [장승윤 동아일보 기자]

    청와대 대외비 문건에 따르면 북한군은 1991년 걸프전 이후 현대전 양상의 변화를 파악하고 전술과 작전계획을 변경하기 시작했으며 1998년 군 구조조정에 이어 2012년 신(新)작전계획과 지휘체계를 완성했다. 2014년에는 이듬해인 2015년을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2년 새로운 작전계획을 완성한 후 2013년을 무력통일을 위한 ‘전면전 싸움준비 완성의 해’로 선포했다. 그해 1월 “일단 명령만 내리면 남조선과 결전진압태세를 갖추라”는 구체적 지시도 내렸다. 2014년 3월에는 통일대전을 위해 전략물자를 마련하라고 주문했으며 4월에는 전군의 차기동, 축전지, 연료와 통신 상태를 점검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적들과 ‘판가리 결전’을 생각하고 싸움 준비를 완성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전면전을 가정한 발언들이다. 

    2015년 8월 21일 김정은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해 “오늘 오후 5시를 기해 휴전선에 인접한 전선(戰線) 부대들은 완전무장한 전시 상태로 이전하며, 전선 지대에 준(準)전시 상태를 선포한다”는 최고사령관 명령을 하달했다. 그러고는 오후 11시를 기준으로 전선 부대들의 ‘작전 진입 준비 실태’를 점검했으며, 전선사령부의 공격 작전 계획을 직접 비준했다. 

    2015년 8월 22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기 전까지 북한군은 국군 28사단 방어지역 비무장지대(DMZ)에만 23문의 고사포를 전진 배치하는 등 전체 전선의 포병화력을 2배 넘게 증강했다. 북한 잠수함 50척이 감시망을 벗어나 잠행했으며 평안북도 철산군 기지에 있던 공기부양정 20여 척을 서해 남포 해상까지 전진 배치했다. 경보병부대도 DMZ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 따르면 이 시기 북한군 공격 전술은 진화를 거듭했다. 먼저 ‘전격전 개념의 기습공격 계획’은 방사포 등 화력으로 단시간 내 서울과 전략지대를 타격하고 기동전으로 3~5일 내 부산을 점령한 후 핵·미사일로 위협해 동맹군 등 증원군이 도착하기 전 협상으로 전쟁을 종결하겠다는 게 목표다. 

    ‘10일 전쟁 개념의 공격전술’은 1제대 보병사단으로 개전 초기 전선을 유지(고착·견제)하면서 포병 타격으로 침입구역을 조성해 특수전부대의 침투를 지원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 계획에 따르면 10일 내 한국을 점령하고 해안선을 방어한다.

    ‘7일 전쟁’ 공격전술 완성… 핵무력 완성한 지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살펴봤다고 조선중앙TV가 2019년 7월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살펴봤다고 조선중앙TV가 2019년 7월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7일 전쟁 개념의 공격전술’도 확립했다. 북한의 공격전술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현재 더욱 고도화되고 진화됐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북한은 공격전술 변화에 따라 총참모부 지휘·통신 체계도 개편했다. 전쟁 발발 시 전선이 전방·서부·동부로 나뉠 것으로 판단하고 기존 4개의 권역망을 3개로 바꿨다. 아울러 축선별 기갑·기계화부대를 통합 운용하기로 했다. 축선이라 함은 군이 공격하거나 방어할 때의 기준선으로 통상 기동로를 따라 이뤄진다. 기갑·기계화부대 통합 운용은 기동력을 바탕으로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군 구조도 개편했다. 지상군의 ○○기계화군단을 사단으로 개편해 효율성을 강화했다. 군단을 사단으로 개편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줄였다. 이는 작전 반경을 넓히고 이동성과 신속성을 증대시키려는 포석이다. 이렇듯 공격 부대를 개편한 데 이어 신속한 전방 증원부대 투입을 위해 군단을 재배치하고 동·서해안에 10여 개의 사(여)단도 새롭게 만들었다. 

    해상전력의 경우 북한은 매년 1~2척의 잠수함을 건조했으며 2014년 7월에는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신형잠수함 건조가 포착됐다. 러시아 G급 잠수함과 유사한 형태인 북한군 신형 잠수함 길이는 67m인 것으로 추정됐다. 

    고속으로 기습공격이 가능한 VSV(Very Slender Vessel) 함정도 건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30m급 VSV함정은 107㎜ 방사포와 30㎜ 함포, 어뢰발사관을 갖추고 있다. 북한군 고속함정은 보유 포탄 소진 시 한국 해군 함정을 타격, 침몰시키기 위한 자폭공격 계획도 세워놓았다. 

    작전 반경 800㎞의 자폭형 무인공격기는 문건 작성 당시 17대가 작전배치돼 있었다. 300~400㎞/h 속도로 비행하는 이 무인공격기는 한반도 전역을 공격 대상으로 한다. 

    문건은 특히 북한군이 2014년 6월 스커드미사일 조기 확산탄을 시험발사한 것과 관련해 유사시 한국 공군 전력의 무력화를 우려했다. 당시 국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패트리어트(PAC-3)는 요격 고도가 최고 15㎞다. 스커드미사일 확산탄은 21㎞ 고도에서 최다 30개의 탄이 분리돼 낙하하기에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노후화된 북한 공군 전투력에 비해 월등한 공군 전력을 자랑하면서도 국군이 비대칭 전력에서 약점을 보이는 것이다. 

    문건에 따르면 북한군은 국군의 최첨단 시스템을 교란하기 위한 장비도 갖추고 있다. 북한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러시아, 이스라엘, 미국에서 GPS 교란 장비를 구매했으며 차량형 3종, 휴대형 12종 등 총 15종을 작전배치해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GPS 교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2010~2012년 2년간 특정 시기에 국군을 상대로 GPS 교란 작전을 펼쳤다.

    北방사포 오차범위 10m… 개전 초 집중 타격 예상

    국방부가 발간한 ‘2016국방백서’에 따르면 전시에 전·후방 지역에 침투해 주요 부대와 시설을 타격하고 요인 암살, 후방 교란 작전을 펼치는 북한군 특수전 병력은 20만 명 규모다. 

    문건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특수전 병력이 전방에 대거 배치됐다. 3만6000명 규모의 전방지역 특수전 병력이 2015년 9만여 명까지 증가했다. 이는 ‘7일 전쟁 개념의 공격전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특수전 병력을 실어 나를 헬기와 공기부양정 또한 전진배치를 완료했다. 

    우리 군은 개전 초 휴전선을 따라 설치된 방사포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북한군 방사포와 전술미사일의 정밀도 향상은 큰 위협이다. 사거리가 50㎞에 달하는 240㎜방사포는 2014년 오차범위가 660m에서 10m로 줄어드는 등 성능이 대폭 향상됐으며, 사거리 160㎞를 자랑하는 300㎜방사포는 2012년부터 오차범위 50m를 목표로 개발이 이뤄졌다. 현재는 이 목표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서북도서의 해상기동로를 확보하고 화력을 보강하고자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포병 전력을 증강했다. 2013년 6월 이후 서북도서 전방지역에 사거리 40㎞의 122㎜견인방사포를 배치했으며 국군은 문건 작성 당시 174문을 식별했다. 

    국방부 국방정보본부가 2019년 11월 국회 정보위원회에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북한의 서해도서 요새화 작업 실태’에 따르면 북한군은 2015년 이후에도 연평도 인근의 갈도와 아리도, 함박도 등 무인도를 군사기지화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갈도에는 화포를 배치했고, 아리도와 함박도에는 레이더를 설치해 감시 기지로 운용하는 것으로 국방정보본부는 분석했다. 

    북한군은 2012년 이후 특수전 부대가 화력을 유도할 때 사용하는 신형 무전기 전력화에도 나섰다. 북한군 정보통합 시스템과 상호 교류가 가능한 신형 무전기는 좌표와 영상의 실시간 전송이 가능하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군의 신형 무전기가 기존 수집 체계로는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깊숙이 침투한 특수전 병력이 우리 군의 GPS 교란을 피해 정확한 좌표를 송수신한다면 어느 장소든 정밀 폭격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서울·부산 동시 점령 작전계획

    문건에 따르면 북한군은 새롭게 마련한 공격 전술에 따라 주요 부대의 훈련을 진행했다. 북한 보병사단의 GP, GOP 공격훈련과 경보병사단의 비무장지대(DMZ) 강습침투 훈련, 특수전 부대의 화력 유도 훈련은 우리 지형과 건물을 본떠 만든 훈련장에서 실시됐다. 

    북한군 ○○사단은 연천, 동두천, 의정부를 공격 방향으로 삼아 서울을 압박하는 화력지원 훈련을 펼쳤다. 이와 동시에 ○○기계화군단은 국군 3개 사단의 방어를 상정하고 중부지역으로 서울을 우회해 서남부 방향에서 공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도하여단은 강화도, 김포반도와 인천·수원 공격을 위해 한강 강습도하 훈련을 벌였고, 또 다른 도하여단은 양평·여주·이천 점령을 가정하고 훈련에 임했다. 강원 양구와 춘천을 지나 대구·진주·부산·울산을 진격하는 ○○기계화군단은 한반도 동부를 전선으로 가정하고 훈련했다. 북한군이 서울과 부산을 동시에 점령하는 작전계획을 세운 것이다. 

    북한군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평양 방어 훈련도 실시했다. 4개 여단이 서해안에 상륙한 ‘적군’을 격멸하는 훈련을 펼쳤으며 국군 기갑여단의 평양·개성 진출을 가정한 포위 소멸 훈련도 했다. 

    이외에도 전면전 준비의 일환으로 전시 전환 소요시간 단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원통형 유류 저장탱크 전방 배치가 2014년 10월 이후 다량 식별됐다. 아울러 여단급 부대와 전차대대까지 유류저장소를 개별적으로 운용하며 동부지역 위주로 유류저장탱크를 보급했다.

    北 훈련 시 공격 지점, 국군 방어 종심과 일치

    국군은 북한군의 전술 변화와 이에 따른 주요 훈련 사례를 분석하며 적의 공격 종심이 우리 야전군 방어 종심과 일치한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지형과 이동로를 고려하면 통상 전선이 가로로 넓게 펼쳐지는데 종심 공격은 한 지점을 정해 뚫고 나가거나 우회하는 전략을 뜻한다. 북한군이 국군 전력과 전술을 정확하게 분석해 약점과 공격 지점을 파악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의 안보 환경은 이 문건 작성 때보다 더 악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능력이 확인되지 않았을 뿐 한반도 전역이 북한 핵미사일의 타격권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소미아 파기 논란,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 여부 등을 놓고 한미동맹 이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과 맺은 9·19 군사합의는 일방적 무장해제라는 비판마저 듣는다. 사드 배치, 한일 지소미아 체결, 위안부 합의를 통해 한미일 군사공조를 강화했을 때보다 상황은 더욱 악화됐는데 안보는 역주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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