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호

시마당

장작

  • 이희주

    입력2020-01-07 1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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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작을 보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결 따라 패야 해
    아버지는 이른 가을부터 장작을 패며
    겨울을 준비했다
    처마 밑
    켜켜이 쌓인 장작을 보면 든든했다
    펑펑 눈이 내리고 세상이 고요할 때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흰 눈 쌓인 집의 정적을 더했다
    나무들의 마지막 생애가 불타는 동안
    온기에 끌려 동물들이
    집 앞마당에 머물다 가기도 했다
    그렇게 불의 기운으로 우리는 겨울을 났다
    아름다운 불꽃이었다
    아름다운 겨울 밤이었다

    이희주
    ● 1963년 충남 보령 출생
    ● 한양대 국문과 졸업
    ●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 시집 ‘저녁바다로 멀어지다’ 출간
    ● 한국시인협회 감사 역임
    ● 現 한국투자증권 커뮤니케이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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