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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헌병 개입 논란 ‘국방부 대변인 성폭행 사건’

군 수사기관 과잉 개입? ‘문민 대변인’ 과잉 피해의식?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기무·헌병 개입 논란 ‘국방부 대변인 성폭행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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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었느냐’

기무·헌병 개입 논란 ‘국방부 대변인 성폭행 사건’

2006년 평택사태 때 안정훈 당시 국방부 대변인은 군의 진압봉 휴대 문제로 군과 갈등을 겪었다.

재판 기록과 관련자 진술을 종합하면 사건 당일부터 국방부를 담당하는 100기무부대가 이 사건에 관여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문제의 그날 새벽’이 지난 직후인 6월20일 아침, 안씨는 ‘A씨가 출근하지 않아 직원들이 여러 차례 전화했는데 받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고 직원 B씨를 보내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A씨의 집까지 찾아갔던 B씨는 “몇 시간 동안 문을 두드렸지만 나오지 않고, ‘몸이 아파 쉬겠다’는 말을 해서 그냥 돌아왔다”고 보고했다. 안씨는 법정에서 “전날 만취했던 게 부끄러워 그러는 줄로만 알았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법원에 제출한 변론서에서 “6월22일 아침, 장관에게 일일보고를 하는데 장관이 뜬금없이 ‘개인적인 일이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며칠 전에 발생한 자신에 대한 청와대 투서사건을 이야기하는 줄 알았지 A씨와 관련된 일인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다음날인 6월23일 아침에 장관으로부터 ‘여직원과 무슨 일이 있지 않았느냐’ ‘빨리 해결을 보도록 하라’는 말을 듣고서야 뭔가 일이 잘못되고 있음을 직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윤광웅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참모로부터 그런 사건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신중하게 살펴보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누구로부터 보고를 받았는지, 정확히 언제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안씨에게 ‘빨리 해결을 보도록 하라’는 말을 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안씨는 또 “장관실을 나오자 장관 측근으로부터 ‘군 수사기관에서 장관에게 보고한 것 같다. 군 헌병수사기관인 국방부 조사본부장을 만나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조사본부장도, 수사단장도, 대변인실을 담당하는 수사과장도 만나지 못했다. 나를 피하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같은 시각, 국방부 대변인실을 담당하는 기무부대 직원 C씨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으나 C씨는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다. C씨는 7월20일경 만났을 때도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C씨가 6월20일부터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자 A씨는 법정에서 “6월20일 B씨 외에 집에 찾아온 사람이 있느냐”는 피고인측 변호사의 질문에 “저녁에 국방부 100기무부대 직원인 C씨가 기무부대 여군 장교와 함께 찾아왔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직원이 하루 결근하면 기무부대에서 집까지 찾아오는가”라는 변호사의 질문에 “C씨가 사건내용을 알고 왔는지,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물어봐 지난 밤 일을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기무부대 “첩보 수집이었을 뿐”

여직원이 출근하지 않았다고 기무부대원이 여군 장교를 대동하고 집까지 찾아간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A씨가 “C씨가 사건 내용을 알고 왔는지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해서”라고 진술한 걸 보면 C씨가 이미 6월20일 저녁에 사건의 정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을 개연성이 크다. C씨보다 먼저 A씨의 집을 찾아갔던 사무실 직원 B씨는 사건 내막을 전혀 모른 채 돌아갔다.

기무부대 소속인 C씨가 이 사건에 계속 개입했다는 것은 A씨의 동료직원인 D씨의 법정증언에서도 드러났다. D씨는, 국방부 내에서는 6월20일에 A씨와 전화통화를 하며 사건의 개략적인 내용을 들은 유일한 직원이다. 그런데 D씨는 “그날(6월20일) 저녁인지 다음날인지 C씨가 와서 ‘A씨와 통화한 사람이 당신밖에 없으니 무슨 일인지 말을 해봐라’ 해서 ‘모른다’고 했더니 ‘알 만큼 알고 있으니 말하라’고 했다. 내가 ‘그럼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이야기하면 말하겠다’고 하니까 C씨가 ‘모텔 이름과 병원에 가서 진단서 끊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병원에 간 것은 몰랐다’고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A씨가 병원을 찾아가 진단서를 끊은 것은 6월21일이다. C씨가 저녁에 A씨 집을 찾아간 다음날인 21일에도 A씨와 연락을 취했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C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내가 담당하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 당연히 첩보를 수집했을 뿐이다. 나는 A씨 이야기도 들었고, 안씨 이야기도 들었다. 두 사람에게 상대방이 말한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수집한 첩보 내용을 당사자인 안씨에게 알려줄 수는 없는 일이다. 안씨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미리 손을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야 섭섭할 수 있겠지만 첩보내용을 그에게 알려주면 내가 불법을 저지른 게 된다. 내 임무는 첩보를 수집해 상부에 보고하는 것까지다. 그 이상 관여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A씨와 D씨의 진술내용에 대해서도 “진술 일부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말이 조금 바뀌었다. 사람의 기억이 정확하지 못하다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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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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