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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이단아’ 맘스터치의 3兆 시장 정복史

[유통 인사이드] 골목길서 시작해 롯데리아 추월…비주류의 주류화

  • 나원식 비즈니스워치 기자 setisoul@bizwatch.co.kr

‘진격의 이단아’ 맘스터치의 3兆 시장 정복史

  • ● ‘40년 간 1등’ 롯데리아, 성장 정체
    ● 파파이스 노하우 활용 맘스터치 등장
    ● 골목상권 위주로 매장 늘려 차별화
    ● 혼밥·집밥 수요 잡은 햄버거, 성장 ‘쑥’
    ● 노브랜드 버거, 20개월 만에 100호점
    ● 5년 만에 재매각 버거킹, 경쟁에 변수?
맘스터치의 한 매장 내부 모습(위). 맘스터치는 2005년 싸이버거(왼쪽)라는 인기 상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맘스터치 홈페이지]

맘스터치의 한 매장 내부 모습(위). 맘스터치는 2005년 싸이버거(왼쪽)라는 인기 상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맘스터치 홈페이지]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의 역사가 시작된 건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79년 롯데가 만든 롯데리아가 그 시초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맥도날드나 버거킹 등 유명 햄버거 업체들이 대중화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던 때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햄버거를 비롯한 패스트푸드는 생소한 선진국 문화였다. 당시 국민소득은 1400달러가량에 불과했다. 가구당 연간 외식비는 5만 원이었다. 외식 문화가 활성화하지 못한 때였다.

롯데는 외국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하리라 예상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롯데리아를 설립했다. 당시 환경을 고려하면 과감한 행보였다. 롯데리아는 국내 패스트푸드와 프랜차이즈 시대를 연 업체로 평가받는다. 롯데리아 설립이 국내 외식산업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롯데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시장을 선점한 덕분에 설립 첫해부터 40년 넘게 매장 수 기준으로 1위를 자리를 차지해 왔다. 미국에서 인기를 증명한 버거킹이 국내에 진출한 시점은 1984년이다. 서울 종로와 명동에 각각 점포를 내며 사업을 시작한 때에 롯데리아는 이미 40번째 점포를 내고 있었다. 이후 1988년에 맥도날드가 들어오는 등 글로벌 업체들이 줄줄이 진출했지만 롯데리아는 오랜 기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다른 역사가 쓰인 해

그런데 올해는 다른 역사가 쓰인 해가 됐다. 경쟁사인 맘스터치가 매장 수 기준으로 롯데리아를 제치면서다. 지난 1분기 말 맘스터치 매장 수는 1333개로 롯데리아(1330개)를 넘어섰다. 이 순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맘스터치 매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1343개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롯데리아는 1330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물론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매장 수가 브랜드 순위를 좌우하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배달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만큼 매장 수의 의미가 옅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의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 번쯤 짚어볼 만하다.



맘스터치의 1위 등극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다. 일단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을 ‘토종 브랜드’가 이끌어가는 ‘전통’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맥도날드나 버거킹 등 세계적인 브랜드에도 밀리지 않았던 롯데리아다. 이를 토종 브랜드 맘스터치가 이어받았다는 점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맘스터치는 태생부터 독특했다. 맘스터치는 본래 파파이스를 국내에서 운영하던 대한제당 자회사 TS푸드앤시스템이 만든 브랜드다. TS푸드앤시스템은 파파이스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맘스터치를 운영했다. 하지만 매장 수가 적었을 뿐만 아니라 수억 원의 적자를 지속하는 신세였다. 이때 당시 맘스터치의 식자재 구매 담당 상무였던 정현식 전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이 지난 2004년 법인을 독립시켜 들고 나왔다.

해마로푸드서비스(현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이후 2005년 싸이버거라는 인기 상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가성비 햄버거’로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정작 맘스터치의 탄생을 도왔던 파파이스는 지속적 하락세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말 한국 진출 26년 만에 국내 사업을 철수했다.

맘스터치는 롯데리아와 다소 다른 전략으로 성장해왔다. 롯데리아는 오랜 기간 각지 핵심 상권에 매장을 두는 전략을 써왔다. 이에 과거 롯데리아는 가장 핫한 ‘만남의 장소’로 여겨졌다. 버거킹이나 맥도날드 등 대부분 글로벌 업체들도 역시 이런 전략을 써왔다.

이는 그간 햄버거가 국내 외식업계의 대표 메뉴로 여겨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소비자에게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선진국 외식 문화’를 경험해볼 기회 중 하나로 여겨졌다. 시장도 지속해 성장했기 때문에 각 업체는 핵심 상권에서 밀집해 자리 잡으며 뜨거운 경쟁을 벌여왔다.

골목상권의 역습

반면 맘스터치는 골목상권 위주로 매장을 늘려왔다. 위치에 따라서는 1층 대신 2층에 매장을 만들기도 했다. 각 매장 규모도 경쟁사에 비해 작았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흔하지 않은 전략이었다. 매장의 상징성보다는 효율성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제품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면서 소비자의 호응을 끌어냈다. 

아울러 햄버거 프랜차이즈 점포를 창업하려는 예비 점주들을 끌어들이는 데에도 성공했다. 작은 규모로 점포를 낼 수 있고 매출 효율도 높아서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 맘스터치의 ㎡당 매장 연평균 매출은 1812만 원이다. 버거킹(1409만 원)과 롯데리아(1313만 원)를 크게 앞선다.

맘스터치의 전략은 시대 흐름과도 맞아떨어졌다. 소비자들은 이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선진국의 외식 문화’를 떠올리지는 않는다. 버거킹이나 맥도날드, 파파이스 등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로망은 사라진 지 오래다. 맘스터치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비자들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가성비’를 따지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의 한 매장에서 점원이 배달 라이더에게 햄버거를 전달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의 한 매장에서 점원이 배달 라이더에게 햄버거를 전달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이는 또 다른 업체의 성장세를 봐도 알 수 있다. 신세계 그룹 자회사인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는 론칭 2년 만에 점포 150호점을 돌파했다. 롯데리아와 맘스터치의 매장 수가 1300개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첫걸음을 뗀 수준이긴 하다. 다만 경쟁사의 경우 100호점을 내기까지 10년 안팎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실제 롯데리아는 100호점을 내기까지 13년이 걸렸다. 맥도날드는  9년, 맘스터치는 11년이다. 노브랜드 버거가 100호점을 낸 건 브랜드 출시 1년 8개월 만이다.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해 7월 가맹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매월 10여 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해 올해 말에는 170호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의 장점 역시 ‘가성비’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의 인기는 맛과 품질이 뛰어난 메뉴를 가성비 있는 가격으로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성비 전략으로 성장세를 나타내는 또 다른 업체가 있다. 바로 버거킹이다. 버거킹은 지난해 말 국내 매장 수 408개를 기록하며 맥도날드(407개)를 앞지른 바 있다. 올해도 차이가 벌어지는 추세다. 버거킹의 전 세계 매장 수가 맥도날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버거킹이 맥도날드 매장 수를 역전한 사례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간 버거킹은 주로 프리미엄 전략을 써왔다. 맥도날드나 롯데리아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버거의 품질이 좋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고가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수제버거에 치였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롯데리아나 맥도날드에 밀리면서 ‘이도 저도 아닌 햄버거’로 인식됐다.

반전은 지난 2018년 내놓은 ‘올데이킹’ 마케팅이었다. 인기 제품을 하루 종일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의 마케팅이다. 특히 인기 버거 세트를 4900원에 판매하는 ‘사딸라’ 광고가 이슈가 되면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시장 양분

햄버거 업계에서 가성비가 중요해진 이유는 또 있다. 이른바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등장이다. 국내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의 선두주자는 쉐이크쉑 버거다. 쉐이크쉑은 지난 2016년 SPC그룹이 국내에 들여온 미국의 햄버거 브랜드다. ‘미국의 프리미엄 수제버거’를 콘셉트로 국내 진출 초반에 큰 이슈가 됐고, 지금까지 17개 매장을 내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 ‘고든 램지 버거’ 진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고든 램지는 지난 2005년 미국에서 방영한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진행자로 출연하면서 유명해진 영국 출신 요리사다. 지난 2012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고든 램지 버거’를 론칭한 바 있다.

고든 램지 버거 국내 1호점은 올해 12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문을 열 예정이다. 이 점포는 특히 미국 라스베이거스 플래닛 할리우드 호텔과 영국 런던 해롯 백화점에 이은 전 세계 세 번째 매장이자 아시아 최초의 매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한 햄버거 업체 관계자는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브랜드들이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소비자들이 기존 업체들에서 가성비를 따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햄버거 시장은 지속해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조9000억 원가량에서 지난해 2조9600억 원으로 커졌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많은 외식 업체가 타격을 받은 와중에도 햄버거 시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배달 서비스를 통해 혼밥, 집밥 수요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을 차지하려는 업체들의 경쟁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들어 가성비를 앞세운 신규 사업자들의 진출 소식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토스트 전문 업체인 이삭토스트는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인근에 ‘이삭버거’ 1호점을 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달 경기 용인 기흥구에 2호점을 개점하며 빠른 속도로 가맹점 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업체들도 즉석 햄버거에 갈수록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CU는 햄버거와 샌드위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면 리뉴얼을 단행했다. 특히 편의점 햄버거는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타파하겠다며 ‘프리미엄 버거 시리즈’를 출시했다.

누가 버거킹을 차지할 것인가

업계에서는 버거킹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버거킹은 최근 재매각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버거킹의 주인은 사모펀드다. 버거킹은 애초 두산이 운영하다가 지난 2012년 국내 사모펀드인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가 인수했고, 2016년에 다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가 사들였다. 이번 매각은 5년 만에 재매각이다. 누가 버거킹의 새 주인이 되느냐에 따라 버거킹의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데다가 고급 수제버거나 편의점 즉석 버거 등 여러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오랜 기간 잠잠하던 햄버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노브랜드 버거나 이삭버거 등 신규 업체들의 진입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각 업체가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맘스터치 #롯데리아 #버거킹 #노브랜드버거 #신동아



신동아 2021년 11월호

나원식 비즈니스워치 기자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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