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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험한 물’? 해양심층수 실체 논란

“효과 부풀린 사기, 과학적 근거 없다”VS“가능성 언급한 것, 효과 주장한 적 없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영험한 물’? 해양심층수 실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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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 컨베이어벨트 이론(심층순환설)에 따르면 표층수(깊이 100m 미만의 해수)가 북극해에서 가라앉아 심층수(깊이 200m 이상의 해수)가 되고, 이것이 대서양을 출발해 인도양을 돌아 태평양까지 도달하는 데 2000년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지도를 보면 태평양에 도달한 심층수가 동해로 들어올 수 없게 돼 있다. 동해로 들어오려면 대한해협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해협의 깊이는 100m 안팎이다. 그러니 심층수가 흘러와도 동해에선 표층수가 되는 것이다.”

-심층수와 표층수는 어떻게 다른가.

“북극해 주변의 바닷물은 온도가 낮고, 밀도가 높고, 염분 농도가 높다. 그래서 가라앉는다. 이런 해수를 심층수라고 한다.”

마사유키 다카하시(高橋正往)가 쓴 ‘해양심층수’라는 책에 심층수 생성 과정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빙하로 둘러싸인 그린랜드 앞바다는 점점 빙결(氷結)된다. 얼음은 물의 결정(結晶)이다. 따라서 해수 중 염분은 남고 물은 얼음으로 빠져나가 얼지 않은 해수의 염분 농도는 올라간다. 해수가 대규모로 빙결한 곳은 저온에다 염분 농도가 진한, 무거운 해수를 공급한다. 바닷속 깊이 가라앉은 이 심층수가 남극지방에 도달하는 데 1000년이 걸린다. 이 해수가 태평양에 도달하기까지 다시 1000년이 걸린다. 지구 반 바퀴를 도는 데 2000년이 걸리기 때문에 한 바퀴를 돌려면 4000년이 걸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동해의 심층수는 어떻게 생성된 것인가.



“동해는 일종의 작은 대양이다. 동해에서도 표층수와 심층수가 순환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표층수가 가라앉아 심층수가 되고, 이 해수가 한국의 동해로 흘러들어온다.”

한국해양연구원 석문식·장경일 연구원이 펴낸 ‘동해 해수순환의 이해’라는 논문은 이를 좀더 자세하게 설명한다. 논문에 따르면 동해에선 대양과 유사하게 해수가 순환한다. 동해 북부의 일본 분지에서 추운 겨울철 표층에서 냉각된 차고, 산소가 풍부한 물이 동해 바닥까지 내려가 저층수를 만들고 이것이 동해 내에서 순환한다. 이 때문에 동해를 ‘축소판 해양’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동해 심층수라고 하면 이런 과정을 통해 형성된 해수를 말한다.

“과학적 입증 필요”

-동해의 심층수와 대양에서 형성된 심층수는 어떻게 다른가.

“다를 게 없다. 형성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좀 차이 날 것이다. 대양에서 형성된 것이 1500년 이상 걸렸다면 동해 심층수는 200년 이상 걸렸을 것이라고 본다.”

-심층수에 어떤 성분이 있기에 개발 가치가 높다고 하는가.

“표층수보다 염분, 카드뮴, 아연이 많고, 반면 납 성분은 적다. 산소 농도가 높다고 하지만 미미한 차이다. 심층수는 사람에겐 해롭지만 해양식물에 도움이 되는 영양염류가 많다. 질소(N)나 인(P)이 그렇다. 정리하면 표층수보다 염분이 많은 정도라고 할까. 아까 예로 든 중금속 등은 미량이니까 별 차이가 없다. 그런 점에서 심층수를 개발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래된 물이라고 하니까 몸에 좋다는 심리적 효과를 노리는 것인지…. 그렇다면 오래된 물이 몸에 좋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한국해양연구원에서 설명한 심층수의 다섯 가지 특성이 그것 아닌가. 우선 저온성이란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냉수성 어패류의 종묘 생산 및 양식이나 냉방, 냉장을 위한 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하는데….

“과학적으로 가능한 얘기라고 본다. 다만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냉수성 어류를 살리는 것이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과연 경제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있다.”

-병원균과 유기오염 물질이 적어 청정한 해수라는 특징도 있다.

“표층수도 깨끗하다. 물은 육지에서 하천, 그리고 바다로 흘러가지 않나. 오염물질은 통상 육지에서 묻어오는데, 바다로 가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오염물질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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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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