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찍다…중간 결산!
근 손실 없이 살 빼는 법
식단‧운동‧비용까지…7주간의 소회
체지방 6~7㎏ 더 빼야…앞으로가 걱정
바디프로필 성공 관건은 아름다운 근육
7주차에 섭취한 식단.
솔직히 7주간 정말 힘들었다. 일만 하기에도 쉽지 않은데 먹는 걸 줄여가며 운동을 병행하려니 매일매일이 지쳤다. 배고픔에 잠을 이루지 못해 온 종일 퀭한 눈으로 무기력하게 사무실에 앉아 있는 날이 많았다. 살을 빼고 몸을 만드는 데 드는 어려움을 몰랐던 바는 아니지만, 기간을 정해놓고 (바디프로필 촬영이라는) 목표를 이뤄내야 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훨씬 힘들게 느껴진 듯하다.
이렇게 먹고 운동하니 살이 빠지는구나
7주차 운동.
다이어트를 논할 때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다. 식단이 7, 운동이 3이라는 거다. 식단이 8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식단은 중요하다. 다이어트(diet)라는 단어 자체가 ‘식단’이라는 뜻이다. 직장 다니며 조절하기 가장 어려운 점이 식단이다. 식단을 엄격하게 지키기 위해선 타인과의 교류를 모두 끊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동료들과 밥을 먹거나 미팅에 참석할 땐 굳이 빼지 않고 다 먹었다. 단, 음식을 남겨 양을 조절했다. 다른 끼니를 거르거나 적게 먹는 식으로 하루 섭취 열량을 유지했다.
섭취 열량 기준은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성인 남성 일일 권장 칼로리(2500㎉)였다. 여기에 기자의 기초대사량(약 2000㎉)과 운동으로 소모하는 칼로리를 감안해 하루 1500~2000㎉를 섭취하려 애썼다. 소모열량이 섭취열량보다 커야 살이 빠지기 때문이다. 혹여 이보다 더 먹더라도 2500㎉는 넘기지 않도록 했다.
영양소 측면에선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는 대신 근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데 중점을 뒀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바뀐다. 운동 소모 열량이 줄어 효율성도 떨어진다. 체지방을 감량해도 몸이 볼품없게 변하고 만다.
미국 국제 스포츠 과학 연맹 창립자인 프레드릭 해트필드 의학 박사가 고안한 ‘해트필드 공식’에 따르면 꾸준히 웨이트 운동을 하는 사람의 경우(중강도로 주 3~5회 이상) 체중의 1.5배~2배에 해당하는 그람수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좋다. 예컨대 체중이 80kg라면 120~160g을 섭취하는 것이다. 이에 기자는 하루 180g의 단백질을 섭취하려 애썼다. 닭 가슴살 400g으로 단백질 100g, 닭 가슴살 제품(닭 가슴살 만두)으로 40g, 단백질 보충제로 25g을 섭취했다. 밥이나 우유, 다른 반찬에도 단백질이 함유 돼 있어 180g을 채울 수 있었다. 체지방이 5.6㎏ 빠지면서도 근 손실이 일어나지 않았던 까닭이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ABC주스. 효과를 보기 위해 착즙이 아니라 갈아 만든 것을 사먹는다. 숟가락으로 퍼질 만큼 걸쭉하다.
다만 ABC 주스의 열량은 기존 아침식사보다 200㎉ 이상 낮다. 즉 섭취 열량 자체가 줄어 살이 빠졌을 수도 있다. 배변 활동이 더 잘 된다는 느낌도 딱히 받지 못했다. ABC 주스의 효과를 봤다고 확언할 수는 없을 듯하다. 건강엔 좋다고 하니 일단 계속 먹어볼 생각이다.
머리가 큰 편이라 어깨를 넓혀야
8월 3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상)과 9월 22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하) 체지방이 줄어들었고 태닝을 해 피부가 탔다.[지호영, 홍중식 기자]
정말 피곤한 경우가 아니면 무조건 운동했다. 빈도는 주 5회 이상, 웨이트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했다. 1회당 웨이트 운동은 1시간~1시간 15분, 유산소 운동은 40분~60분 수행했다. 웨이트 운동을 할 땐 균형 잡힌 신체 발달을 고려해 가슴, 등, 하체, 팔, 어깨로 5분할해 하루에 한 부위씩 했는데, 주 2회 담당 트레이너의 지도(PT)를 받았다.
치중했던 부분은 하체, 등, 어깨다. 사람의 몸은 근육의 70%가 하체에 있다. 따라서 하체 운동이 가장 힘들고 그만큼 열량소모도 으뜸일 수밖에 없다. 운동으로 살을 빼고 싶다면 하체 운동이 해답이다. 등과 어깨는 사실 ‘겉보기 등급’을 위해 열심히 했다. 사진을 찍는 프로젝트이기에 눈으로 보이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자는 머리가 큰 편이라 어깨를 넓혀야 비율이 나아진다. 어깨를 넓히려면 어깨 운동은 물론이고, 등을 넓혀야 한다. 그래서 주 6회 이상 운동할 수 있었을 땐 등과 어깨 운동을 하는 데 시간을 더 할애했다. 운동 강도는 ‘더 이상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땀이 상하의를 모두 적실 정도로 했다.
무게를 늘이기보다는 적당한 중량으로 횟수를 늘려 근육의 선명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바디프로필에 있어 운동의 목적은 살을 빼는데 있기보다는 체지방을 걷어내고 난 뒤 몸에 나타나는 근육의 선명도를 위해서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살은 식단으로 빼고 라인은 운동으로 잡는 셈이다.
한 달에 드는 비용만 100만 원 이상
③비용흔히 ‘전부 다 돈이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바디프로필 프로젝트 역시 그렇다. 돈이 없으면 몸만들기도 쉽지 않다. 우선 한 달에 드는 PT비용만 40만 원 정도다. 닭 가슴살과 관련 제품(닭 가슴살 만두)을 사먹는 데도 월 20만 원이 들어간다. ABC 주스도 하루에 5000원 꼴이니 달로 환산하면 15만 원이다.
왁싱과 태닝도 해야 한다. 기자의 경우 하반신 왁싱(다리+브라질리언 왁싱)을 해야 하는데, 한 번 할 때 약 25만 원이다. 100일 동안 두 번 해야 하니 50만 원이 드는 셈이고 이를 30일로 환산하면 15만 원이다. 태닝은 총 30회를 해야 하는데 로션포함 54만 원이다. 월(약 10회)로 환산하면 18만 원쯤 된다.
이렇게만 계산해도 월 100만 원이 넘는다. 30~40만 원을 웃도는 바디프로필 촬영 비용은 아직 넣지도 않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은 264만 4000원이다(세전). 바디프로필에 도전하려면 웬만한 직장인은 월급의 절반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식단‧운동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데 돈도 드는 셈이니 직장인이 ‘인생 사진’ 하나 건지는 건 정말로 쉽지 않은 듯하다.
앞으로가 더 걱정
프로젝트 직전 측정한 인바디결과(좌)와 49일차 측정한 인바디 결과(우).
정말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한편 여기까지 힘들게 왔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고 말겠다는 오기도 생겨 복잡한 심경이다. 성공적으로 바디프로필을 촬영하게 된다면 눈물이 터질 것 같다.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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