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스크림 동굴> 2003년, 리넨에 유채, 178×203㎝, 뉴욕 메리 분 갤러리 소장
먹을거리의 공포를 그린 작품이 코튼의 ‘아이스크림 동굴’이다. 이 작품은 음식으로 외로움을 달래는 현대인의 재앙을 표현했다. 잘록한 허리와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여인은 산처럼 쌓인 달콤한 아이스크림 앞에 앉아 있다.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은 거품처럼 여인의 다리에 묻어 있다. 여인은 몸을 일으키고자 하지만 결국 일어나지 못한다.
이 작품에서 여인의 다리에 묻어 있는 아이스크림은 달콤한 음식을 거절하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을 나타낸다. 배경에 산처럼 쌓인 아이스크림은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식욕, 즉 대식을 나타내며 또한 값싸고 천박한 음식에 만족해 뚱뚱해지는 현대인의 재앙을 암시한다.
윌 코튼(1965~ )이 이 작품에 완벽에 가까운 몸매의 여인을 그려 넣은 것은 끊임없이 먹고 싶다는 현대인의 욕구와 비대한 육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즉 다이어트에 대한 병적인 강박관념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강변의 수영> 2004년, 캔버스에 유채, 140×120㎝, 작가 소장
몸매를 관리하려고 수영하는 뚱뚱한 여인을 그린 작품이 보테르의 ‘강변의 수영’이다. 숲 속에 옷을 벗어놓은 뚱뚱한 여인이 벌거벗은 채 수영을 하기 위해 강물로 들어온다. 물 위로 머리만 내놓은 남자는 입을 벌리고 있으며 남자와 일행인 듯한 사람은 손가락만 보인다.
배경의 우거진 숲은 한여름을 암시하며 여인의 허벅지까지 물이 차오른 것은 물이 깊지 않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런 얕은 물에 남자의 머리와 손가락만 보이는 것은 그들이 여자의 등장에 놀랐음을 암시한다.
페르난도 보테로(1932~ )의 이 작품에서 벗어놓은 붉은색 옷과 목걸이, 그리고 붉은색 매니큐어는 여자의 관능성을 강조하며, 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자의 심리를 암시한다. 보테르가 여인을 화면 가득 거대하게 표현한 것은 여자가 남자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것을 상징한다. 또한 그는 인물의 표정이나 성격을 묘사하는 데 치중하지 않고 인물의 형태를 과장되게 부풀려 표현하는 데 역점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