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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없는 삶 사는 북한 여성 수난記

숨긴 돈 찾고자 자궁에 손 넣고 발가벗겨 뽐뿌질시키는 야만의 땅

가치 없는 삶 사는 북한 여성 수난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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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를 잘못 만났다 할까, 시대를 잘못 만났다 할까.
  • 북한 여성은 언제쯤 압제로부터 해방될까.
가치 없는 삶 사는 북한 여성 수난記

북한 보위부 취조실에서 보위부원이 북송된 탈북 여성을 발로 걷어차고 있다. 한 북한인권단체가 공개한 동영상의 한 장면.

북한 여성은 압제, 통제가 일상화한 독재체제에서 ‘2등 공민’으로서 차별, 배제의 삶을 산다. 성(性)적 치욕도 다반사로 겪는다. 북한을 탈출했다 중국 공안에게 붙잡혀 북한으로 이송된 경험을 가진 여성 두 명의 증언.

“신의주 보위부에 들어오니 뽐뿌를 시켰어요. 자궁에 손까지 집어넣었고요. 장갑 끼고 자궁이랑 항문을 검열했습니다. 다리를 올려 세우고 자궁을 검사했어요. 남자가 들어와서 피 묻은 생리대까지 뜯어서 봤습니다.”

뽐뿌는 자궁에 숨긴 돈을 찾아내고자 옷을 벗기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100회 반복시키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

“보위부에선 몸수색이 심해요. 높은 신발 뒤축도 다 뜯어보고, 화장품도 안을 다 확인해요. 생리대도 다 짜개고, 자궁 검사도 하고. 돈을 먼저 신고하면 나갈 때 조금 돌려주는데 숨겼다가 걸리면 모조리 빼앗겨요.”

보위부 구류장 수감자는 오전 5시30분에 일어나 밤 10시에 취침한다.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곤 하루 종일 무릎을 꿇거나 책상다리한 채로 고개 숙이고 부동자세로 앉아 있어야 한다. 몸을 움직이면 간수가 때린다. 성적 학대도 일상처럼 벌어진다. ○희정씨 증언을 들어보자.



“홀딱 벗겨놓고는 이 간나 중국 아새끼들하고 실컷 놀아먹은 간나라고 하면서 때리고 머리채 잡아당기고. 감옥 생활 하면서 매 안 맞으려면, 때리지 않고 생각해준다는 게 성노리개로 방에 데려다가 놀고, 말도 못하게 해놓고 노리개처럼 데리고 놀고.”

강제로 태아를 낙태하면 어떤 기분일까? 한 북한 여성이 구류장에서 겪은 일이다.

“임신 7개월이었어요. 구역 병원에서 7개월짜리는 낙태할 수 없다고 보안원한테 말했습니다. 아이를 죽게 하는 게 낫다고. 보안서에서 청진에 있는 병원에 데려가서 낙태를 시켰어요. 낙태하러 갈 때 보안원 셋이 동행했습니다. 낙태하러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나섰죠. 몸에 감염이 생겨서 검사하러 간다고 둘러대더군요. 병원에 도착하자 보안원이 중국 아이는 조선에서 못 낳으니까 지우라고 했습니다. 배에다 큰 주사를 놓았어요. 주사 맞고 아기를 낳았습니다. 주사 맞고 죽은 아이를 낳은 거죠. 이튿날 노동단련대로 보내더군요. 아이 낳을 때 출혈이 심했던 데다 젖이 불어 너무나 힘들었어요.”

“아기 귀신이 무서워요”

여성 인권은 국가 인권 수준을 가리키는 바로미터다. 북한에서 여성은 은혜를 받는 대상으로서 국가와 남성에게 보답해야 할 존재다.

북한 헌법은 “공민은 국가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누구나 다 같은 권리를 가진다”(65조)고 규정한다. 현실은 정반대다. 출신성분, 사회성분에 따라 가치 실현 기회가 다르다. 성분이 나쁘면 하류 인생을 살아야 한다.

북한식 표현으로 토대가 나쁜 여성은 최하층으로 살아가는 걸 숙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성분에 따른 차별에 더해진 성(性)에 따른 차별이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박탈한다.

탈북 여성 고○순씨의 증언.

“아버지가 탄광에서 일하니까 나도 탄광에 가겠구나 생각했죠. 어릴 적부터 그렇게 교육받아서 의기소침하지도 않습니다. 똑같은 일을 해도 남자는 대접받죠. 같은 시간 일해도 남자는 세대주니까. 응당한 걸로 생각해서 차별로 여기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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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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