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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창당 없이 독자 출마해 대선 본선까지 완주”

핵심 측근이 전하는 안철수 대권 플랜

“신당 창당 없이 독자 출마해 대선 본선까지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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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야권 후보 단일화보다는 끝까지 완주에 무게
  • ● “과거로 돌아가기 힘들어”
  • ● “기성 정치와 전혀 다른 제3의 길”
“신당 창당 없이 독자 출마해 대선 본선까지 완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깜짝 등장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지금도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속속 12·19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지만 그는 대선 도전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정치권과 국민은 그가 대선에 나설지를 궁금해한다. 만약 나선다면 어떤 방식이 될지도 관심사다. 안철수의 선택에 따라 대선 구도가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정치 현실이다. 먼저 출마 여부다. 안 원장의 발언을 살펴보면 대권 경쟁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11 총선을 앞두고 강연정치에 나설 때부터 살펴 보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이 자리에서 계속 긴장감을 줘 양당이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게 하는 것이다. 제가 만약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만 쓰일 수 있으면 그게 설령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3월 27일 서울대 강연) “(총선 후보 판단 기준은) 미래가치에 부합하는 사람인가 아닌가가 가장 중요하다.”(4월 3일 전남대 강연) “(대선 출마는)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고 저에게 주어진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4월 4일 경북대 강연)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대선이 불과 7개월가량 남은 시점에도 안원장이 선문답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유부단하다거나 예의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그럼에도 안 원장은 침묵을 지킨다. 여전히 상황을 지켜보는 것 같다. 대선 출마 여부를 재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를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여야 잠룡들이 서서히 수면으로 모습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자신까지 서둘러 선언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인 것이다.

“대권 도전 외에 다른 진로 없어”

안 원장 측 관계자는 “대선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은 보기 나름이다. 그동안 열심히 뛴 주자들은 지금쯤 (대선 도전) 선언을 해야겠지만 우리는 굳이 시간에 쫓길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안 원장이 지금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겠느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안철수연구소(안랩)에서 백신 개발에 몰두하는 시절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는 데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개입한 이후 사실상 정치에 발을 담갔으니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만일 대선을 피해 가더라도 지방선거 등 각종 정치 이벤트가 벌어질 때마다 ‘안철수’ 이름 석 자가 거론될 것이므로 기왕이면 이번에 승부를 걸자는 분위기가 안철수 진영 내부에서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안 원장이 대권에 도전하는 길 외에 다른 진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측근은 “대권 도전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되는 것이라고 한 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안 원장에겐 사회적 역할과 역사적 소명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게 호의적인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사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이 조금 어렵다. (대선 출마 이외의) 정치를 할 가능성을 물으면 ‘정치’의 범위가 어떤 걸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 (제도권 정치가 아니라) 사회 현안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는 것도 정치라면 정치 아닌가. 다만 안 원장이 앞으로도 서울대 교수를 계속할지를 물으면 그 가능성은 10%도 안 된다고 보면 된다.”(황 교수) 여의도 정가에선 안 원장의 대권 도전 쪽에 무게를 둔다.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박근혜 위원장을 줄곧 앞서왔고 지금도 20% 중반대 이상의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원장이 정치와 거리를 두려고 해도 주변에서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 마케팅’은 총선에서 끝난 게 아니다. 대선 국면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권 행보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공동정부론’을 매개로 4·11 총선 후 처음으로 안 원장에게 대선 공조를 제안했다. 문 고문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선)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장악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처럼 두 사람이 각각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맡아 공동으로 국정을 이끌자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M·A(문재인과 안철수)’ 연합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문 고문은 야권의 다른 대선 주자들이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자 ‘원론적인 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대선 정국에서 안철수 변수가 언제든 돌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철수, 본인 지지율에 촉각

여러 정황상 안 원장의 대권 의지는 확고한 것 같다. 출마 여부를 놓고 좌고우면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정국의 추이를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원장은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대세론을 구가하는 박근혜 위원장의 행보에 바짝 신경을 기울이면서 대선 주자 지지율 변동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현재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안 원장 선호도는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다. 안 원장으로선 반전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일부 정치인들이 그를 대선 판으로 끌어들이려고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4·11 총선에서 낙천하거나 낙선한 야당 정치인들이 안 원장 진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재기를 모색하기 위해 접촉 통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한다. 정가에선 여러 사람의 이름이 나돌고 있다. 최근 통합진보당 내분 사태에 따라 기존 야권 주자들끼리 후보단일화가 이뤄져도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안 원장을 대안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안 원장의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경우 구체적인 로드맵은 무엇일까. 언제, 어떤 식으로 대권행보를 시작할까. 안 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로드맵이 없다”고 했다. 6월 대권 도전 선언설, 포럼 형식을 통한 대선 캠프 조직화, 야권 대선후보 경선 참여설, 안철수팀 구성설 등 여러 시나리오가 언론에 나오고 있지만 모두 추측일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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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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