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호

김경수 징역 2년에 李·李 친문쟁탈전 시동… ‘정세균 대망론’도

金, 차기 대선 출마 물거품… “丁, 汎친문 단일 주자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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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0-11-06 17: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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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경남지사(가운데)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심경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김경수 경남지사(가운데)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심경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김경수(53) 경남지사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는 김 지사에 대한 2심 선고공판에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단, 김 지사는 보석 결정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법정구속은 면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2월 4일부터 2018년 2월 1일까지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7만6000여 개에 달린 댓글 118만8800여 개의 공감·비공감 신호 8840만 1200여 회를 조작하는 데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드루킹 측 도모 변호사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김 지사의 차기 대선 출마는 사실상 무산됐다. 친문(親文) 적자로도 불리는 김 지사는 이낙연(68)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56) 경기지사의 양강 구도를 깰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핵심 친노(親盧)다.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수행팀장을 지냈을 만큼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당내에서는 친문 성향 권리당원 사이에서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 당 주류인 친문의 지지를 일거에 결집시킬 조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이번 판결로 무주공산에 뜬 친문 표심을 두고 양강 간 쟁탈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김 지사가 무죄 선고를 받았다면 대권 지형에 큰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을 텐데, 유죄가 선고돼 대권 경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이 대표와 이 지사 간 친문 지지를 확고히 다지려는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7월 30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접견하고 있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7월 30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접견하고 있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

    눈길은 이 대표에게로 더 많이 쏠린다. 여권에서는 김 지사가 대권후보로 약진한다면 이 대표가 입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해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출신인 이 대표는 2003년 친노가 새천년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현재 민주당의 골격이 구축되는 과정에서도 친문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그런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맡은 뒤부터 친문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친문 처지에서는 온전히 ‘우리 식구’가 아닌 셈이다. 



    김 지사가 낙마하면서 이 대표의 친문 끌어안기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친문인 박광온 의원과 최인호 의원을 각각 사무총장과 수석대변인에 임명했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인 정태호, 김영배 의원 역시 전략기획위원장과 정무실장을 맡고 있다. 이에 비해 이 지사 측근 그룹에는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제외하면 친문 인사가 드문 편이다. 

    이 대표가 ‘대권주자 김경수’의 잠재적 지지그룹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가 친문의 지지를 받고 있다기보다는, 그간 친문이 이 대표의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봐야 한다. 친문은 순혈주의가 강하다.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하지 않은 과거도 아예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 주목하는 인물로 정세균(70) 국무총리도 있다. 김 지사를 제외하면 주요 대권후보군 중 범친문으로 분류할 만한 인물은 정 총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당내 기반만 놓고 보더라도 산업자원부 장관과 국회의원 6선을 하고 당 대표를 3번 역임한 정 총리가 이 전 총리보다 앞선다는 평가다. 신 교수는 “김 지사에 대한 실형 선고로 친문은 정 총리를 대안 중 하나로 여길 것”이라면서 “정 총리가 범친문의 단일 주자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는 22일 창립 세미나를 여는 ‘민주주의 4.0 연구원’(가칭)에 주목하고 있다. 4.0 연구원은 홍영표, 전해철, 도종환, 김종민, 황희 의원 등 친문 핵심이 주축을 이뤘다. 당초 여권에서는 김 지사의 항소심 선고와 맞물려 민주주의 4.0 연구원이 향후 친문의 대선 전초기지 역할을 하리라고 보는 분위기였다. 김 지사의 대선 출마가 어려워지면서 대권주자 사이에서 역으로 민주주의 4.0 연구원을 향한 구애가 쏟아질 전망이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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