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보수당 정체성 흔들리니 失敗
보수당 정강에 경제민주화·기본소득 웬 말
총선 참패는 尹 무능, 한동훈 전략 부재 탓
일자리 대책 없고 ‘셀카’만 찍어서야…대선인가!
‘노동·교육·연금개혁’은 안 하고 의대 정원만…
‘선거 개입’ 등 文 적폐…尹은 왜 감쌌을까
民生, 정의, 일자리, 개혁…“기본으로 돌아가자”
전원책의 직설 1부
전원책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에 “당장 민생부터 챙기고 인적 쇄신을 서둘러야 한다”며 “무엇보다 전 정권의 적폐를 청산해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상윤 객원기자]
인터뷰할 날을 기다리던 일주일 사이 전원책 변호사는 예기치 못한 비보를 전했다. 몸 상태를 걱정하며 인터뷰 일정을 조정하려고 하자 그는 “아니다. 할 말은 하겠다”고 했다. 7월 10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 그는 전보다 한결 야위어 보였다.
“늘 하던 대로 사무실에서 일하다 개를 태우고 집으로 가던 중에 사고가 났다. 상대방은 음주 운전을 한 택시였다. 100% 상대방 잘못으로 결정됐다. 차는 반파됐는데 몸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오만하면 사고가 난다. 선거도 마찬가지다(웃음).”
그의 마지막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4·10 총선 개표 방송에 그가 해설자로 출연해 국민의힘 참패를 일찌감치 예견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자칭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로, 보수를 무턱대고 두둔하기보다 할 말은 하는 ‘논객’이기에 총선 결과가 가져온 보수의 위기를 그가 어떻게 진단할지 그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그는 1955년 울산에서 태어나 부산고, 경희대 법률학과를 졸업했다. 군법무관으로 10년 넘게 복무하다 육군 중령으로 예편했다. 주업은 변호사 겸 정치평론가이지만 두 번이나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 정무특보, 자유선진당 대변인, 제4대 자유기업원 원장, TV조선 앵커 등으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잇따른 총선 참패와 8년간 6번의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보수는 무척 쪼그라든 느낌이다. 보수의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보수가 참패를 당했다 하는데 그건 국민의힘이 보수정당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성립된다.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보수를 대변하고 있는 건 맞다. 그런데 보수정당인지는 사실 의문이다.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그 때문에 회의가 든다는 사람이 많다. 4·10총선도 정체성만 확립돼 있으면 민주당을 아주 쉽게 이길 수 있는 선거였다.”
국민의힘 정강정책의 오류
언제부터 정체성이 흔들렸다고 보나.
“이명박(MB) 정부 때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박근혜 비대위’가 만들어졌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유승민 의원실에서 인턴을 하던 이준석(현 개혁신당 의원)까지 넣어서 비대위를 만들었는데, 그때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광고 전문가가 ‘홍보 전문’으로 들어오면서 전통적 보수의 색깔인 파랑을 버리고 당색을 빨강으로 바꿨다. 그런데 빨간색은 공산당을 상징한다. 일본도, 중국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중 탄핵을 당하고 구속되는 등 온갖 수모를 다 겪었는데 보수가 좌파의 덫에 걸린 시발점이 당색을 바꾼 그때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덫에 걸려 있나.
“당시 이상돈 비대위원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경제민주화’라는 인자를 뿌렸다. 이후 경제민주화라는 말이 현행 헌법 119조 2항에 들어갔는데, 전 세계 어디에도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 헌법이 없다. 헌법에서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것이 무한정 확대 해석 가능한 추상적 표현인데 경제민주화가 딱 그렇다. 박근혜 정부 때는 경제민주화가 (정강정책에서) 빠졌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이 바뀌고 나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서자 강령과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와 ‘기본소득’을 집어넣었다. 참 기가 막힌다. 하위 20%인 1분위의 인간다운 삶을 국가가 보장해 주기 위해 우리나라는 여러 경제적, 제도적 지원을 하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경제를 민주화한다는 자체가 코미디다.”
그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의회 첫 연설에서 한 촌철살인 같은 명언, “나는 우리 모두가 불평등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는 말을 떠올렸다. 이어진 전 변호사의 분석이다.
“굉장히 높게 평가하는 표현이다. 이 말은 남보다 더 노력하고 성취를 해서 남들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인간 발전의 기본 토양이 된다는 의미다. 우리 모두는 불평등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 바로 범(汎)자유주의의 기본 철학이다. 경제민주화라는 말은 그 자체가 오류다. 국민의힘에 오류를 뿌려놔서 정통 보수당이라고 하는 정체성을 잃어버린 거다.”
‘잡초’에 밀린 ‘온실 속 화초’
정강정책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나.
“해석에 논란이 되는 부분이 많은데 아주 문제 되는 단어가 2개 있다. 하나는 경제민주화, 다른 하나는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보수정당 정강에 들어가는 게 말이 되나. 보수주의의 두 가지 특징은 ‘민영화’와 ‘탈규제’다. 국유화에 반대하는 게 민영화다. 극단적 자유주의로 가버리면 국유화는 일체 용납이 안 된다. 탈규제는 규제를 없애자는 거고, 작은 정부를 만들자는 거다. 작은 정부는 보수주의의 아주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정부의 크기를 가리는 기준은 공무원 숫자인데, 문재인 정부처럼 공무원 숫자를 늘리면 그만큼 규제가 늘어난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힘 강령과 정강정책을 보면 의심 가는 구석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내가 일일이 규정 하나하나를 들고 말씀을 못 드린다는 거다. 예전에 자유한국당 출신 의원들을 앉혀놓고 강연을 할 때 내가 이런 얘기를 했다. ‘여러분이 제발 정강정책 같은 걸 제대로 좀 읽어다오.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해야 한다. 왜 이런 단어를 써야 하는지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모르면 상대방을 못 이긴다’고 말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원인도 그 연장선상인가.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에 절반의 원인이 있고, 나머지 반은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략 부재와 공천 실패에 있다. 한동훈은 미래 비전은 단 하나도 제시하지 않았다. 2030을 위한 일자리 대책은 물론 ‘고물가 고금리 시대 무너지는 중산층’을 위한 대책도 없었다. 하루 7~8곳에 지원 유세를 하는 강행군을 하면서도 후보자들을 양쪽에 두고 어깨동무를 하는 포즈를 취한 뒤 셀카를 찍는 모습만 연출했다. 누가 보더라도 그런 ‘퍼포먼스’의 주인공은 후보자들이 아닌 한동훈이었고, 총선 유세장이라기보다 대선 전초전처럼 보였다. 게다가 힌동훈이 내놓은 것은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이 전부였다. 대중은 이재명과 조국이 왜 재판을 받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이런 한동훈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다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불통이 더해졌으니 어찌 국민의힘이 이길 수 있겠나. 이재명이 원내대표를 지낸 홍영표·박광온 같은 의원들, 자신과 당권 경쟁을 벌였던 박용진의 목을 치면서까지 ‘사당화’ 작업을 벌였는데도 이번 총선에서 대승한 이유다. 솔직히 말하자면, 민주당은 일극 체제 사당화를 하면서도 사람은 바꿨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4년 전 패배한 인물을 그대로 내세웠다. 패인을 꼽자면 100가지도 넘겠지만 근본 패인은 역시 ‘정체성’의 문제다. 국민의힘은 보수 이념에 충실한 ‘들꽃’ 같은 이들은 없이 출세 지향적 ‘온실 속 화초’들만 그득한 정당이다. 그러니 ‘잡초’ 근성의 민주당을 어찌 이기겠는가.”
그래서인지 요즘 정치는 극단적 대결로 치닫고, 정치혐오도 확산되는 거 같다.
“정당들이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지 못한 탓도 크다. 지역 구도가 여전한 이유도 그렇다. 이념과 정책으로 지지 정당이 갈린다기보다 지역 구도가 아직도 지지 정당을 가르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말하자면 국민의힘은 영남, 민주당은 호남을 벗어나면 지지하는 이들보다 반대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이다. 정치인들 역시 그렇다.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이 이재명, 한동훈 등 이른바 정치적으로 ‘팬덤’을 가진 이들은 모두 지지자보다 두 배가 되는 반대자를 가지고 있다. 이러니 정권은 취약해 보인다. 이런 판에 벌어지는 전당대회는 친윤(親尹)·비윤(非尹) 싸움을 넘어 친한(親韓)·반한(反韓) 싸움이 되고 있다. 기가 막힌다. 한동훈은 자신의 ‘화양연화’가 문재인 정권 초기라고 당당하게 말한 바 있다. 그가 과연 보수인가? 그는 어떤 보수주의 철학을 갖고 있는가? 나는 도저히 알 수 없다. 작년 말 그가 법무부 장관직을 버리고 비대위원장으로 나선다고 했을 때 나는 방송에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폭망할 가능성이 80%’라고 말했다. 그 예언은 현실이 됐다. 총선 개표 상황을 MBN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면서 정말 괴로웠다. 4년 전 총선 때와 상황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 아니 더 나빠졌다.”
이 상황이 민주당엔 정권교체를 위한 디딤돌이 되겠나.
“윤석열 정권을 공격하는 민주당 역시 위태롭다.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가 폭발 직전인 폭탄의 뇌관이나 다름없어서다. 우선은 대장동 게이트를 비롯해 백현동 개발 비리 그리고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은 함께 병합돼 앞으로 몇 년을 더 심리해야 1심 선고가 나올지 모를 판이다. 그런데 같은 형사 합의33부의 위증교사 사건과 합의34부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다르다. 위증교사 사건은 이재명이 김진성에게 위증을 교사하는 전화 내용이 음성파일로 법정에 현출됐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고 김문기를 몰랐다’는 발언과 ‘백현동 부지 토지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로 4단계나 상향시킨 특혜가 당시 박근혜 정부 국토부의 협박 때문이었다’는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돼 이재명을 기소한 것이 요지다.”
윤석열의 개혁, 이재명의 뇌관
재판부가 선고를 미루려고 하지 않을까.
“이미 언론의 추적으로 온 국민에게 사실관계가 공개된 사건이다. 이러니 더 끌 수도 없고 10월 선고를 앞두고 있다. 비록 1심이지만 이 선고는 이재명의 정치생명과 직결돼 있다. 게다가 최근 이화영(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이 징역 9년 6월을 선고받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이재명이 그 수혜자, 바꿔 말하면 몸통으로 수원지법에 추가 기소됐고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다. 이러니 이재명은 문자 그대로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셈이다. 그는 수원지법 대북송금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재판과 함께 받게 해달라고 대법원에 신청했으나 대장동·백현동 등 사건은 이재명이 성남시장일 때 일어난 사건으로 경기도지사일 때 발생한 대북송금 사건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거기에다 합의 33부에 병합한다면 앞으로 몇 년이 지나야 심리할 수 있을 것이다(인터뷰 이후인 7월 15일 대법원은 이재명 전 대표의 ‘재판병합 신청’을 기각했다).”
대통령 지지율에 반전이 없다. 왜일까.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대통령을 반대하는 이유 1위는 언제나 ‘경제·민생·물가’에 있다. 그만큼 고물가 고금리가 지금 서민들을 옥죄고 있고, 자영업자 폐업률은 사상 최고다. 경제가 이런데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불통’이 대중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사건이 ‘대표 사례다. 윤 대통령은 몇 번이나 사과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사과하지 않았다. 총선에서 참패한 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비로소 사과했다. 또 하나의 불통 사건은 의대 정원을 늘린다는 정책이다. 총선을 앞두고 그 민감한 시기에 이런 정책을 밀어붙인 자는 누구인가? 윤 대통령은 누구의 건의를 받았는지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면서 이 정책을 밀어붙였다. 의료계가 반발하자 4월 1일 50분간이나 일방적인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윤 대통령은 시간을 다투는 ‘노동개혁’은 시작도 못 했다. 반드시 개혁하겠다던 ‘교육개혁’과 ‘연금개혁’도 결국 용두사미가 됐다. 이러니 ‘무능한 대통령’으로 비치는 거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무슨 이유에선지 문재인 정권 적폐청산은 손도 대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 적폐청산은 이재명 사법 처단과 맞물린 문제였다. 문재인 정권 때의 수많은 ‘적폐’를 윤 대통령은 왜 감싼 것일까.”
구체적으로 어떤 적폐인가.
“예컨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민주주의의 기장 중요한 절차인 선거제도를 파괴한 범죄로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구 송철호를 당선시키고 싶다’는 말에서 시작됐다. 그런데도 문 전 대통령은 수사 대상에 오르지도 않았다.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 자유 수호의 의지가 있는지’ ‘생병을 존중하는 자유주의 문명국인지’ 의문을 안긴 사건이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 서해 피살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원수의 임무를 방기하고 잠을 잤다. 그것뿐이 아니다. ‘통계조작 사건’은 문재인 정권이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여기고 역사를 우습게 보는지를 증명하는 대표적 사건이다.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은 또 어떤가? 결국은 일선 공무원만 희생시킨 사건이다. 문 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을 만났을 때 도보다리 위에서 USB를 건네줬다. 그런데 아직도 그 USB에 무슨 내용이 담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왜 이런 문제에 눈감는가. 이런 ‘방관’과 ‘외면’이 보수층과 윤석열 정부의 거리를 점점 멀어지게 한다. 총선 이후 석 달 넘게 바닥권 21~26%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지율을 보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지율이 반등할까.
“솔직히 반등의 계가는 없다. 있어도 윤 대통령과 용산의 비서들이 알아채지 못한다. 이미 정치적 감각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인적 쇄신이다. 내각에 전문가들이 들어와 노동개혁과 세제개혁, 공공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2년 정도 남아 있다. 윤 대통령이 그 안에 개혁의 성과를 낼까? 나는 믿지 못한다.”
이대로 정권 유지가 가능하겠나.
“차기 정치 지형은 국민의힘 대 민주당의 정권 경쟁 구도는 아닐 것으로 본다. 먼저 민주당의 이재명 체제는 반드시 무너진다. 이재명으로서는 감옥에 가지 않는 게 첫 번째 목적이겠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있고 나면 상황은 아주 많아 바뀔 것이다. 야당은 이재명 체제에서 탈피하려 할 것이 명백하다. 여권은 어떨까. 새로운 보수가 출몰해야 한다. 특히 2030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고 대한민국이 G5가 되어 세계를 선도한다는 ‘희망’을 전달하는 새로운 보수가 등장한다면 새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건 정권 유지 차원을 넘어선 문제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수 있겠나.
“아마도 국민이 가장 크게 실망한 것은 바로 이번 전당대회 당권 싸움에 나선 네 분(한동훈·나경원·윤상현·원희룡)일 것이다. 이들은 아직 뚜렷한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껏 김건희 여사의 메시지 내용을 터뜨리고 그 메시지를 어느 쪽이 흘렸는지 싸우고 있다. 언론은 이를 하나같이 ‘진흙탕 싸움’이라고 하다가 마침내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까지 표현한다. ‘진흙 밭을 뒹구는 개싸움’이라는 뜻이다. 명색이 집권 여당의 당대표가 되려는 분들을 ‘개’로 비웃은 셈이다. 왜 이렇게 우리 정치판은 천박해졌는가. 그런데 혹시 아나. 이 중에 또 발군의 스타가 나와 우리 대중을 편하게 해줄지. 어떻든 1인 우상화 정당이 된 민주당보다는 훨씬 낫다. 적어도 전당대회가 흥행은 할 테고 컨벤션 효과도 있을 것이다.”
총체적인 보수의 위기를 극복할 해법은 없나.
“나는 요새 정치인을 만나면 하는 말이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다. 당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고 정치의 가장 기본인 민생부터 챙기는 것. 2030 일자리를 만들려면 노동개혁을 해서 해외로 빠져나간 일자리부터 되돌려야 한다. 교육개혁은 커리큘럼의 개혁부터 시작해야 한다. 세제개혁과 공공개혁은 윤 대통령이 마음만 굳게 먹는다면 지금 가능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전 정권의 적폐청산이 시급하다. 이는 전 정권에 복수하자는 게 아니라 정의를 바로 세우자는 것이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이를 게을리한다면 다음 정권은 윤석열 정부를 도마 위에 올릴 공산이 크다.”
신동아 8월호 표지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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